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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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완역 및 해설

출처: 전대환 저, 《공자제곱》(이야기마을, 2019)



<18-7>

 

자로(子路)가 공자를 따르다가 일행에서 뒤쳐졌을 때, 지팡이에 대그릇을 달아맨 어떤 노인을 만나 그에게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제 스승님을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했다. “팔다리 한 번 제대로 꿈적이지 않고 오곡(五穀)도 분간 못하는 그런 자를 누가 선생이라고 하는가?” 노인은 지팡이를 땅에 꽂아놓고 김매기를 계속했다. 자로는 공손히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그러자 노인이 자로를 자기 집에 묵어가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서 먹인 뒤에 자신의 두 아들로 하여금 인사를 드리게 했다. 다음 날, 자로가 일행에 합류하여 공자께 이 일을 말씀드렸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숨어 사는 어른이구나.” 그러시면서 자로에게 다시 찾아가 뵙도록 했지만 자로가 다시 가 보니 노인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자로가 말했다. “[무작정] 벼슬을 하지 않는 것은 의롭지 못하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도 저버려서는 안 되는데 임금과 신하 사이의 의(義)를 어찌 저버릴 수 있겠는가? 혼자 깨끗하고자 하는 것은 대륜(大倫)을 어지럽히는 일이다. 군자가 벼슬자리에 나가는 것은 의로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도를 알면서도 행치 않는다면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子路從而後 遇丈人以杖荷蓧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자로종이후 우장인이장하조 자로문왈 자견부자호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식기장이운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견기이자언

明日子路行以告 子曰 隱者也 使子路反見之 至則行矣

명일자로행이고 자왈 은자야 사자로반견지 지즉행의

子路曰 不仕無義

자로왈 불사무의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欲潔其身而亂大倫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욕결기신이란대륜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道之不行 已知之矣

도지불행 이지지의

 

* 벼과의 한해살이풀. 오곡(五穀, 흔히 벼, 기장, 조, 보리, 콩을 말함)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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