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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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9-08-02 17: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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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갈라디아서 5:22-26 
설교일 2009-08-02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오순절 


■ 성서 본문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사람은 정욕과 욕망과 함께 자기의 육체를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우리가 성령으로 삶을 얻었으니, 우리는 성령이 인도해 주심을 따라 살아갑시다. 우리는 잘난 체하거나 서로 노엽게 하거나 질투하거나 하지 않도록 합시다.

<갈라디아서 5:22-26>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가운데서 ‘온유’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온유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세 가지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따뜻함, 둘째는 부드러움, 그리고 셋째는 밝음입니다.

■ 온유한 사람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흔히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찬밥신세’라고 말하지요. 사람이 따뜻한 밥을 먹어야, 먹기도 좋고 소화도 잘 되는데, 아무리 여름이라도 따뜻한 밥을 내놓지 않고 찬밥이 놓인 밥상을 내놓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우리 관습입니다. 온기가 없는 밥이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처럼 온기가 없는 사람, 따뜻하지 못하고 차가운 사람도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합니다.

시인 안도현의 유명한 시가 있지요. 제목이 <너에게 묻는다!>인데, 딱 세 줄로 되어 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재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제공해주기 위하여 자기 한 몸을 불태우고 남은 것이니, 제 소임을 충분히 다한 상태지요. 그냥 쓰레기가 아닙니다. 그걸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고 한 것은, 사람이 자기의 소임을 다 하고 사는지 반성해 보라는 뜻일 겁니다.

열왕기상에 보니까 다윗 왕의 말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다윗 왕이 나이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았다”(열왕기상 1:1). 신하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몸이 따뜻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죽을 때가 다 됐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신하들은 ‘뒷방아기’를 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왕의 시중을 들게 된 여자가 아비삭이라는 젊은 처녀였지요.

사람 몸이 따뜻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입니다. 손발이 차서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요. 이런 경우에 원인도 다양하고 치료 방법도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아주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하나님 앞에 열과 성을 다해서 기도하는 거예요. 이거 효과 만점입니다. 아니,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손을 모으는 것 자체만으로도 흩어진 ‘기’가 모아집니다. 기도할 때 괜히 손을 모으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향하여 우리의 마음을 드린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성령께서 우리 몸속에 들어오시는 것을 느끼게 것입니다. 성령의 불길이 온몸을 휘감고 도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손발 차가운 분들이 다 기도 안 해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

■ 온유한 사람은 부드러운 사람입니다.

오늘도 하루가 밝았습니다. 해가 떴다고 하는 것은 지구가 한 바퀴 돌았다는 말이지요. 학생들은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압니다만, 지구의 둘레가 약 4만 킬로미터쯤 되지요. 그 큰 공이 한 바퀴 도는 것이 하루 아닙니까? 만일 적도 위에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은 가만히 서 있어도 하루에 4만 킬로미터를 움직이는 셈입니다. 이것을 속도로 따지면 시속 1700 킬로미터 가까이 됩니다. 국제선 비행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입니다.

비행기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행기 소리, 얼마나 시끄럽습니까? 그런데 혹시 여러분 가운데 누가 지구 돌아가는 소리 들어보신 분 있습니까? 지구가 자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전도 하지요? 일 년에 태양을 한 바퀴씩 돕니다. 이게 또 만만치가 않아요. 이걸 속도로 계산해보니까 초속, 시속이 아니라 초속으로 30킬로미터나 됩니다. 여기서 김천까지 1초면 달려가는 속도로 지구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리는 안 납니다. 하나님이 이 우주를 얼마나 잘 만드셨는지 모릅니다. 이 거대한 별들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는데도 소리 하나 없이 정말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부드럽다는 것은 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합니다. 서양 격언에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지요. 조용조용한 글의 힘이 시끌벅적한 무력의 힘보다 강하다는 것입니다. 말도 그렇습니다. 싸움할 때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말이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잠언 15:1입니다.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운다.” 또 잠언 25:15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분노를 오래 참으면 지배자도 설득되고, 부드러운 혀는 뼈도 녹일 수 있다.”

