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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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7-03-04 16: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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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20:1-6 
설교일 2007-03-04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앗시리아 왕 사르곤이 보낸 다르단 장군이 아스돗으로 와서, 아스돗을 점령하였다. 그 해에 주님께서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를 시켜서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이사야에게 말씀하시기를, 허리에 두른 베 옷을 벗고,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사야는, 말씀대로, 옷을 벗고 맨발로 다녔다.

그 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종 이사야가 삼 년 동안 벗은 몸과 맨발로 다니면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에게 표징과 징조가 된 것처럼, 앗시리아 왕이, 이집트에서 잡은 포로와 에티오피아에서 잡은 포로를, 젊은이나 늙은이 할 것 없이 모두 벗은 몸과 맨발로 끌고 갈 것이니, 이집트 사람이 수치스럽게도 그들의 엉덩이까지 드러낸 채로 끌려갈 것이다.” 그리하여 에티오피아를 의지하던 자들과, 이집트를 그들의 자랑으로 여기던 자들이,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할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이 해변에 사는 백성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의지하던 나라, 앗시리아 왕에게서 구해 달라고, 우리를 살려 달라고, 도움을 청한 나라가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가 어디로 피해야 한단 말이냐?”

(이사야서 20:1-6)


■ 들어가는 말씀

오늘 구약성경 본문에 보면 참 별난 장면이 나옵니다. 천하의 대예언자 이사야가 옷을 벗고, 신발도 벗고, 백주대낮에 벌거벗고 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이사야가 이렇게 별난 짓을 하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오늘은 이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몇 차례 소개해 드렸지만 올해 삼일절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제 때 그분은 감옥에 갇혀서 뜰을 쓸고 유리창을 닦을 때마다 하나님께 빌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독립하여 정부가 생기거든 그 집의 뜰을 쓸고 유리창을 닦는 일을 하여보고 죽게 하소서.” ―김구(백범정신선양회 편), 《백범일지》(하나미디어, 1993), 169쪽.

드디어 해방이 되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 가운에 해방 전에 아쉽게 세상을 떠난 분들도 계시지만, 다행히 김구 선생님은 살아서 해방을 맞이하셨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귀신 하나 물러가면 일곱 귀신이 들어온다고 하신 것처럼, 일본이 물러난 이 나라는 미군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꼴을 보고 그분이 다시 쓰신 글이 바로 <나의 소원>이라는 글입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 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김구(백범정신선양회 편), 《백범일지》(하나미디어, 1993), 252쪽.

완전한 자주독립을 고대하던 그분은 결국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대한의 독립을 방해하고 미국에 의지하려고 하는 무리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 제 88주년 삼일절이 지나갔습니다. 삼일절이 무슨 날입니까?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자는 날이 아닙니까? 이 나라의 독립을 이루어보겠다고 삼천리강토의 온 백성이 들불처럼 일어났던 날입니다. 그 당시, 온 나라는 태극기의 물결로 덮였습니다. 방방곡곡 ‘대한독립만세!’ 소리가 진동을 했습니다.

■ 서울 도심의 성조기 물결

지난 삼일절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이른바 ‘친북 반미좌파종식 3.1국민대회’라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수천 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 놀랄 일은,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던 그 날에, 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미국의 성조기가 나란히 광장을 뒤덮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국가이니까 당연히 정권을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좌파라고 하면 전 세계가 웃을 일이지요. 세상에 어느 좌파가 자본주의 침략전쟁에 자기나라 군대를 파견하고, 어느 좌파가 신자유주의 대열에 앞장서서 그렇게 철저하게 시장경제를 신봉합니까? 지금 정권은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그냥 비빔밥이에요. 당연히 욕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욕하는 것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하필 독립운동 기념일에 거기서 성조기가 왜 나오느냐, 이겁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독립이란 스스로 일어서는 것입니다. 여기 붙었다가, 다른 쪽에 붙는 게 독립이 아니지요. 일본이 우리나라 침략한다 하고 침략했습니까? ‘너희 힘이 없으니까 우리가 지켜주겠다’ 그래서 들어온 것 아니에요? 그런데, 일본이 물러가고 60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우리가 힘이 없으니까 미국에 기대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이 우파래요. 세상에 어느 우파가 자기 민족을 버리고 외세를 등에 없자고 합니까? 참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이분들이 그렇게 미국에 의지하고 싶어 하고 미국을 좋아하면서, 우리 민족끼리는 원수지자고 소리를 지릅디다. 분단 50년 만에 겨우 화해의 물꼬를 튼 6.15 공동선언을 폐기하라는 거예요. 북쪽에 지원하는 것들 다 끊으라는 겁니다. 그런 자리에 어떤 사람들이 앞장섰느냐, 이름만 불러도 대부분 알 만한 목사님들이 거기서 목청을 높였습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소망교회 이 아무개 장로님도 거기 참석했답니다. 이,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성경을 도대체 콧구멍으로 읽었는지, 발가락으로 읽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이사야가 벌거벗은 이유

이제 성경 이야기를 좀 해봅시다. 오늘 구약성경 본문을 보니까, 참 웃지 못 할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에게 별난 명령을 내렸습니다. 옷을 다 벗고, 신발까지 벗고 다니라는 거예요. 글쎄, 자세한 이야기는 안 나와 있지만, 그래서 이사야가 3년 동안이나 벌거벗고 다녔다고 되어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런 해괴한 지시를 하셨는가, 이스라엘 백성이 하도 외세에 의존하려 하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그러신 겁니다.

