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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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20-12-26 1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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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빌립보서 4:4-7 
설교일 2020-12-27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빌립보서 4:4-7

 

들어가는 말씀

 

옛 속담에, ‘쌀독에서 인심 난다!’ 했습니다. 쌀독에 쌀이 가득 들어 있으면 여유가 생기지요. 통장에 잔액이 어느 정도 있으면 쫓기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지요. 먹고 살 걱정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통장은 바닥도 아니고 마이너스를 찍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귀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말씀드립니다만, 나는 여유가 없어, 하는 순간 정말 여유 없이 살게 됩니다. 지금은 비록 삶이 빡빡하더라도, 나는 여유 있는 사람이야, 늘 베풀 준비가 되어 있어, 이렇게 생각하고 살면, 머지않아 그런 삶의 모습이 반드시 현실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가진 사람의 여유>입니다. 올해 마지막 주일예배를 함께 드리는 여러분 모두가 이런 여유를 가지게 되기를, 그래서 더욱 풍성한 인생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어디 가서 음식을 사 먹을 때, 또는 호텔 같은 데서 숙박을 할 때, 서양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종업원에게 을 줬습니다. 우리말로는 봉사료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음식값에 봉사료가 이미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팁을 주지 않습니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팁 문화가 널리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다녀보신 분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아실 것입니다. 앞으로 코로나가 물러가고 좋은 날이 와서, 자유롭게 여행을 하게 될 때,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팁이 통용되는 나라에서는 만 원짜리 음식을 먹었으면 천원 정도를 종업원에게 주는 게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나라에서는 종업원은 월급이 아니라 팁을 먹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안 줘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은 없어요. 오래전에 외국 사람에게 들은 이야긴데, 밥을 먹고 팁 안 주고 그냥 나가면 종업원이 속으로 이런 말을 한대요. “가다가 넘어져서 다리나 부러져라!” 그런다고 정말로 다리가 부러지기야 하겠습니까만, 월급이 얼마 안 돼서 팁으로 먹고 사는 종업원 사정을 뻔히 알면서 팁도 안 주고 그냥 나가는 것은 얌체 같은 짓이다,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겁니다.

 

옛날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요즘은 아이스크림도 비싼 게 많습니다만, 아이스크림 하나에 몇 센트, 우리 돈으로 몇백 원 정도 할 때였습니다. 한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와서 점원에게 물었습니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얼마예요?” 점원이 대답했습니다. “, 25센트야!” 아이는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서 헤아렸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묻습니다. “셔벗 아이스크림은 얼마예요?” “, 그건 20센트! 뭐로 줄까?” 아이는 다시 동전을 헤아리더니 셔벗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계산서가 나왔겠지요. 계산서를 받은 아이는 남은 동전을 모두 탁자에 올려놓고 갔습니다. 탁자에는 5센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점원은 계산서와 동전을 보고 울컥했습니다. 그 꼬마가, 점원한테 팁을 주기 위해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포기했던 거예요. 도리스 메르틴(배명자 역), 아비투스(다산북스, 2020), 전자책 52/367. 꼬마가 처음에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얼마냐고 물었잖아요. 그건, 그게 원래 자기가 먹고 싶었던 아이스크림이었다는 말 아닙니까? 그렇지만 아이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그것보다 5센트 싼 셔벗 아이크림을 샀던 거예요. 점원에게 팁을 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귀족 마인드, 거지 마인드

 

이 이야기는 최근에 제가 읽은 어느 책에 나오는 건데요, 책을 쓴 저자가 주는 메시지는 이런 겁니다. ‘아이를 귀족으로 키울래, 거지로 키울래?’ 아무리 팁 문화가 정착된 나라라고 하더라도, 꼬맹이가 그까짓 팁 5센트 안 준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아이는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집에서 그렇게 가르치면서 키웠겠지요. 내가 먹을 것을 조금 조정하더라도 남에게 폐를 끼치는 짓은 하지 않겠다, 그거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보통 어떻게 삽니까? 한 푼이라도 손해 보면 큰일 날 것처럼 가르칩니다. 그런데요, 이 책 저자가, 아이를 거지로 키울래, 귀족으로 키울래, 그랬다고 했잖아요? 아이를 귀족처럼 키우는 것은,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비록 몇 센트, 몇백 원짜리 거래를 하더라도 귀족 마인드를 가지라는 거예요. 이런 습관을 지니고 살면, 금액이 큰 거래에서도 그런 태도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관용(寬容)’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콩 한 쪽을 나누어 먹는 사람이 큰 것도 나눌 줄 압니다. 그런 사람은, 나누지 않으면, 베풀지 않으면 불편해서 못 살아요.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누가복음서 16:10입니다.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고, 지극히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하다.”

