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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도여,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어라!

by 마을지기 posted Jan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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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시편 84:5-6
설교일 2010-01-17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행사


■ 성서 본문

주님께서 주시는 힘을 얻고,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샘물이 솟아서 마실 것입니다.
가을비도 샘물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시편 84:5-6>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우리 교단이 1937년 제 26회 총회에서 1월 셋째 주일를 ‘여신도회 주일’로 지킬 것을 제정한 후, 73년째 맞이하는 여신도 주일입니다. 우리 기장 총회는 2010년도 표어를 “교회여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어라!”로 정하여 지키고 있는데 여신도회 주일인 오늘 역시 이 말씀을 가지고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 대로(大路)에 대하여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사람들도 추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날이 춥고 눈이 많이 오면 가장 무서운 것이 ‘고립’(孤立)입니다. 대도시는 그래도 좀 낫습니다만, 조금 외진 곳에는 길이 막히니까 생활필수품 공급이 잘 안 되지요. 그 가운데서도 물과 식량이 떨어지면 그것처럼 낭패가 없습니다. 길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합니다. 평소에는 잘 모르고 지내지요. 그러나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길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최근 아이티에서 지진이 나서 사람들이 셀 수 없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죽은 사람도 죽은 사람이지만 도로가 파괴되는 바람에 복구도 잘 안 되고, 생활필수품 공급도 잘 안 돼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생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편의 말씀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힘을 얻고,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샘물이 솟아서 마실 것입니다. 가을비도 샘물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이 말씀을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복이 있으라, 주님께로부터 힘을 얻고 그 마음이 시온의 대로를 향하는 사람이여. 눈물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 주님께서 샘물을 나게 하시고, 이른 비의 복도 내리시리라.”

마음이 시온의 대로를 향하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시온, 곧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대로에 대해서는 열왕기하 17장에 배경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당시의 강대국 앗시리아가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남쪽까지 먹겠다는 것이지요. 당시 남쪽 유다 왕국의 왕은 히스기야였는데, 히스기야가 이 문제 때문에 잠을 못잘 지경이었습니다. 앗시리아는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길을 막아, 유다 사람들이 스스로 손들고 나와 항복하도록 하려고 작전을 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저 하루 이틀 물을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에서는 아예 물을 구경도 못하게 되는 처절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물길이 열리는 것이고, 포위된 것을 뚫고 큰길을 여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샘물을 주시고 길을 열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열어주십니까? 마음이 시온으로 가는 대로를 향하여 열려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길이 열리기를 소망하는 사람에게, 그런 민족에게 주님께서 그 소망을 들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 화해의 비빔밥

요즘 길이 막힌 데가 많지요. 남북 사이의 길이 한동안 잘 뚫려서 왕래를 많이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꼭꼭 막혀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여당과 야당 사이에 길이 꼭꼭 막혀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대화의 통로가 꽉 막힌 채 살아가는 집이 많습니다. 동기간에도 서로 으르렁대며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뚫려야 합니다. 몸속에서 피가 잘 안 통하면 당장에 건강에 이상이 생기듯이, 남북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 분쟁이 생깁니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 나라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부부 사이에 서로 통함이 없으면 가정이 삐걱거립니다. 형제끼리 서로 화목하지 않으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서로 통해야 한다는 것은 양쪽이 똑 같아져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수와 진보가 같으면 안 됩니다. 여당과 야당이 같아서도 안 됩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아내와 남편 사이에도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형제지간에도 각자 개성을 가져야 합니다.