이사야 당시에 그 주변의 최강국은 앗시리아였습니다. 유다는 그런 앗시리아가 무서워서 어디 기댈 데가 좀 없는가,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겨우 찾아낸 나라가 에티오피아와 이집트였습니다. 거기 좀 기대서 앗시리아의 위협을 좀 피해 보겠다는 것이었지요. 이런 꼴을 보고 하나님께서 이사야의 껍데기를 홀딱 벗겨서 길바닥에서 스트립쇼를 하게 하신 겁니다. 그러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종 이사야가 삼 년 동안 벗은 몸과 맨발로 다니면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에게 표징과 징조가 된 것처럼, 앗시리아 왕이, 이집트에서 잡은 포로와 에티오피아에서 잡은 포로를, 젊은이나 늙은이 할 것 없이 모두 벗은 몸과 맨발로 끌고 갈 것이니, 이집트 사람이 수치스럽게도 그들의 엉덩이까지 드러낸 채로 끌려갈 것이다”(이사야서 20:4-5). 이렇게 해서 에티오피아를 의지하던 자들과, 이집트를 그들의 자랑으로 여기던 자들이,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게 되리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유다에게, 초강대국인 앗시리아에 붙어라, 이렇게 말씀하신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는, 제발 독립해라, 이 말이에요. 세상 나라들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믿어라, 이게 독립하라는 말씀 아니고 무엇입니까? 설사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대국을 의지하지 말고 주님께 매달려라, 이것이 이사야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입니다.

다시 김구 선생님 이야기를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백범 선생께서 스무 살 쯤 되었을 때, 어떤 분이 김구 청년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예로부터 천하에 나라가 크게 흥하였더라도 망하지 아니한 나라도 없다. 그런데 나라가 망하더라도 거룩하게 망하는 것이 있고 더럽게 망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나라 국민이 의로써 싸우다가 힘이 다하여 망하는 것은 거룩하게 망하는 것이요, 그와 달리 백성이 여러 패로 갈려서 한 편은 이 나라에 붙고 한 편은 저 나라에 붙어서 외국에는 아첨하고 제 동포와 싸워서 망하는 것이 더럽게 망하는 것이다.” ―김구(백범정신선양회 편), 《백범일지》(하나미디어, 1993), 49-50쪽.

우리나라가 일본에게는 ‘더럽게’ 망했지만, 이제 더 이상 ‘더럽게’ 망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망하더라도 거룩하게 망하면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럽게 망한 나라는 상처가 오래 갑니다. 이 나라가 더럽게 망했기 때문에 해방된 지 60년이 지났는데도 나라 빼앗긴 상처가 아직까지 곪아터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더럽게 망해놓고도, 일부 지도자들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남북 분단 역사는 우리나라 근대사와 참 닮은 점이 많습니다. 남북으로 갈리어서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웁니다. 남과 북이 각기 다른 강대국을 등에 업고 동족을 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에서 하나님은, 남이든 북이든 외세와 한 편이 되어서 동족을 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이런 짓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시는지 모릅니다. 오직 하나님만 믿고 너희 민족끼리 독립하라,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이 메시지를 던지십니다. 하다하다 안 되니까 이사야를 불러서 스트립쇼까지 시킨 것이에요.

이사야의 이런 행동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참 우스웠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미친 놈’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별 희한한 인간이 다 있다고 욕했을지 모릅니다. 이사야의 주장과 그의 예언이 분명히 ‘대세’는 아니었습니다. 소수의견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 의견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계시였고,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성경의 역사에서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옳았던 것은 언제나 소수의견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신 것이지요. 모세가 그랬고, 엘리야가 그랬고, 세례요한이 그랬고, 예수님 자신도 소수의견을 들고 외롭게 투쟁했던 분입니다.

■ 맺는 말씀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는 분명히 ‘독립하라’는 것입니다. 강대국을 의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당당함이 있어야 나라가 ‘더럽게’ 망하지 않습니다. 망하더라도 ‘거룩하게’ 망할 수 있습니다. 독립정신을 가지고 외세에 의존하지 않으면 곧 망하는가, 사실 그건 또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누가복음서 9:24). 더럽게 살려고 하는 나라는 더럽게 망합니다. 그러나 거룩하게 망하고자 하는 나라는 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과 제가 뼈를 묻을 이 나라가, 일본이나 미국이나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망하더라도 ‘거룩하게’ 망하겠다는 각오로 오직 주님만 의지하여 끝까지 ‘독립’을 지켜나가는 복된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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