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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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2008-04-20 
실린곳 노컷뉴스 

삼성의 전면광고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사실 알려...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미국인들 가운데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왔다 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스꽝스럽기도 한 이같은 궁금증은 지난 1주일동안 미국의 방송과 신문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미동맹의 복원을 알리는 19일(현지시간) 오전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뉴스전문 채널인 CNN 방송은 지난 닷새동안 해왔던대로 미국을 방문중인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중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중 '반갑게도' 캠프 데이비드를 연결하겠다는 방송멘트가 나왔다. 미국의 TV방송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북핵과 관련된 부시 대통령의 짤막한 멘트만이 1분 남짓 방송됐을 뿐 TV화면은 다시 뉴욕에 있는 교황의 모습으로 채워졌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TV화면에서조차 이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TV를 끄고 2시간 뒤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워싱턴특파원들의 간담회 장소로 가면서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심하다 싶은 미국 언론의 냉대에 '한국의 위상이 과연 이 정도인가'를 수차례 곱씹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교황 관련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렸다. 그나마 이 대통령이 전날 도널드 그레이엄 WP 회장과 회견을 해서 망정이지 워싱턴포스트에서도 MB기사를 찾아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WP는 18일자 신문에서 이 대통령의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제안 관련기사를 1면과 22면에 게재했고,앨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도 수도권(메트로) 섹션에 싣는 '배려'를 했다.

이 대통령과 함께 교황의 그늘에 가려 '물 먹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경우는 어땠을까?

CNN은 17일 백악관 정상회담 뒤 양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실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8일자 신문에서 3면에 부시와 브라운 총리가 함께 걷는 사진을 큼지막하게 실었다. 이 대통령의 사진이 수도권 섹션면에 실린 것에 비하면 브라운총리는 특별대우를 해 준 셈이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브라운 총리가 교황의 그늘에도 불구하고 매케인, 힐러리, 오바마등 대선주자 3명을 만나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면서 '굴욕'이라고 조롱했다.

혹자(或者)는 한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언론의 냉대를 굳이 시시콜콜하게 끄집어 낼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분명한 사실임을 한국 국민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송과 신문을 접하지 않은 한국 국민들로서야 연일 쏟아지는 한국 언론의 뉴스를 통해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엄청난 관심사였을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교황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 때문에 이렇게 됐겠지...'라고 이해를 하려다가도 아니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정상회담 시기를 이렇게 밖에 선택하지 못했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한 외교관계자는 미국측이 처음부터 회담 날짜를 특정했고,당시 우리로서는 교황방문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결국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의 대표적 신문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사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기사가 아닌 (이건희 회장이 특검으로부터 불구속기소된) 삼성의 전면광고였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산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 합의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타결되면서 너무 정치적이고 작위적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부시 행정부가 아닌 미국 언론의 일반적인 보도 태도를 접하면서 우리만 너무 일방적으로 한미동맹의 복원을 소리높이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케 만드는 지난 1주일이었다.

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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