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귀족

by 마을지기 posted Oct 29,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10-29
출처 서정인, 《모구실》((주)현대문학, 2005), 209쪽
책본문 “아무나 자가용 타고, 양복 입고, 목 댕기 매고, 영어 몇 마디 지껄이면, 귀족 되냐? 그거 세습 아니냐? 만일 지금 부자들이 대물림 아니라면, 옛날 귀족도 혈통이 아니었다. 옛날에 귀족 되기가 어려웠다면, 지금 부자 되기도 힘들다. 되는 놈만 되고, 될 놈만 된다. 예외야 있다. 자수성가한다. 미국의 꿈처럼 한국의 꿈이 있다. 그것이 자주 악몽이 돼서 탈이다. 옛날이라고 똘것이 없었겄냐? 나는 옛날보다 지금이 돌연변이가 더 쉽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피지배계급이, 착취 면했다고, 지배계급 되지 않는다. 재벌들의 편법상속, 변칙 증여, 탈법 영업 같은 각종 세금 포탈을 생각하면, 번 돈 만져도 못 보고 원천에서 떼이는 사람들은 가렴주구 당했다. 꼬박꼬박 세금 가져가는 것이 바로 수탈 아니냐? 서른에 재산이 몇 천억이더라. 보통 사람들은 평생 버르적거려도 일억 만지기 어렵다. 이게 신분변동이 불가능하다는 말 아니냐?”

“앞으로 또 한 천 년 기다리면, 기적이 일어날 거요.”
옛날의 평민이나 천민이 귀족 되기보다
요즘 가난한 이가 부자 되기가 더 힘듭니다.
예전에는 계급을 세습했다면
요즘은 돈을 세습하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쥔 사람들은 자기들만
그 권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돈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들만
그 부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립니다.
권력의 세습을 막는 것이
봉건 타파의 최우선 과제였다면
자본주의 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부가 세습되는 고리를 끊는 일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97 2008-07-24 용서의 기쁨 3220
1196 2004-11-04 용서받을 수 있는 거짓말 2549
1195 2005-07-28 용서 받는 까닭 2850
1194 2007-05-03 용감한 사람들 5625
1193 2008-04-29 용감한 사람 3071
1192 2005-04-12 요리의 달콤함 2685
1191 2003-08-28 요령 좋은 인간과 현명한 인간 2030
1190 2009-09-03 외롭지만 있었다 3409
1189 2003-11-29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1902
1188 2009-06-15 외나무다리에서 3555
1187 2004-10-29 왜곡(歪曲) 1893
1186 2010-05-14 왜? 어째서? 4754
1185 2004-02-11 왜? 2288
1184 2008-10-20 왜 자신을 스스로 낮추려 하는가? 2975
1183 2006-05-15 왜 어린이가 천국에 어울리는가? 2937
1182 2005-11-09 왜 불행에 빠져 있는가? 2987
1181 2003-11-25 완전한 기계 1769
1180 2004-05-27 완벽한 남자보다는 내 남편이 편하다 2227
1179 2005-07-11 옷이 날개라지만 2829
1178 2007-04-03 옷을 벗어라 44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