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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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9-06-22 06: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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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갈라디아서 5:22-26 
설교일 2009-06-21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오순절 
■ 성서 본문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사람은 정욕과 욕망과 함께 자기의 육체를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우리가 성령으로 삶을 얻었으니, 우리는 성령이 인도해 주심을 따라 살아갑시다. 우리는 잘난 체하거나 서로 노엽게 하거나 질투하거나 하지 않도록 합시다.

<갈라디아서 5:22-26>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갈라디아서가 말하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가운데서 ‘화평’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마침 오늘은 우리 총회가 정한 민족 화해주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주제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화평이란 ‘평화’ 또는 ‘평안’과 비슷한 뜻으로 쓰입니다. 오늘도 저는 세 가지를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성령을 받은 사람은 마음이 평안하다는 것, 둘째, 성령을 받은 사람은 사람들과 화평하게 지낸다는 것, 그리고 셋째, 성령을 받은 사람은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 성령을 받은 사람은 마음이 평안합니다.

잠언 12:20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악을 꾀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속임수가 들어 있지만, 평화를 꾀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있다.” 마음속에 속임수가 들어 있는 사람은 평화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기쁨도 없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진실한 사람이 평화를 추구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마음이 평안하고, 마음이 평안한 사람에게 기쁨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요즘 날이 더워진데다가 습도까지 높아서 싸움이 자주 일어납니다. 뉴스에 보면 사건이나 사고도 많이 일어납니다.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때는 그냥 무조건 참고 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할 말이 있어도 참고, 불평할 게 있어도 참고, 따질 게 있어도 참고…, 여름이 지나가기까지는 일단 보류하는 것이 좋습니다. 잘 적어두었다가 가을이 되었을 때 행동으로 옮겨도 늦지 않습니다. 수첩에다가 꼭 적어두세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가을이 되면 지금 열 받게 했던 일들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성경에 보면 양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양들이 말을 잘 안 듣기도 하지만, 원래는 순박한 동물입니다. 평화스러운 동물이기도 합니다. 잘 안 싸우지요. 목자가 잘 인도한 하면 참 순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사는 양들은 그래도, 그 땅이 완전한 사막이 아니어서 형편이 좀 낫습니다만, 사막지대의 양들은 가시넝쿨을 먹고 자란답니다. 사람이 손으로 꺾으려고 하면 긁히거나 찔려서 피가 나는 그런 억센 풀들을 먹고 자란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놈들은 얼마나 위장이 튼튼한지 비닐봉지까지 다 먹어버리기 때문에 ‘사막의 청소부’라는 별명까지 얻어 듣고 있답니다. ― 한수산, ≪먼 그날 같은 오늘≫(나남출판, 1994), 304-305쪽.

평화로운 동물이 되기 위해서 양은 가시넝쿨을 먹는다! 이게 무엇을 뜻합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고 힘든 일은 내가 다 삼킨다, 이런 심정을 가질 때 평화로운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쓴 것을 먹을 줄 아는 사람, 딱딱한 것을 씹을 줄 아는 사람, 거친 것을 소화시켜낼 줄 아는 사람이 평화로운 사람이 됩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은 평화로운 사람이 되기 어렵습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대전에 사시는 고모님 댁에 얹혀서 학교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 어른이 그렇게 인자하실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당시에 고모부님도 생존해 계셨는데, 이 양반은 얼마나 호랑이 같은 분인지, 성격이, 요즘 말로 상당히 터프한 분이었습니다. 온 집안사람들이 그 앞에서는 숨소리도 크게 못 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고모님은 한 번도 짜증스러운 표정을 하시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부처님 같은 미소를 머금고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쭈어보았습니다. “고모님은 속상하실 때가 없습니까?” 그랬더니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얘야, 그럴 리가 있겠니? 나도 사람인데…. 그렇지만 나를 속상하게 하는 것들을 다 삼키니까 안 보이는 것뿐이야.” 그러면서도 그분이 하시는 말씀은 늘 웃으면서 “괜찮아! 괜찮아!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게. 내가 책임 져!”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분은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사시다가, 천수를 누리고 하나님 곁으로 가셨고, 그 후손들도 얼마나 잘 되었는지 저는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 성령을 받은 사람은 사람들과 화평하게 지냅니다.

그러니까 평화란 가만히 앉아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백조(고니)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평화롭고 우아해 보입니까? 그러나 백조는 물 위에 떠 있기 위해서, 물속에서는 쉬지 않고 두 발을 움직여야 합니다. 사람들은 평화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잘 모릅니다. 그냥 원래부터 당연히 평화로운지 압니다. 그러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화평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희생이 따라야 합니다.

