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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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20-01-19 16: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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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잠언 11:25 
설교일 2020-01-1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200610 사람 사는 이야기 8. 

성서 본문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부유해 지고, 남에게 마실 물을 주면, 자신도 갈증을 면한다.

 

잠언 11:25

 

들어가는 이야기

 

내일이 대한(大寒)입니다. 한 해 가운데서 가장 춥다는 절기지요. 그러고 보니 이번 주에 설 연휴가 시작되고, 머지않아 입춘도 다가옵니다. 해마다 설이 되면 김장김치가 시어지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우리 교회에 김치냉장고가 생겨서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좋은 세상입니다.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하게 입으시고, 이번 한 주간 동안 복되게 살 수 있도록 에너지를 꽉꽉 채워 충전해 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다름 인정

 

집안 행사가 있어서 며칠 전에 서울엘 갔다가 조카 내외를 만났습니다. 그 집 아이들이 쌍둥이에요. 아들이 먼저 태어나고 딸이 2분 뒤에 태어났습니다. 한 날 한 시에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면 두 아이가 상당히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남자아이는 굉장히 활달하고 적극적인데 비해서 딸아이는 엄청 얌전하고 소극적입니다. 아들과 딸이 같이 있으니까 집안에 장난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신기한 것은,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니고 권유한 것도 아닌데, 남자아이는 늘 블록과 로봇을 가지고 놀고, 딸아이는 인형과 소꿉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최근에는 남녀 차별이 많이 없어졌지요. 남녀의 직업구분도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전문가들도, 남자는 하늘색 여자는 분홍색, 하는 고정관념을 깨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와 남자, 남자와 여자는 성품 차이가 존재한다, 하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활달한 여자도 있고 얌전한 남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랜 인류역사를 통해서 남성과 여성에게 각기 쌓인 특성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서 가지는 불만은 말이 많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대해서 가지는 불만은 도대체 말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남녀가 사랑에 빠졌을 때, 여자는 남자에게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사이가 되기를 바란대요. 그러나 남자는 그와는 반대로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가 되기를 바란대요.” 김주영, 아라리 난장 ①》(문이당, 2000), 118. 인간들이 동물처럼 야생으로 살다가 문명이 발달하면서 동굴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거처가 비교적 안전해졌지요. 남자들은 사냥에 전념하고 여자들은 집과 불을 지킵니다. 아이들도 돌보아야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여자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이나 주변의 여자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됩니다. 당연히 어휘가 풍부해집니다. 반면에 남자들은 침묵에 익숙해집니다. 사냥감이 놀라서 달아나지 않도록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많으니까요.

 

폭발 방지

 

 

대체로 남자들이 방향 감각이 더 좋다고 하지요. 사냥을 잘 하려면 방향 감각이 좋아야 하니까, 그런 쪽으로 능력이 향상되었을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역), 2(열린책들, 2009), 302-303. 남자들은 칼이나 몽둥이로 일을 해결하는 반면 여자들은 말로 해결합니다. 남자들은 때리고 찌르고 잡는 것이 문제 해결이지만, 여자들은 달래고 풀고 참는 것이 해결입니다. 이런 환경이니까 여자들의 언어감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 세월을 이렇게 살아 왔어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남녀관계가 원만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부터 여성과 남성의 특징상 구별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남자건 여자건 말로써 자신의 갈증을 해소해야 합니다. 남자도 사냥을 하지 않고, 여자도 집에만 있지 않으니까요. 남자든 여자든 말문이 막히면 사람이 황폐해집니다. 그래서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요즘은 이게 선행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은 어딘가 정서가 불안합니다. 시한폭탄 같아요. 어떤 젊은 여성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의 남편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여자가 남편 대신 생계를 도맡아야 했습니다. 남편 병간호도 해야 했습니다. 이제 겨우 30대 초반에 아이가 셋입니다. 남편의 병세가 악화되자 분노가 극에 달했습니다. 심리전문가를 만나서 여자는 몸을 떨면서 말했습니다. “운전면허만 있다면 트럭을 몰고 경찰청 정문을 들이받고 싶어요. 다 불태우고 나도 죽고 싶어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상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운전면허가 왜 필요해요. 들이받고 말 건데. 면허 없어도 돼요!” 여자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하나 되기

 

이럴 때 흔히 이렇게 말하지요. “네 마음은 알지만 아이는 어떻게 할 거야?” “남편은?” “앞길이 구만리인데 그러면 안 되지!”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것은 이런 말입니다. 여자가 말로는 다 부수고 나도 죽겠다고 했지만 진짜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 부수고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지금 내가 억울하고 화가 난다, 그런 뜻입니다. 이때 그 마음을 제대로 알아듣고 받아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은 그 억울함에서 벗어납니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분노를 말할 수 있으면 그 분노는 폭발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사람을 죽이고 싶을 때가 있지요. 모두 때려 부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성질대로만 살면 세상은 금방 지옥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은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분노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분노를 누군가가 알아주기만 하면 부술 마음도, 죽이고 싶은 마음도 없어집니다. 분노의 지옥에서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 2018), 전자책 263/505.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지방을 여행하실 때 우물가에서 한 여자를 만났지요. 물 좀 달라고 했더니 내가 왜요?” 했던 여자 아닙니까? 그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물 길러 다니느라고 고생이 많지요? 내가 좋은 방법 하나 알려드릴까요?” “그게 뭔데요?” 그래서 남편 데리고 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 겁니다. 예수님은 여자에게 을 시키셨습니다. 여자는 속에 있던 말을 다 쏟아놓았습니다.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았습니다. 남편을 다섯이나 만나서 사는 동안 여자의 속은 얼마나 썩어 있었겠습니까? 예수님을 만난 뒤에 여자는 동네에 들어가서 전도까지 합니다. 이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과거가 복잡한 여자인데 사람들이 제대로 상대나 해줬겠습니까? 그렇지만 여자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남김없이 다 털어놓았습니다. 그것은 여자가 예수님을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절박한 사람이라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말을 하도록 할 수 있고, 그 결과 사람을 살릴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선행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네요. 먼저 믿음직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맺는 이야기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부유해 지고, 남에게 마실 물을 주면, 자신도 갈증을 면한다”(잠언 11:25).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을 하도록 해주는 것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들어주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시간을 내십시오. 돈도 쓰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의 갈증도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가족이나 이웃의 분노를 듣고, 슬픔을 듣고, 절망을 듣고, 좌절을 들어줌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101 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1100 벌거숭이가 됩시다
1099 칼 이야기
1098 머리로 알기 vs 몸으로 알기
1097 예배와 봉사, 무엇이 먼저인가?
1096 고향으로 가자
1095 "애써 주님을 알자!"
1094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093 의로운 백성, 비틀거리는 백성
1092 생각에서 행동까지
1091 이슬처럼 내리는 은혜
1090 새내기들의 다짐
1089 하나님 어머니
1088 가슴을 헤쳐 젖을 물렸다
1087 주머니가 구멍난 까닭
1086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
1085 노예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1084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1083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1082 “신을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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