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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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2008-05-07 
실린곳 이야기마을 
아래 글은 과학갤러리에서 어떤 분이 쓴 것을 제가 자구수정만 조금 한 것입니다. 세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1) 한국 정부와 미국은 미국산 소의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 소비자가 위험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3) 공급자가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안전장치를 하고 수입을 해야 한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한국 정부는 자국 국민이 아닌 미국 축산업자를 대변하고 있고, 미국은 억지만 부리고 있는 상황이니, 알아서 판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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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을 과학적으로 보자는 논란의 맹점은 단 한가지입니다. 국민전체 건강과 관련하여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식재료와 관련하여 1)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는가, 아니면 2)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지요.

저는 법학을 전공했습니다만 국민건강과 관련한 식재료의 입증 책임은 공급자에게 있습니다. 현 정부의 협상 담당자들은 지속해서 과학적 논리에서 졌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분들 역시 모두 법을 주로 공부하신 분이고... 그렇다면 그 과학적 논리는 식재료를 공급하자는 자의 안전성 입증에 굴복했다는 의미여야 합니다.

또한 보건정책상의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과학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 그 과학적 논의는 공급자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육식소에 대한 어떠한 과학적 위험성도 입증해내지 못합니다. 정부와 정부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의 논리는 개연적 추론과 가설만 있을 뿐, 위험성을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급자들 역시 육식소에 대한 그 어떠한 안전성도 입증하지 못합니다. 그저 추론할 뿐이지요. 아마도 안전할 것이다, 영국의 통계적 추론으로 보건데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도지요.

유럽이 호르몬제재 투여를 이유로 미국의 육식소를 거부하거나, 유전자조작 식품의 광범위한 식재료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는 위험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안정성이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변형 프리온이 어떠한 기제를 통해 이종간에 전파되는가에 대한 기초적인 의문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직접 주사기로 실험쥐의 뇌에 변형프리온이 포함된 소의 뇌를 주입했을 때 변형 크리이츠팰트 야콥병을 급속히 진행시킨다는 것 정도를 알 뿐입니다. 이종간의 전파에 대해 특이한 기제가 작동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추측만 있을 뿐이지요.

또한 우리는 육식소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변형 크로이츠팰트 야콥병이 10년 가량의 잠복기로 발병하고 중단될 것인지에 대한 어떠한 장담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육식소를 주요 식재료로 삼게 된 것은 최근 몇십년의 일이고 그 것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알져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복어독과 같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주식으로 섭취하는 쌀에 대해 특이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쌀도 위험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쌀은 자연생태계 그대로의 곡물이고 인간은 만년 이상 쌀을 섭취하였으며 쌀의 섭취와 소화 또한 쌀이 특이 알러지를 일으키는 작동기제를 입증하였기 때문입니다.

육식소는 자연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전혀 새로운 종입니다. 이 새로운 종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괜찮았겠지만, 이 육식소는 변형프리온을 만들었고 그에 감염되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보건정책이라면 이 새로운 육식소는 식재료로써 사용이 금지되었어야 합니다.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가 확산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자연생태를 파괴하는 미국조차도 정상적인 보건 정책으로 회귀하기 위해 동물성사료로 통한 육식소 만들기가 문제라고 시인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산업적 논리로 육식소에 대한 섭취를 당장에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육식소의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산업논리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나마 덜 위험할 것으로 미루어 추측되는 30개월 연령 이하의 위험물질 금지 부위에 대해 한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산업적 논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학적으로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산업적 타협을 하게 된 것이고, 이는 불가피하게 우리가 받아들인 것이죠.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은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산업적 타협 정도가 아니라 무제한 개방을 주장합니다. 즉 보건정책의 중요 원칙인 안전성의 과학적 입증 따위는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겁니다.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변형 프리온의 개연성이 높으며 본격적으로 육식사료가 투입되는 30개월 이후의 육식소도 소비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과학자라는 분들이 덩달아 맞장구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착각을 하면서 이용당하는 것이죠. 일부 과학자들은 위험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외칩니다. 당연히 그분들의 생각엔 논리적 오류가 없습니다. 위험성을 입증 할 수 없죠. 그러나 위험성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인 안전성을 입증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미국이 육식소 정책을 포기하고 법률로 동물성사료의 반추동물 투입 금지를 확고히 시행한다면 우리는 산업적 논리에 따라 어느정도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전면수입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권고적인 형식을 띠는 공표만으로 현재 사육되고 있는 육식소를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그 어떠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해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한국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멍청한 결정으로 인해 만약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 쇠고기 수입국들이 전면개방하게 된다면 인류는 보건과 관련한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식품의 안전성 확보 원칙은 폐기되는 것이죠.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과학적 운운하면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식품안전성의 입증은 감추고 말도 안되는 위험성의 입증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 일부 과학자들을 이용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짓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

다시한번 이야기하면 식품과 관련하여 과학적 입증이 요구되는 것은 위험성이 아니라 안전성이며,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산업적 논리에 의한 최소한 타협은 가능하지만 안전성을 위험성의 개념으로 치환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그 안전 입증의 책임은 명백히 공급자인 미국과 미국의 축산업자에게 있습니다.
'전대환의 토막 생각'을 시작하며
119 혼자 있을 때
118 바람님
117 지식과 사고력
116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에 대하여
115 아, 바보!
114 여자의 말, 남자의 말
113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112 지금 번민에 싸여 있다면
111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
110 하나님을 난처하게 만드는 기도
109 [듣고픈 뉴스 3]
108 [듣고픈 뉴스 2]
107 [듣고픈 뉴스 1]
106 부지런하면
105 조중동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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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미네르바 구속법은 위헌
102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101 예수가 태어난 곳은 호텔 스위트룸이 아니었다!
100 열둘이라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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