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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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22-04-30 09: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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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도행전 20:32 
설교일 2022-05-01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러분을 튼튼히 세울 수 있고, 거룩하게 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유업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20:32>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어린이ㆍ청소년주일입니다. 우리 교회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모든 부모님들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무한한 은혜가 넘치도록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어린이의 마음

 

언젠가 트위터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어떤 분이 무슨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인데요, 이분에게 네 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이 녀석이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 했던 모양입니다. 얘가 게임을 하는데 폰에서 ‘Fail’이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걸 보고 아이가 야호!” 하며 좋아하더라는 겁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 ‘fail’이 무슨 뜻인지 알아?” “, 알아! ‘실패라는 뜻이잖아.” 아버지가 다시 묻습니다. “‘실패가 뭔데?” 이 질문에 대해서 꼬마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거? 다시 시작하라는 얘기야!”

 

실패하면 어른들은 무엇을 생각합니까? ‘패배, 좌절, 낙심, 수모, 치욕등을 보통 생각하지요. 그러나 이 아이는 실패라는 메시지가 뜨자 , 이제 다시 시작하는 거야!’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게임을 하던 중이었지만, 아이의 생각은 긍정으로 충만했습니다. 오히려 거기서 기쁨까지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실패를 끝장으로 받아들이지만, 순수한 아이는 똑 같은 말을 두고도 새 출발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복음서 18:3).

 

하나님의 지혜

 

어른들은 못 들어가는 나라, 그 하나님의 나라에 어린이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에도 못 들어가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키우고 있지요. 무자격자가 자격자를 키우는 격입니다. 모순이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녀들을 양육할 때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자격자가 자격자를 양육하려면 기도도 보통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전에 해드렸던 이야기입니다만, 자녀 양육을 위한 기도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주 적절한 비유가 있습니다. 옛날 한 수도사가 기름이 필요해서 올리브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연약한 뿌리가 흡수해서 자랄 수 있는 비가 필요하니, 단비를 내려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단비를 내려 주셨습니다. 그 수도사는 또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 나의 나무는 태양이 필요합니다. 주님께 기도드리오니 햇볕을 주십시오.” 그러자 검은 구름이 물러가고 해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 주님! 이 나무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서리가 필요합니다.” 그랬더니 그 작은 나무에 서리가 내려 반짝거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그 나무는 저녁에 죽어버렸습니다.

 

그 수도사는 동료 수도사의 방을 찾아가서 자신의 이상한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동료는 말했습니다. “나도 역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키우고 있네. 그런데 보게! 잘 자라고 있지 않은가? 나는 나무를 하나님께 맡긴다네. 그 나무를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니까 그렇게 하는 거야. 그분은 나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나 같이 미련한 사람보다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거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의견대로 기도하지 않아. 다만 이렇게 기도할 뿐이지. ‘주님! 이 나무에게 필요한 것을 주님께서 내려주십시오. 강풍이든, 햇빛이든, 또한 바람이든, 비든, 서리든, 주님께서 때를 따라 내려주십시오. 주님께서 이것을 만드셨으니, 누구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울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입니다. 내 뜻대로 키우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겨댜 합니다. 왜요? 우리는 미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자격자이기 때문입니다.

 

야생, 방목, 사육

 

내 뜻대로, 곧 부모의 뜻대로 아이를 키우면 아이는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뜻대로 자라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언젠가 충격적인 보고를 보았습니다. 2010년의 통계인데요, 우리나라 청소년(15~24)의 사망원인의 1위가 뭔지 아십니까? 자살이에요.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13명이 자실을 한답니다. 2000년에는 10만 명당 8.7명이 자살이었는데, 그때는 2위였지요. 그러던 게 2009년에 역전되어서 자살이 1위가 되었습니다. 10만 명당 15.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꾸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를 보니까 15~19세 사이의 청소년은 성적문제와 진학고민 때문이었고, 20~24세는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 때문이었습니다. 어째서 우리 사회가 이처럼 암울한 세상이 되었습니까? 우리나라 부모들이 하나님의 뜻에 자녀들을 맡기지 않고 부모의 뜻대로 기르려고 한 것이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생명체가 살아가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야생’(野生)입니다. 저는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울타리도 없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사는 방법이지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한 두 번째 방법이 방목’(放牧)입니다. 소나 양이나 말 등 가축을 놓아서 기르는 것입니다. 넓게 울타리를 쳐준다는 게 야생과는 다른 점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많이 썼던 방법입니다. 그런 대로 괜찮은 방안이지요. 셋째, 가장 좋지 못한 방법은 사육’(飼育)입니다. 좁은 공간에 가두어 놓고 사료를 주어서 기르는 것이지요. 이건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이건 공장 식 축산입니다. 닭도 그렇고 소도 그렇고, 부드러운 육질을 만들기 위해서 가급적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사료도 닭이 먹어서는 안 될 것, 소가 먹어서는 안 될 것들을 줍니다. 소는 초장에서 풀을 먹어야 하는데, 초장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먹을 것은 풀이어야 하는데, 소에게 고기를 먹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광우병 같은 괴질이 걸리는 겁니다.

 

맺는 이야기

 

 

우리가 아이들을 기르는 것도 똑 같습니다. 야생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위험하니까 하나님께서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그 안에서 자유롭게 커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은 대부분 사육을 당하고 있습니다. 꼼짝을 못하게 하는 겁니다. 오로지 지식만을 생산하도록, 먹을 것과 먹어서는 안 될 것을 구분하지 않고, 아이들이 소화를 시키든 못 시키든 상관하지 않고 마구 지식과 기능을 꾸역꾸역 쑤셔 넣습니다. 이러고 있는데, 아이들이 제대로 건강하게 자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야생과 사육의 중간단계가 방목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이 정도 조건은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건강할 수 있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세상이 건강해집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떠나면서 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사도행전 20:32). 자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최선의 길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어린이ㆍ청소년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사육하려는 생각을 버립시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모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아이들이 최대한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https://youtu.be/ffuLl6MVY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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