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본문 | 이사야서 6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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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7-07-23 |
설교장소 | 구미 한울교회 |
설교자 | 전대환 |
설교구분 | 주일 |
■ 성서 본문
거기에는 몇 날 살지 못하고 죽는 아이가 없을 것이며,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을 것이다.
백 살에 죽는 사람을 젊은이라고 할 것이며,
백 살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을 저주받은 자로 여길 것이다.
― 이사야서 65:20 ―
■ 들어가는 이야기
날이 대단히 뜨겁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말할 수 없이 힘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고난의 세월도 하염없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머지않아 더위도 진정이 되겠지요. 탈 없이, 건강하게 이 힘든 시기를 잘 견디어내시기를,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여러분의 삶의 열매가 더욱 알차게 여물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늙지 않는 길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이것은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가진 꿈일 것입니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 선생의 문집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 어떤 사람이 길을 가는데, 길 옆 밭에서 세 사람이 김을 매고 있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까 노인들이었습니다. 모두 백 살은 넘어 보였습니다. 요즘은 이른바 ‘백세시대’라고 해서 90 넘은 노인들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만, 옛날에는 나이 40만 되면 늙은이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 백 살 노인이라면 그저 살아 있다는 것만도 기적인데, 밭에서 김을 매고 있으니 얼마나 신기합니까? 그래서 나그네가 다가가서 절을 하고 물었습니다. “아니, 어르신들은 무슨 비결이 있으시기에 그 연세에 아직까지 이렇게 강녕하십니까?” 그랬더니 첫 번째 노인이 말했습니다. “우리 집 안방에 못생긴 마누라가 있기 때문이지.” 둘 번째 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저녁밥을 몇 수저씩 덜 먹는다네.” 그리고 셋째 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잠자리에 들어서는 머리를 덮지 않는다네.” ― 『현관잡기』, 허균(김원우 편), ≪숨어사는 즐거움≫(솔출판사, 2010), 317쪽. 쾌락을 멀리하는 것, 밥을 적게 먹는 것, 머리를 차게 유지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인데,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삶의 모습이 다르니까 이런 것들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습니다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은 각기 나름대로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 죽음에 대하여
이건 우리 동양 사람들의 이야기고요, 서양 사람인 버트란드 러셀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늙지 않는가에 대한 나의 최선의 충고는 조상을 신중하게 고르라는 것이다. 나의 부모들은 비록 젊어서 돌아가셨지만 이 점에 관해서 나는 다른 선조들만큼 잘 해 왔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사실 67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지만, 다른 조부 세 분은 모두 여든 이상까지 장수하셨다. 좀 더 먼 조상 중에서 상당히 장수하시지 못한 분은 한 분밖에 없는데, 그분은 지금은 매우 희귀한 질병, 소위 참수형으로 돌아가셨다.” ― 버트란드 러셀, 《기억의 초상화들》 중. 버트란드 러셀(김동림 역/에그너 편), ≪철학적 농담≫(책세상, 1994), 46쪽. 사람이 오래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유전자에 달려 있다는 말이지요. ‘인명은 재천’이라고 말합니다.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기본적인 것은 지키고 살아야 하겠습니다만,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살면 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죽음이란 썩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아프리카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고 합니다. 노인은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그 노하우가 부족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갓난아이는 세상을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자기의 죽음조차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유럽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고 합니다. 그 아기가 살았더라면 앞으로 훌륭한 일을 얼마나 많이 해낼지 누가 알겠느냐, 그거지요. 그래서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노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할 일도 별로 없고, 살 만큼 살다가 죽었으니 아쉬울 게 많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임호경 역),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주식회사 열린책들, 2011), 547쪽.
■ 다시 열리는 세상
오래 살다가 죽든지, 남보다 일찍 죽든지,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죽은 다음에 세상 사람들이 슬퍼하든지, 무덤덤하든지, 그것도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내가 죽고 없는데, 남은 사람들이 어쩌든지,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사느냐, 그겁니다. 우리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했고, 성경에서도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고 했습니다(전도서 9:4). 그게 인간의 세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세상은 다릅니다. 이사야서 65:17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아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 이전 것들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떠오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있는 하늘과 땅을 완전히 뒤엎어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상식이 모조리 깨지고 새로운 개념의 삶이 시작됩니다. 이사야서 65:20입니다. “거기에는 몇 날 살지 못하고 죽는 아이가 없을 것이며,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을 것이다. 백 살에 죽는 사람을 젊은이라고 할 것이며, 백 살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을 저주받은 자로 여길 것이다.” 백 살에 죽은 사람을 보고 ‘젊은이’라고 부른답니다. 수명만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울 일도 없고 울부짖을 일도 없는 복된 세상이 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 맺는 이야기
그러면 그런 세상이 언제 옵니까? 아쉽게도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기약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할까요? 아닙니다. 하나님 안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와 있습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누가복음서 17:21). 우리는 누리기만 하면 됩니다. 몇 년을 사느냐, 그 기간은 복된 삶과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천 년이 하루 같기도 하고 하루가 천 년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천 년처럼 복되게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체험하며, 복되게 기쁨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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