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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부처

by 마을지기 posted Nov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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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11-10
출처 최인호, 《하늘에서 내려온 빵》((주)샘터사, 2005), 59쪽
책본문 중국의 선종사상 가장 유명한 선사인 마조(馬祖)는 천하의 사람들을 말발굽으로 짓밟아 죽여버릴 듯한 기개로 유명한 스님이다. 그의 고향은 촉국(蜀國)의 사천성으로 그의 조상은 남이 추수한 곡식 중에 섞여 있는 겨를 키질로 골라주는 키잡이를 하고 있던 천민이었다.

훗날 성불하여 부처가 된 마조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살아 있는 부처를 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는데 그때 개올가에 서 있던 노파가 마조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또 꽤나 대단하신 스님이 오시는가 했더니 겨우 키잡이 마씨네 꼬마녀석이 아닌가.”

이에 마조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에 가지 마오.
고향에서는 도를 이룰 수 없네
개올가의 늙은 저 할머니는
아직도 내 옛 이름을 부르는구나.
벼슬을 하고 돌아오면 고향에서
인정 받고 환영 받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고향에서 인정 받기 위해
부처가 되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부처 되는 길은 아직 멀었습니다.
부처가 된다는 것은 남이 인정해 주든
인정해 주지 않든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인정 받으려 하는 부처는 허상(虛像)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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