미국 사회의 특징을 말할 때 흔히 수프에 비유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국은 그 안에 콩나물도 있고 무도 있고 고기도 있고…, 제 모습이 다 그대로 남아 있지요. 그렇지만 서양 사람들이 먹는 수프는 그렇지 않습니다. 원래의 재료 모습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각 나라에서 서로 다른 인종들이 모여서 형성된 사회지만, ‘미국’이라고 하는 솥에서 모두 고아져서 각 민족이나 인종 고유의 특성이 안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미국과 비슷하게 여러 나라에서 서로 다른 인종이 모여 사는 캐나다는 성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캐나다 사회는 샐러드에 비유합니다. 온갖 야채들이 다 섞여 있지만 양배추는 양배추대로, 과일은 과일대로, 각기 제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회의 특성은 어디에다가 비유할 수 있겠습니까? 비빔밥이지요. 비빔밥에는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야 맛이 있습니다. 시금치도 들어가고 콩나물도 들어가고 달걀 프라이도 들어가고 고기도 들어가고…, 온갖 재료들이 다 들어갑니다. 샐러드는 주로 식물성 재료로 만들지만 우리 비빔밥은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다 들어갑니다. 그런데 비비기 전까지는 각 재료가 제 모습을 다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사회로 치면 각자 자기 개성을 다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멋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요리는 요리사에게

이처럼 나라마다 민족성, 국민성이 다 다르고 사람마다 성격과 성장과정이 다 다른데, 수프가 됐든, 샐러드가 됐든, 비빔밥이 됐든,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재료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요리사입니다. 훌륭한 요리사의 손에 들어가면 재료가 웬만하기만 하면 멋진 요리가 돼서 나옵니다. 며칠 전에 집에서 자장면을 만들어 먹는데, 그냥 먹기 밋밋해서 거기다가 당근을 썰어서 얹어 먹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맛이 영 이상해요. 자장면과 당근이 입에서 따로 노는 거예요. 그렇지만 자장면 위에 오이를 채 썰어서 얹어 먹으면 어떻습니까? 맛이 아주 좋지요. 당근도 좋은 식품이고 자장면도 좋은 음식이지만, 서로 어울리지 않게 조리를 하면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제 맛을 낼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인생의 요리사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이지요. 하나님께서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시켜서 어울리게 하시면 세상은 정말 살 맛 나는 곳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엉뚱한 데 마음을 두니까 분쟁이 일어나고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로마서의 말씀을 봅시다. 8:28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은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님의 손을 통해서 협력이 이루어지고, 거기서 선한 모습이 나오는 겁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분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이런 것들은 사람이 해결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셔야 합니다.

■ 맺는 말씀

요즘은 남자들도 가정에서 요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 저는 ‘요리’ 하면 그래도 여성이 해야 제 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성 차별 발언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남자들은 가사(家事)에서 다른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요리는 여성에게 맡기는 것이 성격상 더 어울린다고 보는 것이지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습니다만, 대체로 볼 때 그래도 여성들이 조화를 잘 시킵니다. 집안에서 아이들끼리 싸울 때 엄마가 중재를 해야 근본적으로 해결이 됩니다. 아이들이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버지들이 야단치는 것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이끌어냅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 남과 북 사이, 보수와 진보 사이, 여당과 야당 사이, 부부 사이, 형제 사이에 분쟁이 그치고 평화가 오게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긍휼’입니다.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 상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가엽게 여기는 마음이 ‘긍휼’인데, 히브리어로 긍휼은 ‘라함’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어로 어머니의 자궁을 ‘레헴’이라고 합니다. 긍휼히 여긴다는 말은 ‘자궁’에서 온 말입니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하면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기의 자궁 속에서 아이가 자라도록 허락하고 자리를 내주는 여성의 마음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 불쌍히 여기는 마음, 가엽게 여기는 생각은, 남자가 열두 번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여성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면 결론은 무엇이겠습니까? 여성이 이해력과 자비심이 많으니까 여성이 참고 사는 것이 좋다? 물론 아닙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화해자, 중재자로서 더 적합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통일부장관은 여성이 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법원에도 여성 판사가 더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도 여성 비율이 높아져야 합니다. 여성 목사님들도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약을 해야 합니다. 특성상 남자들은 싸움을 잘 할지 몰라도 화해하고 중재하고 수습하는 것은 잘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다지만, 남자보다는 여자가 하나님의 모습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성 여러분, 여러분은 남자보다 하나님에 더 가까운 분들입니다. 힘을 내서 화해의 대로를 열어가는 일에, 어디서든 주도적인 구실을 하시기 바랍니다.

1. 20120123 Miz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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