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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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22-10-22 1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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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출애굽기 18:1-4 
설교일 2022-10-2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미디안의 제사장이며 모세의 장인인 이드로는, 하나님이 모세와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하신 일, 곧 주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셨는가 하는 것을 들었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친정에 돌아와 있는 모세의 아내 십보라와 십보라의 두 아들을 데리고 나섰다. 한 아들의 이름은 게르솜인데, 이 이름은 내가 타국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구나하면서 모세가 지은 것이고, 또 한 아들의 이름은 엘리에셀인데, 이 이름은 그가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 나를 도우셔서, 바로의 칼에서 나를 건져 주셨다고 하면서 지은 이름이다.

 

출애굽기 18:1-4

 

들어가는 이야기

 

곳곳에서 단풍이 만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참 좋은 계절입니다. 이 좋은 계절처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도 쾌청하기를 바라고, 여러분의 가정도 언제나 덥지도 춥지도 않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진자중의 아내 이야기

 

옛날 중국 초나라에 진자중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똑똑했을 뿐만 아니라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나라 왕은 진자중을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진자중이 그 소식을 듣고 몹시 즐거워하며 아내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오늘 재상이 되면, 내일은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탈 것이고 온갖 산해진미를 배불리 먹을 것이오.” 그러자 이 말을 듣고 아내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타면 다리는 잠시 편할 것이고, 갖은 산해진미를 먹으면 배는 잠깐 부를 겁니다. 어째서 당신은 다리가 잠시 편하고 배가 잠깐 부르기 위해 초나라의 모든 근심을 떠맡으려 하시나이까? 지금 세상은 매우 혼란스럽고 아주 위험합니다. 당신이 목숨을 보존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아내는 남편의 팔을 잡아끌었습니다. 결국 부부는 산으로 숨어서 채소를 가꾸며 살았다고 합니다. 풍몽룡(홍성민 역), 지경(智經)(청림출판, 2003), 390.

 

한 나라의 재상이 된다는 것은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왕을 빼고는 최고의 권력자가 되는 겁니다.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을 낼 만한 자리지요. 그 자리에 오르면 부귀도 얻게 되고 권력도 얻게 되고 명예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얻는 게 많으면 책임도 그만큼 큰 법이지요. 태평성대 같으면 또 모르겠는데,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그 자리가 가장 위험한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진자중의 아내는 남편의 재상 등극을 만류했습니다. 요즘 잣대로 판단하면, 그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참 어리석다, 생각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진자중의 아내는 정말 현명한 여자였습니다.

 

십보라 이야기

 

진자중의 아내가 왜 그렇게 남편을 만류했을까, 성경에 나오는 모세 이야기를 읽어 보면 이해가 갈 것도 같습니다. 모세로 말할 것 같으면 이스라엘 민족사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입니다. 다윗도 큰 인물이기는 하지만, 모세는 다윗보다 더 큰 인물입니다. 이스라엘의 국조(國祖)라고 할 만한 사람이지요. 모세의 아내는 십보라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십보라가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보면 영웅을 남편으로 두고 사는 아내의 삶이 어떠한지, 영웅을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자식들의 삶이 어떠한지 엿볼 수 있습니다.

 

모세의 아내 십보라는 미디안 제사장의 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제사장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들 가족의 생업은 목축이었고, 십보라 역시 양을 치며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십보라는 일찍이 평범한 남자인 모세를 만나 결혼을 했지만, 후에 남편은 민족을 위해, 하나님의 일을 위해 부름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을 따라 이집트까지 갔지만, 그는 이내, 혼자 가정을 지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친정아버지 밑에서 일을 하며, 아이들을 키우며, 남편을 그리워했을 것입니다. 친정에 살다가 아버지를 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을 찾아간 적이 있지만, 남편과 가정을 이루고 알뜰살뜰 살았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십보라는 여자로서 큰 아픔도 겪었습니다. 그의 남편 모세가 광야에서 살 때, 남편은 구스 여인을 데려와서 아내로 삼았습니다. 아무리 일부다처(一夫多妻)가 허용되는 사회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여자의 가장 큰 상처일 것입니다. 시아주버니 아론과 시누이 미리암이 모세의 행동을 비난했지만, 하나님은,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다”(민수기 12:3)라고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모세의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벌로, 시누이 미리암은 악성 피부병까지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십보라는 영웅을 남편으로 둔 아내가 겪어야 하는 모든 아픔을 다 겪었습니다.

 

우리 이야기

 

오래 전 일입니다만, 저는 아이들 때문에 밤을 꼬박 새운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에는 자정쯤 돼서 딸아이의 진로 문제 때문에 상담한다고 한참 동안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 문제는 그럭저럭 해결됐고, 이제 제가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자려고 하는 차에 아들에게서 또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자기가 응급실에 와 있다며 숨넘어가는 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저녁에 뭘 먹은 게 잘못된 모양인데, 그런 전화를 받고 잘 수가 있습니까? 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두어 시간 동안 대기를 했지요. 다행스럽게도 이내 안정을 찾았고 제 발로 병원을 나선다는 연락을 받고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아하, 이게 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이었거나, 아이들이 요즘 말로 잘 나가는 스타였다면 어떻게 이렇게 삶을 공유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여류명사가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이제야 알아진다. 세칭 성공한 자식을 둔 어머니들이 자식의 성공 그 뒷그늘에서 얼마나 고독하고 얼마나 섭섭하게 참으시는가를. 바쁜 자식을 둔 어머님들마다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실까를. 도대체 자식의 성공이, 바쁜 생활이 어머님께는 무슨 도움과 의미가 되는가를. 이제야 알아진다. 왜 그 많은 유행가와 사모곡이 불효에 우는가를.” ― ▶이어령외20, 어머니(자유문학사, 1996), 176.

 

맺는 말씀

 

바쁜 생활 때문에 식구들 사이의 교감이 끊어진다면 남편의 성공이 아내와 자식들에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같은 상황이라면 아내의 성공이 남편과 식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또한 자식의 성공이 부모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식구들이 대화를 자주 못 나누는 일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가정의 식구들은 자주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남편을, 또는 아내를 출세시켜서 영웅이나 위인을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일입니다.

 

 

자식을 미래의 위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며,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 부어가며 희생을 감수하는 부모들이 많지요.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이 유명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일입니다만, 이제는 그게 과연 옳은 일인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물론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사랑을 쏟는 것이야 아름다운 일입니다만,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깨놓고 말해서 자식 출세시켜서 유명한 사람 만들어봐야 자식 얼굴 보기만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모세는 위대한 인물이었지만 모세의 아내와 자식들은 남편과 아버지를 위인으로 살게 하느라고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위대한 자식들이요 위대한 아내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모세 같은 사람이 될 필요도 없고, 모든 아내들과 자식들이 모세의 식구들처럼 살 필요도 없습니다. 잠언에 보면 현자가 이렇게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저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주십시오”(잠언 30:8). 저는 이 기도를 좋아하는데, 어떨 때는 이렇게 바꾸어서 기도하기도 합니다. “주님, 우리 식구들을 무능하게도 하지 마시고 너무 유명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게 해주십시오.”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의 가정도 이처럼 되기를 빕니다.

 

https://youtu.be/nPxol9GoG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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