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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의 마음

by 마을지기 posted Oct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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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11-05
출처 서정인, 《모구실》((주)현대문학, 2005), 312-313쪽
책본문 “환자는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지 못해 죽소. 노처녀 시집 안 간다는 말, 노인 죽고 싶다는 말, 장사치 밑지고 판다는 말, 다 거짓말이요. 환자도 마찬가지요. 옆에서 볼 때, 저러고도 살고 싶을까, 저것이 산 것일까, 비쩍 말라 가지고 걷지도 못하고, 손목에는 바늘을 하도 꽂아서 바늘 끝 하나 더 들어갈 데가 없고, 식염수 병 줄렁줄렁 달고, 정신은 오락가락하고, 비참허요. 그건 보는 사람 생각이요. 당사자는 전혀 참혹하다는 생각이 없소. 참담하다니요? 행복허요. 아직 숨쉬고 있는 것이 기적이요. 기적이 축복 아니면 무엇이 행운이요? 경이를 보고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서 있는 사람들이요. 누워 있는 사람은 마지막 남은 촌각이 금싸라기처럼 귀중허요. 죽으면 무엇이요? 흙이요. 아무리 병신스럽고, 아무리 망측한 꼴을 했어도, 한 줌 재보다는 낫지 않소? 사람이 당하면 못 할 일이 없소.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람의 걸음마 연습은 전혀 진지허요. 왜? 그는 죽어도 진작 죽었소. 설마 육상선수처럼 걷지 못한다고 불평허겄소? 느그도 아파봐라. 이 말 한마디면 옆에서 그의 한쪽 팔과 한족 다리를 질질 끄는 걸음걸이를 비웃는 사람들은 다 해결되었소.”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는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람의 걸음마 연습을
한 시간만 쳐다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러고도 살고 싶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는
전화도 TV도 사람도 없는 고립된 방에서
하루 밤낮만 누워 있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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