 

이번에는 바울의 말을 들어 봅시다. 빌립보서 4:4-5입니다.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라고 했지요. 손해 보지 않겠다고 아등바등 살지 말고 늘 베푸는 마인드를 가지고 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악착같이 움켜쥐면 내 손에 뭔가 남을 것 같지만, 세상일이 그렇지가 않다는 거예요. 베풂의 마인드, 관용의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야 우리 삶이 더 풍성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살림살이도 더 여유로워집니다. 바울이 그 뒤에 뭐라고 했습니까? 6절부터 7절까지 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했지요?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관용을 베풀면 나머지 일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관용이란?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십시오!” 그랬는데, 여기서 중요한 낱말이 모든 사람에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원수 같은 사람에게도 관용을 베풀라는 겁니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를 깔보고 무시하는 사람에게도 관용을 베풀라는 거예요.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누가복음서 6:33입니다.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미운 놈에게나 고운 놈에게나 똑같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건데, 그게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마태복음서 5:45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하나님을 완전하신 분이라고 하지요? 완전하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악한 사람에게도 관용, 선한 사람에게도 관용, 그게 바로 완전이에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겁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하여라”(마태복음서 5:48).

 

그렇다면 관용(寬容)’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겠습니까? 뭐가 관용입니까? 이런 것들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것, 이게 관용입니다. 비록 지금 내가 바빠서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나누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는 겁니다. 뭔가를 골라야 할 때 다른 사람이 먼저 고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넘겨주는 것, 이게 관용입니다. 나 저거 가지고 싶은데, 하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는 여유를 가지자는 겁니다. 무슨 일을 추진할 때, 내 방식이 아니라 상대방의 방식대로 하도록 양보하는 것, 이게 관용입니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린 것 같아도 인내해주는 여유를 가지자는 겁니다. 상대방이 실수를 했을 때,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모르는 채 넘어가 주는 것, 이게 관용입니다. 나도 실수할 때가 많으니까 남의 실수도 용납할 줄 아는 여유를 가지자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일을 디딤돌 삼아 내가 이익을 챙길 기회가 있더라도 그걸 이용하지 않는 것, 이게 관용입니다. 내 이익이 코앞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희생을 달가워하지 않는 여유를 가지자는 겁니다. 관용이라는 게 무슨 큰일을 하자는 게 아니에요. 작은 여유를 가지는 것, 그것이 관용입니다. 그런 관용의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그런 예쁜 마음을 결코 그냥 보고 계시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맺는 말씀

 

 

내 마음이 지금 너무나도 메말라 있습니다. 바짝 마른 접시 바닥 같아요. 그렇더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면 여러분의 마음은 바다와 같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지금 너무나도 피폐해져 있습니다.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을 것 같아요. 그렇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 우리 마음은 하늘과 같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2020년의 마지막 주일에, 지금까지 관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지요? 번민도 많았지요? 속상한 일도 많았지요?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았지요? 그렇지만 훈훈한 마음으로, 넓은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런 마음가짐을 간직하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복을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분이라고 했잖습니까? 한 해 동안 힘겹게 살아온 여러분 모두에게, 이 해가 가기 전에, 하나님께서 큰 위로를 주시고, 밝은 희망으로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가득 채워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101 "결혼이 그대들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1100 가시밭의 백합화
1099 헛똑똑이와 속똑똑이
1098 어여쁜 그대여, 일어나 함께 가오!
1097 오래오래 잘 사는 법
1096 멋진 남자
1095 우상을 쓸어내고 주님의 몸을 세우자
1094 청지기의 직업의식
1093 "남편 된 이 여러분!"
1092 떠남과 따름
1091 주님의 뜻을 이룬 여인들
1090 "젊은이들아!"
1089 여신도여,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어라!
1088 청년이여, 예수님을 따라가자!
1087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086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여라!”
1085 주여, 이 땅을 살려 주옵소서!
1084 낡은 정신, 새 정신
1083 남성동지, 여성동지
1082 예수를 도운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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