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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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7-11-25 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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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시편 90:12-17 
설교일 2007-11-25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해주십시오.

주님, 돌아와 주십시오.
언제까지입니까?
주님의 종들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아침에는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채워 주시고,
평생토록 우리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가 재난을 당한 햇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
주님의 종들에게 주님께서 하신 일을 드러내 주시고,
그 자손에게는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 주십시오.
주 우리 하나님,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견실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견실하게 하여 주십시오.

〈시편 90:12-17〉


■ 들어가는 말씀

저는 오늘 말씀의 제목을 “행복해지는 셈법”이라고 붙였습니다. 셈을 잘하면, 곧 계산을 잘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제 말이 아니라 시편 90편 12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우리의 날을 잘 세면 지혜로워진다는 것인데, 그 앞에 10절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고 하지요? 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오늘이 벌써 11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다음 주일이면 12월 첫째 주일,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벌써 올해도 다 간 셈이지요. 조금 있으면 나이를 한 살씩 더 먹고, 학년도 하나씩 올라가게 되겠지요.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세월, 계산을 잘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 하는 사이에 인생이 무의미하게 지나버릴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지혜롭게 세월을 셈할 수 있을까, 그 문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첫째, 행복했던 날들을 세어 봅시다.

바울은 “항상 기뻐하십시오!”라고 가르쳤습니다. 오늘 시편의 시인은 “평생토록 우리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행복해 하는가, 우리가 행복했던 날이 얼마나 되는가, 그것을 잘 헤아려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떤 분들은 ‘나한테 기쁜 일, 행복했던 일이 무엇이 있었다고, 이렇게 사는 게 괴로운데…’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는 우리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순간이 불행한 순간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교회에 나와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지금 여러분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꼼짝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죄를 지어서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일이 전혀 없이 지금 이 자리에서 아무런 걱정과 염려 없이 하나님을 믿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요즘 우리 교회에도 군에서 복무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몇 사람 있습니다만, 그들이 생각할 때는 제대만 하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면 그런 행복이 며칠이나 가겠습니까? 지금 현재 이 순간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다 행복한 순간이지만, 자꾸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하면 숨 쉬는 그 자체가 불행입니다.

군에서 ‘영창’이라고 부르는 데가 있습니다. 병영에서 죄를 지으면 보내는 감옥인데, ‘영창’에 갔다가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무반이 천국이라고 합니다. 거기 있는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행복했던 날을 계산할 때, 이런 평범한 날들을 다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앉아서 따뜻한 밥을 먹은 날, 이거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아무 탈 없이 저녁에 집에 들어와 따뜻한 방바닥에 등을 눕힌 날, 이것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비록 졸기는 했지만 학생 신분을 가지고 학교 가서 공부를 하고 온 날, 이것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한평생 교복 한 번 입어보는 게 소원인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 다 누리는 것인데 그게 뭐가 행복해?’ 남들 누리는 것이라고 행복에서 빼버린다면 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스티븐 스코트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것을 소유하기까지 그가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도 모른다. 삶을 포기했을지도 모르고,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모두 희생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반드시 기억하라. 죽음의 순간, 그는 그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 스티븐 K. 스캇(오윤성 역), 《잠언에서 배우는 솔로몬 부자학 31장》(지식노마드, 2006), 119쪽.

이렇게 보면 우리가 행복했던 날들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거 다 계산해 보면 저나 여러분은 행복이 철철 넘치는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 둘째, 괴로웠던 날들을 세어 봅시다.

저는 시편을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감동을 많이 받습니다. 늘 새로운 감동이 옵니다. 어쩌면 옛날의 시인들은 이런 시를 지었을까, 그 옛날 사람들이 쓴 시인데, 우주를 왕복하고 인터넷이 전 세계에 좍 깔려 있는 시대에 사는 우리가 읽어도 어째서 이리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그 가운데 한 말씀이 이겁니다(15절).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가 재난을 당한 햇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

자기가 괴로웠던 날 수, 자기가 재난을 당한 햇수를 정확히 계산해서, 꼭 그만큼 즐거운 날을 달라는 얘깁니다. 저는 며칠 전에 이 말씀을 읽으면서 속으로 외쳤습니다. “하나님, 저도요!” 그런데 ‘내가 무슨 재난을 당하였지?’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괴로웠지?’ ‘괴로워했던 날들이 도대체 몇 날이나 되는 거지?’ 하고 생각해보니까, 계산이 잘 안 나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1년 전에 무슨 일로 괴로웠습니까? 어떤 재난을 당하셨습니까? 그보다 더 멀리, 지금부터 10전 전인 1997년 말에는 어떤 괴로움이 있었습니까? 그때 어떤 재난을 당하였습니까? 그것을 잘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하나님께 청구서를 제출하셔도 됩니다. “하나님, 제가 아무 해, 아무 날에 이러이러한 재난을 당하였습니다. 이러이러한 괴로움을 당하였습니다. 주님 말씀하신 대로 그 날수만큼, 그 햇수만큼 저에게 기쁨을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면 반드시 정산을 해주실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괴로웠던 날, 우리가 재난을 당하였던 날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가지고서는 하나님 앞에 청구서를 내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 욥을 잘 아시지요? 욥이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하나님 앞에서 따지는 거예요. ‘하나님, 내가 뭘 잘못했습니까?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합니까? 어디 말 좀 해보십시오.’ 그래도 하나님께서 대답을 안 하시니까, 욥이 뭐라고 했습니까? 욥은 하나님 앞에 이렇게 말했습니다(욥기 19:24). “누가 있어 내가 하는 말을 비망록에 기록하여 주었으면! 누가 있어 내가 한 말이 영원히 남도록 바위에 글을 새겨 주었으면!”

