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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멀고 짐은 무겁지만

by 마을지기 posted Jun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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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갈라디아서 6:2
설교일 2018-06-0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6:2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도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여기서 기쁜 소식을 듣고, 평안함을 누리고, 큰 희망을 가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날이 상당히 더워졌습니다. 5월과 6월이 이렇게 다릅니다. 이번 주간에 현충일이 있지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현충일이 66일일까요? 101921, 고려 현종 때, 강감찬 장군이 귀주(지금의 평안북도)에서 10만 거란군을 크게 물리쳤습니다(귀주대첩). 전쟁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우리도 사상자가 많았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해 망종(芒種, 66일경, 모심기를 하는 때) 날 전몰병사들을 추모하는 제사가 있었습니다. 그걸 따라서 1956년에 현충일을 제정했습니다.

 

두 종류의 사람

 

전쟁이란 나라 전체를 짓누르는 엄청난 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반도의 전운을 걷어내는 북미 정상회담이 이달 12일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이 됐습니다. 빈손으로 걸어가는 것도 힘든데, 짐을 잔뜩 지고 가야 한다면 얼마나 더 에너지 소모가 많겠습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생각지도 않는 전쟁 걱정을 우리는 늘 하고 살았습니다. 남들에게 없는, 안 져도 되는 짐을 지고 살았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 평화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사람이든 나라든 언제까지나 짐을 지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짐을 져야 하는 것은 비극입니다. 사실 꼭 필요한 짐만 해도 많이 힘겹습니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曾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비란 모름지기 마음이 넓고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책무는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으로써 맡은 일을 수행해야 하니 이 얼마나 무거운가. 죽어야만 짐을 내려놓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먼 길인가?” 전대환, 공자제곱(이야기마을, 2017), 전자책 437/858. 대충대충 살 것 같으면 모르지만, 법도대로 바르게 살려고 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무거운 짐입니다. 실제로 증자는, 자신의 병이 깊었을 때 문하의 제자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불을 젖혀 나의 발을 보아라. 이불을 젖혀 나의 손을 보아라.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깊은 연못가에 서 있는 듯, 살얼음판을 걷는 듯, 두려움에 전전긍긍하도다!’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지금 이후로 내가 이 짐을 내려놓게 되었구나, 제자들아!” 전대환, 공자제곱(이야기마을, 2017), 전자책 4325/858. 인생의 짐이 이렇게 무겁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짐을 들어주는 사람과, 비스듬하게 남에게 기대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가는 사람의 짐을 들어 주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남의 등에 여러분의 짐을 지우고 걱정과 근심을 끼치며 기대는 사람입니까? 엘런 휠러 윌콕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신현림 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웅진씽크빅, 2011), 80.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강태공(姜太公)이란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요즘도 낚시꾼들을 두고 이렇게 지칭하기도 하지요. 이 사람은 옛날 중국 제나라를 세운 사람입니다. 젊어서는 무척 가난했습니다. 부인인 마()씨가 삯일을 하고 품을 팔아서 겨우 살림을 꾸려갔습니다. 부인이 바가지를 많이 긁었지요. 나가서 돈 좀 벌어오라고, 식구들 다 굶어 죽겠다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비가 와서 마당에 펴두었던 멍석이 떠내려가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위인이었으니까요. 그저 집에서 책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씩 낚시를 즐겼지요. 그러니 같이 살 수가 있습니까? 남편을 버리고 도망을 갔지요. 그런데 이 강태공이 70이 넘어서 제나라의 제후가 되어 금의환향하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행차가 고향 근처에 이르렀을 무렵, 한 여자가 길에 엎드려 슬피 울며 행차를 막았습니다. “무슨 일이냐?” 강태공이 허연 수염을 쓰다듬으며 수하들에게 물었습니다. “웬 노파가 주군을 뵙기를 청하며 길을 막고 있습니다.” 강태공이 여인을 데려오라고 하여 살피니 옛날에 자기를 버리고 달아났던 부인 마씨였습니다. “나의 행차를 막는 이유가 무엇이오?” “나으리께서는 첩을 모르시나이까?” 마씨가 울면서 말했습니다. “그대는 나를 버리고 간 여인이 아니오?” “첩은 다시 부군을 모시고자 하오니 옛정을 생각해서 첩의 뜻을 헤아려 주소서.” 강태공은 측은한 듯이 마씨를 내려다보다가 수하를 시켜 물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가져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씨에게 물동이의 물을 땅바닥에 쏟으라고 했습니다. 마씨는 의아한 얼굴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이제 쏟아진 물을 다시 주워 담아 보시오. 그 물을 담을 수 있다면 내가 그대를 다시 부인으로 삼겠소.” 마씨는 망연히 여상을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습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말이지요. 이수광, 열국지 1(삼성당, 2008), 전자책 238/600.

 

오직 그분 뿐

 

남편은 출세를 했는지 모르지만, 가정은 깨졌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서로 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강태공은, 집안을 살리겠다고 발버둥치는 아내의 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한편 마씨는, 큰 뜻을 품고 준비하는 남편의 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남편이 짐을 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사람은 대개 자기 짐만 무겁다고 생각하지요. 코제트라는 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부모가 없어서 남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겨울 깜깜한 밤에 코제트는 외딴 곳으로 가서 물을 길어오고 있었습니다. 물을 들어 올릴 때 젖은 두 손이 시렸습니다. 그리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도망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숲을 지나고, 들을 건너, 인가가 있는 데까지, 창문이 있는 데까지, 촛불이 켜져 있는 데까지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인 여자가 너무 무서워 도저히 물통을 버리고 달아날 수는 없었습니다. 두 손으로 물통 손잡이를 잡고 겨우 물통을 들어 올렸습니다. 열 걸음쯤 걸었지만 통이 무거웠기 때문에 다시 땅바닥에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손잡이를 들어 올리고 걸었습니다. 쉬다가 걷다가를 반복했습니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고개를 늘어뜨리고, 늙은이 같은 모습으로 걸었습니다. 가냘픈 두 팔은 뻣뻣하게 얼어붙었습니다. 때때로 걸음을 멈출 때마다 찬물이 통에서 넘쳐흘러 맨발에 쏟아졌습니다. 숲 속에서, 그것도 밤중에, 그것도 겨울에, 그것도 사람 눈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말이지요. 그때 이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장발장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작가는 이렇게 씁니다. ! 무덤 속의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그런 일이 이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빅토르 위고(베스트트랜스 역), 레 미제라블 한영합본(10)(더클래식, 2012), 전자책 1057/9701. 남의 짐을 들어준다는 것, 그것은 무덤 속의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일입니다. 작가는 그것을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말합니다.

 

맺는 이야기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서로 짐을 들어줍시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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