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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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7-06-18 15: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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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도행전 9:3-4 
설교일 2017-06-1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사울이 길을 가다가, 다마스쿠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환한 빛이 그를 둘러 비추었다. 그는 땅에 엎어졌다. 그리고 그는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하는 음성을 들었다.

 

― 사도행전 9:3-4 ―


■ 들어가는 이야기

 

꽤 더워졌지요.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선선해서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수요일(21일)이 하지입니다. 하지가 지나고 장마가 오면 여름이 제대로 맹위를 떨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서히 사람들이 짜증을 많이 내는 것 같습니다. 피차 조심해야 될 때입니다. 누가 여러분에게 화를 내거나 불친절하더라도, ‘이건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날씨 탓일 거야!’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지혜로운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힘들 때일수록 그리스도의 향기를 더 풍겨내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남을 잘되게 하는 일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기본사항을 정리해놓은 것이 교육기본법인데요, 이 법 제 2조는 교육이념을 규정한 항목입니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을 왜 하는가, 한 마디로 요약하면 ‘홍익인간’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핵심 낱말은 ‘널리’입니다. 얘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니고, 쟤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자들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남자들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니고 여자들만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널리’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마음가짐으로 살도록 가르치는 것, 그것이 교육입니다. 성경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는 일’이지요. 이 ‘홍익인간’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 책이 《삼국유사(三國遺事)》입니다. 그 책에 나오는 단군신화의 정신이 홍익인간입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 그것이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우리나라의 국가이념인 셈입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정신입니다. 쉽게 말하면 ‘함께 잘 살자!’이지요. 그런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쳐들어와서 선조 임금이 의주까지 갔지요.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전쟁이 터지니까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피란부터 간 겁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해서 중국 명나라에 SOS를 쳤습니다. 그때 명나라에서 온 사신이 심유경(沈惟敬)입니다. 처음에는 70만 군사를 보내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실제로 조선에 온 명나라 군사는 겨우 1만2천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사신인 심유경의 태도가 매우 오만했습니다. 그래서 심유경과 조선 관리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이쪽에서는 “일개 사신이 돼먹지 않았다!” 했고, 저쪽에서는 “배은망덕하다!”라며 맞섰습니다.

 

■ 누가 나설 것인가?

 

당시 조선의 좌의정이 윤두수(尹斗壽)였습니다. 이 사람이 도승지에게 부탁해서 좌의정 이름으로 서신을 하나 써달라고 했습니다. 심유경을 달래야 했기 때문입니다. 도승지가 말했습니다. “대감, 일개 사신에게 정승대감의 이름으로 글을 보내는 것은 체통이 서지 않는 일입니다.” “나는 숱한 사람들이 죽어 가는 이때, 살아 있는 것만도 부끄럽소. 체통이 문제겠소?” “대감,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수모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수모를 받았다, 심유경은 자기가 수모를 받았다,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소. 우리가 받은 수모는 없던 것으로 치면 그만이고, 지금 할 일은 심유경이 받은 수모를 처리하는 일이오.” “상감의 말씀대로 심유경은 허풍선이올시다.” 이때 윤두수가 한 말이 인상적입니다. “아마 그렇겠지요. 허나, 남을 잘되게 하는 일은 성인도 어렵지마는 남을 망하게 하는 일은 허풍선이도 할 수 있는 법이오.” ― 김성한, ≪7년전쟁 4 - 비밀과 거짓말≫(산천재, 2012), 전자책 414/1230쪽에서 각색. 남을 망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양산에서 끔찍한 일이 있었지요. 어떤 못된 사람이 자기 기분 나쁘다고, 고층아파트에서 밧줄 타고 일하던 사람의 밧줄을 끊어버렸습니다. 한 가정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남을 망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남을 살리는 일, 남을 잘되게 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신 것은, 남을 잘되게 하는 일에 앞장서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참 말을 잘 안 듣습니다. 옛날, 구약시대에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부르셨습니다. “네가 나서서 사람을 잘되게 하는 일 좀 해야 되겠다!” 예레미야가 펄쩍 뛰었습니다. “저는 못해요. 너무 어려요. 능력도 없어요.” 그러나 하나님은 “그따위 소리 하지 마라!” 하시면서 예레미야의 코를 꿰어서 예언자로 삼으셨습니다.

 

■ 다마스쿠스에서 일어난 일

 

지금도 하나님은 여러분을 부르십니다. “얘, 아무개야! 네가 나서서 사람 잘 되게 하는 일 좀 해야 되겠다.” “싫어요. 저는 그냥 이대로 살래요!” 하고 싶겠지만, 그래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는지 압니까? “그냥 할래, 맞고 할래!” 예레미야가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예언자가 되었지요. 도망쳐도 안 됩니다. 신약시대에 바울도 그랬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저놈, 좀 쓸 만한데, 자꾸 딴 짓만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을 잡아가두고 핍박하는 데 앞장서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바울의 눈을 멀게 만들어서 코를 꿰었습니다. 바울의 이름은 원래 사울이었습니다. 사울이 예수쟁이 잡으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레이저 광선이 사울을 쏘았습니다. 땅에 엎어졌지요.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그래도 정신을 완전히 잃지는 않아서, 사울이 여쭈었습니다. “주님, 누구십니까?” 다시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이제부터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된다, 네가 할 일은 사람을 잘 되게 만드는 일이다, 했습니다. 사울은 일시적으로 장님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동행하던 사람들이 그의 손을 잡고 다마스쿠스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서 아나니아라는 제자를 만나서 안수기도를 받았습니다. 그제야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갔고 시력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례를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바울은 위대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바울로 말하자면, 가문이나 학식이나 열성이나 인품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남을 잘 되게 하는 일’에 투입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만 바울이 말을 안 들으니까, 하나님께서 직접 한 대 줘 패서 예수님의 제자로 삼으신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여러분이 이 자리에 나와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편안하게 예수쟁이 명찰만 달고 설렁설렁 살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됩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의 유일한 길은 ‘순종’입니다. 그게 운명이에요. ‘사람을 잘 되게 만드는 일’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현장에 투입하려고 하실 때, “예, 주님!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십시오!” 하고 응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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