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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크는 아이들

by 마을지기 posted May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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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4:50-53
설교일 2018-05-06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가정

성서 본문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들을 [밖으로] 베다니까지 데리고 가서, 손을 들어 그들을 축복하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축복하시는 가운데, 그들에게서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예수께 경배하고, 크게 기뻐하면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날마다 성전에서 지냈다.

 

 

누가복음서 24:50-53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어린이주일입니다. 오늘도 5월의 푸름처럼 싱그러운 마음을 품고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시간을 통하여 여러분 모두가 몸과 마음과 영혼의 평안함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눈이 작은 아이

 

송근영(1925-2016)이란 시인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에 92세의 연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분이 돌아가시던 해 11할머니, 나 집에 안 가면 안 돼?라는 동시집을 내놓았습니다. 거기 보면 우리 손자 말 한 마디가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도 지났다 /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 “할머니! 나 집에 안 가면 안 돼?” / 손자 말 한마디가 / 가족 사랑을 가슴마다 / 새삼 찡하게 안겨 주었다 / “아이고, 내 새끼, 내 손자 / 이런 예쁜 말이 어디서 나올까?”/ “이 녀석 눈 똑바로 박힌 것 좀 봐요 / 큰 일 할 게다” /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은 끝이 없다 /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 손을 흔든다. 이분은 1945년부터 1990년까지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65세에 정년퇴임을 하고 그때부터 시인으로 활동했는데요, 은퇴하던 해에 까치나무라는 첫 시집을 냈습니다. 거기에 다르게 크는 어린이라는 시가 실려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코가 큰 어린이는 / 코가 커서 귀엽고 / 눈이 작은 어린이는 / 눈이 작아서 귀엽다. / 이 빠진 어린이는 / 이가 빠져서 예쁘고 / 왼쪽 오른쪽 신을 / 바꿔 신는 어린이는 / 신기해서 예쁘다. / 서로 / 다르게 / 커나가는 어린이 / 누가 누가 잘하나? / 기죽이지 말고 / 모두 모두 잘 하자. / 용기를 주어 / 밝게 곧게 / 무럭무럭 / 자라게 하자. 여러분은 아이를 어떻게 기르고 싶으십니까? 아직도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까? 제가 볼 때 미래 세상에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식 문제는 인공지능이 거의 해결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년쯤 전만 하더라도 주산ㆍ암산 학원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요. 왜 그렇습니까? 컴퓨터가 있기 때문이지요. 아직까지는 주산이 하던 일을 컴퓨터가 해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훨씬 더 큰 구실을 할 것입니다. 예전에는 전화번호 많이 기억하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했지요. 그런데 지금 전화번호 외울 필요가 있습니까?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의 거짓말

 

그러면 미래 세상에서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답은 감성’(感性)입니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 씀씀이가 예쁘고 산뜻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방금 소개한 시에서도 말했듯이, 생긴 것 가지고, 공부 가지고 아이들 기 죽이지 말자는 것입니다. 죄 짓는 것 아니라면 다 예쁘게 봐주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아이들이 제 나름대로 잘 자라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어요. 그런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참 많습니다. 작년에 페이스북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글쓴이는 아마 제 나이 또래쯤 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반장을 맡았습니다. 이 아이는 언제나 밝고 건강해서 선생님은 아이를 좋아했고 학급의 많은 일들을 믿고 맡겼습니다. 1학기 중간쯤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며칠간 모금했습니다. 당연히 반장이 돈을 거두었고, 날마다 그날 모은 돈은 봉투에 넣어서 교실에 있는 선생님의 책상 서랍 안에 넣어두고 집에 갔습니다. 성금을 거두는 마지막 날 아침, 선생님의 책상 서랍을 열어 본 아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돈을 넣어 둔 노란 봉투가 사라지고 없었던 것입니다. 당황한 아이는 조례시간에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확실하게 서랍에 돈을 넣어 두었느냐고 확인하고는 모두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돈을 가져간 사람이 지금 말하면 모든 걸 용서하겠지만, 나타나지 않으면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거의 일 주일가량 아이들은 수업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의자를 들고 벌을 섰고, 무릎을 꿇고 책상 위에 올라가 눈을 감고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자 견디다 못해 우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일주일이 다 갈 무렵, 반장이 손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돈을 가져갔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어머니를 모시고 오라고 했습니다. 학교로 오신 어머니는, 내 아이가 결코 그럴 리 없다고 하소연했지만 선생님은 아이가 고백을 했다며 냉정하게 손을 뿌리쳤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그 돈을 물어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아이에게 그 일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는 것들

 

아이는 그날로 반장을 그만두었고 4학년 내내 외톨이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아이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믿고 말이지요. 아이는 동무들이 고통 받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이런 상황을 끝내고 싶었던 것이 아이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거짓말 때문에 아이는 돈을 훔친 사람이 되었고, 선생님의 믿음을 저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는 마음속에 상처를 안고 살았습니다. 4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넓은 운동장에서 혼자 울며 걸어가다 깨는 꿈을 가끔 꾼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일을 잘못 처리했습니다. 요즘 같으면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옛날에는 이런 일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를 살려줘야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앞의 시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됩니다. 어른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고 줄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의 감성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하늘의 무지개를 보고 가슴이 울렁이는 아이들이 적습니다.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감동을 받는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구석에서 열심히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들꽃을 보고 감흥을 느끼는 아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 대신 컴퓨터게임 속의 가상 세계가 아이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하지요. 무작정 막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른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이 아이가, 우리 아이가 어떤 때 가슴 뭉클함을 느끼는가, 언제 가슴이 울렁거리는가, 그것을 찾아야 합니다.

 

맺는 이야기

 

어린이주일이라, 본문과 좀 동떨어진 이야기를 했는데요, 예수님께서 세상에서의 일을 다 마치시고 기쁘게 세상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그것을 본 사람들도 가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예수님처럼 역동적으로, 제자들처럼 감격 속에서 산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예수님도 남들과는 다르게 사셨고, 제자들도 남다른 감흥으로, 곧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살았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모두 서로 다른 가운데서 복되게 자라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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