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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과 미국인

by 마을지기 posted Sep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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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9-16
출처 니콜라스 로더(김진욱 역), 《다운시프트로 인생을 즐겨라》(이콘출판, 2004), 6-7쪽
책본문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미국인 관광객 한 명이 방파제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해안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지역 사람인 듯한 사람이 지중해의 햇살을 피해 그늘에서 뒹굴거리며 먹음직스런 물고기 두어 마리를 모닥불에 굽고 있었다.

미국인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당신이 하루에 물고기 두 마리를 잡는 대신 네 마리를 잡아서 나머지 두 마리를 시장에 파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나중에 작은 배 하나 살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작은 배를 사서 뭘 하죠?” 그리스인이 오히려 되물었다.

“그 배로 물고기들이 더 많은 바다까지 나갈 수 있겠죠! 그러면 하루에 여덟 마리는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루에 물고기 여덟 마리를 잡아서 어떡하라고요? 전 단지 두 마리만 먹으면 족한데요.”

“다른 물고기는 파세요. 그래서 차근차근 돈을 모은 다음, 여러 대의 배를 사고, 당신을 위해 물고기를 잡아줄 선원들을 모집해야죠.”

“그런 다음에는요?”

“그것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여유 시간을 생각해 보세요.”

“음, 그 여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제가 뭘 해야 되죠?”

“그건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 무엇을 하고 싶은데요?”

“나는 맛있는 물고기를 먹으면서 바다에서 놀고 싶을 뿐인데요?”
적게 벌어 적게 먹고 살자고 마음먹으면
세상에 그것보다 편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왜 그런지 모르지만 무작정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일한 탓에 스트레스가 많아지고,
많이 먹은 탓에 성인병이 많아지고,
그러면서도 인간성은 점점 잃어갑니다.
우리 삶의 시스템이 과연 좋은 것인지
점검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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