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입속에 들어 있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빨과 혀 아닙니까? 혀와 이빨 가운데서 어떤 것이 더 단단합니까? 이빨이 훨씬 더 단단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내에 나가 보세요. 이빨 치료하는 치과는 굉장히 많지만 혀만 치료하는 전문병원은 없습니다. 혀에 문제가 생기면 치과에서 치료를 하거나 이비인후과를 가면 됩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부드러운 혀에 문제가 생기는 일보다 단단하고 딱딱한 이빨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지요. 얼핏 보면 딱딱한 이빨이 더 강할 것 같지만 사실은 부드러운 혀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 온유한 사람은 밝은 사람입니다.

무슨 소리든지 만 번을 반복하면 그것이 진언(眞言)이 된다고 하지요. 말이 현실이 된다는 말입니다. “미치겠어!” “미워 죽겠어!” “지긋지긋해!”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머지않아 인생도 그렇게 되어버리고 맙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됩니다. 실제로 미치거나 우울증에 걸릴지 모릅니다. 한평생 남을 미워하면서 살게 될지 모릅니다. 언제나 지긋지긋하게 삶을 이어가게 될지 모릅니다.

거꾸로, 밝은 말과 향기로운 말을 반복하는 사람은 그 인생도 말 그대로 밝아집니다. “나는 행복해!” “나는 복 받은 사람이야!” “내 주변에는 어쩌면 이렇게 좋은 사람들만 모이는지 몰라!” 그렇게 밝게 생각하고 밝게 말하는 사람은 그 삶도 실제로 그렇게 바뀌어 갑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는 참 어려운 모양입니다. 인간의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게 밝게 사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 2005년의 일입니다만, 대만의 유명한 의사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천궈화(陳國華)라는 분인데 연예인들의 우울증 치료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였습니다. 이 사람의 자살은 대만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우울증은 치료된다’는 신념으로 우울증 환자들을 치료해오던 천씨는 유서도 남기지 않은 채 병원 사무실에서 숯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의 환자였던 연예인들은 한결같이 “믿을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울증에는 의사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 박지영, 《유쾌한 심리학2》(도서출판 파피에, 2006), 190쪽.

‘밝게 살자’ 하고 아무리 외쳐 봐도, 아무리 애를 써 봐도, 사람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자주 인용하는 말씀입니다만, 잠언 18:14입니다. “사람이 정신으로 병을 이길 수 있다지만, 그 정신이 꺾인다면, 누가 그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 밝게 살고 싶어도, ‘밝게 살자’는 의지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셔야 우리는 밝게 살 수 있습니다.

■ 맺는 말씀

지난 월요일에 우리 최인혁-이선정 부부가 예쁜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예배 마치고 함께 가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오늘 말씀 드린 ‘온유함’의 특징 세 가지는 아기들이 다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아기들은 참 따뜻하지요. 둘째, 피부도 그렇고 뼈도 그렇고 아기들은 모든 것이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셋째, 아기들이 얼마나 밝습니까? 표정이 밝을 뿐만 아니라 웃기도 잘합니다. 어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잘 웃습니다. 그만큼 밝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복음서 18:3). 어린이들의 특징이 ‘온유함’이니까, 이 말씀을 다른 말로 하면 이렇게 됩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처럼 온유하게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밝아야 하늘나라에 들어갑니다. 하늘나라 곧 천국은 죽음 너머 저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가운데 있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걱정근심이 없고, 고통이 없고, 분쟁이 없는 행복의 나라입니다. 우리가 그런 나라에서 살려면, 압박과 괴로움이 없이 행복하게 살려면 온유해야 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야 하고, 밝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가운데서 ‘온유함’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온유함이란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밝음입니다. 우리가 성령을 받으면 온유한 사람이 됩니다. 매사에 따뜻하고, 언제나 부드러우며, 어떤 환경에서도 밝게 살 수 있습니다. 온유하게 하시는 성령의 능력이 저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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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8 성령의 열매(1) - 사랑
1087 성령의 열매(2) - 기쁨
1086 성령의 열매(3) - 화평
1085 성령의 열매(4) - 인내
1084 성령의 열매(5) - 친절
1083 성령의 열매(6) - 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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