세계적인 시인(詩人) 괴테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왕이건 농부건 자기 집에서 평화를 발견하는 자는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그런데 자기 집에서 평화를 발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리고 사실 평화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사막의 양처럼, 거친 것, 쓴 것, 딱딱한 것을 삼키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옛날에 어떤 부인이 수도사에게 찾아와서 상담을 했습니다. “수도사님, 남편의 신경질 때문에 도저히 그 남자와는 살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랬더니 수도사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수도원 우물물을 그릇에 조금 담으십시오. 그것은 성수입니다. 그리고 남편이 신경질을 내려고 하면 얼른 그 물을 입에 머금으십시오. 절대로 삼키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 날 밤, 남편이 불평을 늘어놓자 부인은 얼른 낮에 퍼온 성수를 입에 담았습니다. 그 날 그들은 싸우지 않고 무사히 지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남편이 신경질을 낼 때마다 입에 성수를 머금었고, 그렇게 하기를 몇 달. 그 후에 남편은 드디어 온유한 사람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수도원의 그 성수가 너무나 신통하고, 수도사님이 감사해서 부인은 수도원을 찾아가서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그때 수도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부인, 남편이 변화된 것은 이 우물물이 기적을 일으켜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부인의 침묵 때문이었습니다.” ― 장태원 편, ≪유머와 지혜≫(도서출판 Grace Top, 1997), 156쪽.


■ 성령을 받은 사람은 평화를 추구합니다.

세상에는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상대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자기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러나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변화될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황대권 선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 이루어진다.” ― 황대권, ≪야생초 편지≫(도서출판 도솔, 2002), 235쪽.

1950년 6월에 한국전쟁이 일어나서 3년간 전쟁을 했으니까, 지금부터 딱 59년 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56년 동안 우리는 전쟁을 하지 않고 휴전 상태로 지내 왔습니다. 한동안 냉전 상태를 거쳤지만, 근래에 상당히 긴장이 완화되었지요. 금강산 관광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개성에 공단도 들어섰고, 정부 차원의 교류와 민간 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저도 평양도 다녀왔고 개성도 다녀왔습니다만, 분위기가 한때 굉장히 좋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서 다시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것이 아닙니다. 북쪽에서는 자기들 상황이 거의 벼랑 끝이라고 생각하고 핵을 가지고 버티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이렇게 경색된 데에는 남북 모두 책임이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남쪽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우리가 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꾸 상대 쪽 보고 변해라, 변해라, 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이른바 ‘비핵 개방 3000’이라는 대북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것의 골자가 무엇입니까? ‘핵을 버려라, 무조건 개방해라, 그러면 우리가 돈 대서 잘 먹고 잘 살게 해줄게’ 그런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상대방과 대화하려는 자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떡 버티고 앉아 있으면서, ‘너희가 무장 해제하고 머리 숙이고 들어와, 그러면 돈 줄게’ 하는 태도입니다. 북쪽 사람들도 자존심이 있는데, 아니 오로지 자존심 하나로 버티고 사는 사람들인데, 이게 통할 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문제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평화보다 전쟁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있다는 것입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지요.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마태복음서 5:9). 만일 이 말을 두고 악마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과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예수의 말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이 지상 위에 평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환상일 뿐이다. 차라리 전쟁을 준비하라. 힘없는 자에게는 응징을, 도전하는 자에게는 폭력을, 적에게는 핵폭탄을 사용하라. 폭력은 편리한 것이다.” ― 최인호,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여백미디어, 2000), 150-152쪽 참고.

■ 맺는 말씀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자기희생도 있어야 합니다. 참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평화를 이루라고 명령하십니다. 바울은, 성령을 받은 사람은 평화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성령을 받은 저와 여러분은 평화를 추구하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1102 아직도 사람의 환심을 사려 하십니까?
1101 바울의 폭탄선언
1100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1099 누가 ‘정통’인가?
1098 고양이는 꼬리 두 개가 필요할까?
1097 사랑의 키워드
1096 세 가지 기쁨
1095 평화 만들기, 세 가지 방법
1094 마음의 피부, 인내
1093 정결한 예물, 친절
1092 복을 베푸는 사람, 선한 사람
1091 생명을 지켜주는 열매, 절제
1090 신실한 사람
1089 온유한 사람이란?
1088 성령의 열매(1) - 사랑
1087 성령의 열매(2) - 기쁨
» 성령의 열매(3) - 화평
1085 성령의 열매(4) - 인내
1084 성령의 열매(5) - 친절
1083 성령의 열매(6) - 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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