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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모습 보여주오!

by 마을지기 posted Apr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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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5:12-13
설교일 2018-04-2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복음서 15:12-13

 

들어가는 이야기

 

계절의 봄이 절정입니다. 한반도에도 봄의 훈풍이 붑니다. 이 좋은 계절에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몸에도, 마음에도, 영혼에도, 그리고 가정에도 봄의 기운이 무르익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민족끼리 특별한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입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

 

논어 첫 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친구가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오늘도 그렇겠습니다만, 주말이 되면 도로가 굉장히 복잡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니까 그렇지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다닙니까? 주중에는 일을 위해서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만남을 위해서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족을 만나고, 친척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러 많은 사람들이 왕래합니다. 만남이란 이렇게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공자님은 멀리서찾아오는 친구를 주목했습니다. 엊그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북녘 땅을 통과해서 백두산에 가고 싶다!” 했더니 김정은 위원장이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통사정이 열악한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철도는 북쪽이 남쪽보다 많이 깔려 있지만, 철로가 노후해서 열차가 여기서처럼 씽씽 달리지 못합니다. 빨리 간다고 해도 시속 5~60km정도라고 합니다. 도로사정은 더 안 좋습니다. 우리의 1970년대 수준 정도 될 겁니다. 그러니 북쪽 사람들이 어디를 갈 때는 같은 거리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멀게 느껴질 것입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거리가 140km 남짓인데, KTX를 이용하면 한 시간 거리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랬지요. “평양 랭면을 멀리서 가지고 왔습니다. ,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남쪽 교통을 생각하면 먼 거리가 아니지만 북쪽 사정으로 볼 때 실제로 굉장히 먼 거리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사실은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훨씬 멀었습니다. 그 먼 거리를 단숨에 달려왔으니 얼마나 반갑습니까? 그래서 세계 언론들이 대서특필을 한 것이지요.

 

자기 것을 내려놓는 친구

 

옛날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려면 대부분 걸어 다녔으니까, 적게는 보름, 길게는 몇 달씩 걸렸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 기간 동안은 생업을 포기해야 되지요. 그래서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가 귀한 친구인 겁니다. 가까이 사는 친구는 별 볼 일 없다는 말이 아니에요. 자기가 가진 것 또는 자기가 얻을 것을 포기하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 그것을 귀한 일이라고 공자는 본 겁니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은 정말 큰 결단을 했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말하라면 저는 두 가지를 꼽겠습니다. 하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이고 또 한 가지는 남북 자유왕래입니다. 북한에서 핵은 자기들의 목숨 줄이에요. 미국이 북한으로 가는 모든 길을 꼭꼭 막아놓은 상황에서 그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핵무기입니다. 당신들이 정 그렇게 나오면 미국 본토에다가 핵미사일을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러면서 버틴 겁니다. 그걸 포기하겠다는 거예요. 어마어마한 결단입니다. 또 한 가지가 자유왕래인데, 저는 평양에도 가봤고, 개성공단에도 가봤고, 개성 시내에도 가봤습니다. 그때마다 느낀 것이 뭐냐 하면, 그 사람들이 참 친절했다는 거예요. 그런데도 아쉬웠던 점은, 평양에서도 그랬고 개성에서도 그랬습니다만,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안내원의 눈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선생님, 어디 가십니까?” 하면서 금방 제지를 합니다. 개성까지, 평양까지는 갔지만, 제가 가보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자유왕래뿐만 아니라 고향방문의 길까지 트이게 됐습니다. 이것도 엄청난 변화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북한은 아직까지 철저한 통제사회입니다. 그 빗장 또한 풀겠다는 것이 이번 만남에서 보인 북한 수뇌의 의지입니다. 이 두 가지를 이행하겠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뜻입니다.

 

생사를 같이 하는 친구

 

중국 고사에 문경지교’(刎頸之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조()나라 혜문왕(惠文王) 때 인상여(藺相如)라는 장군과 염파(廉頗)라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임금이 인상여에게 상경(上卿)이라는 벼슬을 주었습니다. 염파보다 윗자리였습니다. 염파가 화를 냈습니다. “나는 조나라 장수로서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인상여는 겨우 입과 혀를 놀렸을 뿐인데 지위가 나보다 높다. 나는 부끄러워 도저히 그의 밑에 있을 수 없다.” 그러고는 결코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그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조회가 있을 때마다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염파와 다투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외출할 때도 멀리 염파가 보이면 수레를 끌고 숨어 버렸습니다. 인상여의 수하 사람들이 불만을 표했습니다. “저희가 장군을 모시는 것은 장군의 높은 뜻을 사모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염파가 악언(惡言)을 퍼뜨리고 다니는데도 장군께서는 지나칠 정도로 그를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만 하직하고 물러날까 합니다.” 인상여가 완강히 만류했습니다. “그대들은 염 장군과 진나라 왕 가운데 누가 더 무섭소?” “진나라 왕입니다.” “나는 진나라 왕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그를 질타하고 그의 신하들을 모욕했소. 내가 아무리 어리석을지라도 염 장군을 두려워할 리 있겠소? 곰곰이 생각해보건대 강한 진나라가 감히 우리 조나라를 치지 못하는 것은 오직 우리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오. 만일 지금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면 결국 둘 다 무사치 못할 것이오. 내가 염 장군을 피하는 것은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하고, 사적인 원한은 뒤로 돌렸기 때문이오.” 염파가 이 말을 전해 듣고는 어깨를 드러내고 가시나무 채찍을 등에 진 모습으로 인상여의 집 문 앞에 와서 사죄했습니다. “비천한 저는 장군이 이토록 관후한 인물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화해하고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었습니다. 사마천(신동준 역), 사기열전1(史記列傳1)(도서출판 학오재, 2015), 전자책 1292/2313. 문경지교(刎頸之交)란 목이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생사를 같이 하겠다는 친구관계입니다. 요한복음서 15:12-13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그런 관계지요.

 

맺는 이야기

 

남과 북이 서로 으르렁대고 있으면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아하겠습니까? 일본이지요.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관계에 있어서 남과 북의 위험부담이 큰 것은 사실지만, 다행스럽게도 남과 북이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결의를 했습니다. 겨레로서, 형제로서, 친구로서 마땅한 일입니다. 아가 2:4입니다. “그대의 모습, 그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 주오. 그대의 목소리, 그 고운 목소리를 들려 주오.” 남과 북이 기쁘게 서로 제모습을 보여주는 평화의 역사가 영원토록 이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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