하나님은 영원하시지만 나는 일찍 죽을 거 아닌가, 내가 죽더라도 하나님 앞에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내가 겪는 이 괴로움을 누가 좀 바위에라도 새겨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정말 대단한 인물이지요. 이게 하나님 앞에 당돌한 일입니까? 아닙니다. 신앙인이라면 이 정도는 당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중에 하나님이 욥에게 해주신 일을 보면, 하나님은 ‘알았어! 그래 네 말 다 이해해!’ 이런 말씀을 욥에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재난이 닥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괴로운 날들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그냥 흘려버리지 마십시오. 꼭 어디다가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하나님 앞에 청구할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만큼 괴로웠으니, 하나님, 지금부터 그만큼 즐거운 날을 더해 주십시오.’ 그런 이유에서 우리가 일기를 쓰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요.

꼭 일기를 쓰지 않더라도, 우리가 괴로운 일, 견디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하면, 그 일은 내 기억 속에도 남아 있고, 하나님도 기억하실 겁니다. 여러분이 괴로움을 겪을 때, 그 사실을 꼭 기억해두셨다가, 나중에 하나님 앞에 꼭 청구서를 제출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가 계산을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셋째, 앞으로 남은 날들을 세어 봅시다.

시인은 기도를 맺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17절). “주 우리 하나님,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견실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견실하게 하여 주십시오.” 앞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10절입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세월, 지금까지 보낸 것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남은 날 동안만큼이라도 우리 손으로 하는 일을 견실하게 해달라는 것이지요.

지금까지는 대충대충, 설렁설렁 살아 왔더라도, 앞으로 남은 날만큼은 견실하게 살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견실하게 해달라는 이 말씀이 개역 개정판 성경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공동번역 개정판에는 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주, 우리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어 우리 손이 하는 일 잘되게 하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 잘되게 하소서.”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우리 손으로 하는 일이 잘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어떻게 하면 잘 되겠습니까? 결론은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손을 지켜주시면, 우리가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이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 16편에 보면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나더러 주님에 대해 말하라면 ‘하나님은 나의 주님, 주님을 떠나서는 내게 행복이 없다’ 하겠습니다.” 주님께 붙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고, 그렇게 할 때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습니다.

시편 119편 56절입니다. “주님의 법도를 따라서 사는 삶에서 내 행복을 찾습니다.” 잠언 16장 20절에서도 그랬습니다. “말씀에 따라 조심하며 사는 사람은 일이 잘 되고, 주님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말씀에 따라, 곧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읽으면서 그 말씀에 따라 조심하며 사는 사람은 어떻게 된다고 했습니까? 일이 잘 된다고 했지요.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 맺는 말씀

저는 오늘, 행복해지는 셈법에 대해서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행복했던 날들을 찾아서 계산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얼핏 계산해보아도 행복했던 날들이 훨씬 더 많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해주셨다는 이야기지요. ▶둘째는, 괴로웠던 날들을 계산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괴로웠던 날수만큼, 우리가 고난을 겪었던 햇수만큼, 기쁨의 날을 더해주실 것입니다. ▶셋째로, 앞으로 남은 날들을 잘 계산하고 챙기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까지는 화살 같은 세월을 그냥 흘려보냈다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하나하나 견실하게 챙겨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상 시인의 시 한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初冬의 抒情〉 곧 초겨울의 서정이라는 시입니다.

첫눈을 맞을 양이면
행복한 이에겐 행복이 내려지고
불행한 사람에겐 시름이 안겨진다.

― 구상, 〈初冬의 抒情〉 중.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29쪽.


이제 곧 첫눈이 내리겠지요. 행복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첫눈은 행복의 눈이지만, 불행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첫눈은 시름의 눈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행복한 눈으로 첫눈을 맞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1101 힘쓰는 사람이 얻습니다!
1100 힘내라, 꼴찌!
1099 힘내라, 꼴찌!
1098 히든카드
1097 흰 옷을 입을 사람들
1096 희소식을 전하는 사람
1095 희망을 전하는 사람
1094 희망 전도사
1093 희망 있는 사람이란?
1092 흥하려면 겸손해지십시오!
1091 흥미진진한 때
1090 흙수저 출신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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