close_btn

어머니의 새벽 나들이

by 마을지기 posted May 28,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8-10
출처 정동주, 《소나무》(기획출판 거름, 2000), 16쪽
책본문 어머니는 이른 새벽 시간에 길바닥 위로 기어 나와 잠자고 있을지도 모를 곤충이나 파충류들의 잠을 깨우며 걷습니다. 잠들어 있다가 행여 어머니 발길에 밟혀 다치거나 죽게 될 미물들이 없기를 소망하면서 막대기로 두드리는 것이지요. 입으로는 쉴 새 없이 염불을 외웁니다. 혹시나 발에 밟혀 다치거나 죽은 것들을 위한 염불입니다. 내 자식 내 식구 건강하게 오래 살고 청복(淸福)을 누리면서 부끄럽지 않은 이름 후세에 길이 남게 해달라고 정화수 길으러 가는 걸음에 미물 하나의 목숨인들 어찌 하찮게 여길 수 있겠습니까.
사용처 1. 20150201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인간에게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인간이 가는 길에 방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살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니, 인간 이외의 것들은 무엇이나
죽여도 좋다고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곤충이든 풀이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인간 못지않게 소중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657 2005-08-22 극락에도 술이 있는가 2651
656 2005-08-20 선비와 여자 2873
655 2005-08-19 말끔히 씻으리라 2531
654 2005-08-18 상놈 2760
653 2005-08-17 풀쐐기의 설교 2602
652 2005-08-16 서울 2751
651 2005-08-13 작은 솔씨가 푸른 소나무 되네 3165
650 2005-08-12 가장 큰 선물 2698
649 2005-08-11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 2520
» 2005-08-10 어머니의 새벽 나들이 2755
647 2005-08-09 촛불 2775
646 2005-08-08 만족할 줄을 알아라 2935
645 2005-08-06 비둘기장과 까치집 3004
644 2005-08-05 저절로 생겨났지 2689
643 2005-08-04 병을 고치려면 2619
642 2005-08-03 죽느냐 사느냐 3020
641 2005-08-02 솔직한 고백 2628
640 2005-08-01 강을 건너는 그대에게 2978
639 2005-07-30 10년 차이 2821
638 2005-07-29 한 아이를 키우려면 28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