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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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2014-04-25 
실린곳 이야기마을 
하나님!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도 듣지 않으시고,
‘폭력이다!’ 하고 외쳐도 구해 주지 않으시니,
주님,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하박국서 1:2)라며
주님께 항의했던 하박국 예언자를 기억합니다.

하나님!
생때같은 목숨들이 바닷물에 빠져
애원하고 부르짖은 지 벌써 열흘입니다.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음성에 왜 귀를 막으십니까?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고
우리는 지금껏 믿어왔고, 말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사람이 생명을 잃는 것을 숫자로만 여기고
하나, 둘, 세어 왔음을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하나님!
진도 앞바다에서
아브라함처럼 민족의 아버지가 되어야 할 생명이 빠져 죽었습니다.
바울처럼 그리스도의 영광을 만천하에 드러내야 할 생명이 빠져 죽었습니다.
세종대왕처럼 이 나라의 문화를 빛내야 할 생명이 빠져 죽었습니다.
예수님처럼 온 세상을 살려야 할 생명이 빠져 죽었습니다.
아니, 우리가 그들을 죽였습니다.

하나님!
세상에 거짓이 난무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던 것을 참회합니다.
우리 주변에 불의가 판을 쳐도 남의 일로 여겼던 것을 참회합니다.
곳곳에서 사고가 터져도 내 식구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했던 것을 참회합니다.
우리를 용서해 주시기를 엎드려 빕니다.

하나님!
지금 이 나라는 온통 깜깜하기만 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지만
가냘프게 남아 있던 빛마저 바닷물에 휩쓸러 모두 꺼져버렸습니다.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을 내려 주옵소서.
이 어둠 속에서 희망을 보게 해주옵소서.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4.4.25 세월호 희생자 추모 기도회)
'전대환의 토막 생각'을 시작하며
139 욕망 실현
138 아이도 어른도 다 자란다!
137 내가 사는 곳
136 소원 성취
135 성공한 자식을 둔 어머니의 고독
134 돈과 시간
133 머리와 가슴 사이
132 예수쟁이
131 프란치스꼬나 테레사를…
130 동해와 일본해 병기?
129 감사 편지
128 소화력
127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126 세 부류의 종교인
125 짝사랑
124 확률이 높은 기도와 낮은 기도
123 생명의 상징, 죽음의 상징
122 사랑의 조건
121 받아들임에 대하여
120 혼자 가지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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