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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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16:23-24 
설교일 2019-03-0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 때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

 

마태복음서 16:23-24

 

들어가는 이야기

 

마태복음서 12:34에 보면 예수님께서 판사ㆍ검사(율법학자)들을 보고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개새끼입니다. ‘개 같은 자식도 아니고 그냥 개자식입니다. 예수님도 참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말씀에 보니까 예수님은 베드로를 보고 사탄이라고 하셨습니다. ‘마귀새끼라는 뜻이지요. 베드로! 자타가 다 인정하는 예수님의 수제자 아닙니까? 천하의 베드로도 이런 소리를 들었는데, 우리라고 좋은 말씀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어쨌든 이렇게 욕먹을지도 모르는데, 오늘도 예수님을 만나러 나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믿음 가운데서 여러분의 삶이 행복으로 넘치기를 축복합니다.

 

욕먹은 베드로

 

예수님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집회를 한번 하면 4~5천 명은 거뜬히 모입니다. 예수님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 모릅니다. ‘지금쯤 내가 십자가에 달려서 죽는다면 온 국민이 다 알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내가 왜 죽었는지, 내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는지 알려지게 되겠지. 이만하면 됐다.’ 그래서 제자들을 모아놓고 속뜻을 말했습니다. ‘얘들아, 이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자. 때가 온 것 같다. 내 한 몸을 바쳐서 세상 사람들이 구원받을 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겠니?’

 

베드로가 펄쩍 뛰었습니다. 주님, 안 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마태복음서 16:22). 그때 베드로를 보고 하신 말씀이 이겁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복음서 16:23). 점잖게 번역되어 있지요. 소설체로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 이 마귀새끼야. 저놈은 도무지 도움이 안 돼. 그래, 이놈아! 하나님 나라는 아직 그림자도 안 보이고, 민중들은 배고픔과 병으로 죽어 가고 있는데, 너랑 나랑 이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되겠어? 죽는 것 무서운 놈은 집에 가라. 나 따라다닐 필요 없어!” 좀 심했나요? 그래도 이게 그 소리입니다. 베드로가 집에 갔을까요? 당연히 안 갔습니다. 더 열심히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사람의 일만 생각하던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아내 잃은 의사

 

최근에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어느 대학병원에 심 박사라는 심장외과 의사가 있었습니다. 집도도 많이 했고 환자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꽤나 명성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남들의 심장을 들여다보느라고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집안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내의 가슴속에 멍이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내는 점점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심 박사는 여전히 아내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마침내 여행을 떠났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가 겨우 틈을 낸 것입니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어느 외딴섬의 휴양지였습니다. 심 박사는 포도주를 마시며 석양을 바라 봤습니다. 그때도 머릿속에는 돌아가서 할 일들에 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해가 바다로 가라앉기 직전에 박사는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헐떡이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아내가 눈을 크게 뜬 채 가슴을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맥박이 분당 500회를 뛰었습니다. 박사가 할 수 있는 건, 울면서 아내의 손을 붙잡고, 괜찮을 거라고, 조금만 참으라고 말해 주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미쳐 날뛰던 아내의 심장이 갑자기 멎었습니다. 전기 충격기도 없었고 코드 블루’(Code Blue,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가 생겼을 때 긴급히 의료진을 소집하는 것)를 외쳐 봐야 뛰어올 사람도 없었습니다. 박사는 아마추어처럼 가망 없는 가슴에다가 미친 듯이 펌프질을 했습니다. 한 시간이나 지나서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아내의 몸은 이미 차갑고 딱딱했습니다. 그렇게 아내는 그를 영원히 떠났습니다. 그 뒤로 박사는 메스를 놓았습니다. 사표를 냈습니다.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러면서도 왜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는지, 그것만 생각하면서 후회했습니다. 다시는 누군가의 살을 갈라내고 그 안에서 뛰는 심장을 들여다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람의 지혜, 하나님의 지혜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이제 혼자였습니다. 아내를 생각하면 고소한 빵 냄새가 떠올랐습니다. 아내는 늘 남편을 위해서 직접 빵을 구웠습니다. 맛이 참 좋았습니다. 바쁜 아침에도 식탁에는 언제나 고소하고 따끈한 빵이 놓여 있었습니다. 박사는 빵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요. 이미 빵을 먹을 아내가 사라진 마당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손원평, 아몬드(창비, 2018), 130-132.

 

세상에는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질병입니다. 질병은 성인군자도 면치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내공이 높은 사람이라도,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병 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남편이 의사인 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에베소서 5:25입니다. 남편 된 이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내주심 같이 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는 것,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 이 두 가지 일은 같은 일입니다. 어디 아내나 남편뿐이겠습니까? 부모를 사랑하는 것, 자식을 사랑하는 것,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것,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일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일입니다. 이에 비해서, 아내나 남편, 부모나 자식, 또는 형제자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일을 위해서, 돈을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불철주야 정신없이 매달리는 것은 사람의 일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 예수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마귀새끼입니다. 딴 사람도 아니고 예수님으로부터 그런 꾸지람을 듣는 것은 굉장히 임팩트가 큰 지적입니다. 물론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럴 수도 있지요.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기도해야 됩니다.

 

맺는 이야기

 

잠언 3:5-6입니다. 너의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의뢰하고, 너의 명철을 의지하지 말아라.” 현대인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이,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프면 의사가 있고, 배우고 싶으면 선생이 있고, 어려울 때는 사회복지사가 있고, 내가 세금 내서 운영하는 정부가 있는데 하나님이 왜 필요해?’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차원이 다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제도가 잘 만들어져 있어도 성경말씀은 영원무궁토록 진리입니다. 사람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101 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1100 벌거숭이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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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 머리로 알기 vs 몸으로 알기
1097 예배와 봉사, 무엇이 먼저인가?
1096 고향으로 가자
1095 "애써 주님을 알자!"
1094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093 의로운 백성, 비틀거리는 백성
1092 생각에서 행동까지
1091 이슬처럼 내리는 은혜
1090 새내기들의 다짐
1089 하나님 어머니
1088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1087 주머니가 구멍난 까닭
1086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
1085 노예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1084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1083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1082 “신을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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