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빌립보서 2:3-5 
설교일 2024-03-24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https://youtu.be/dXJVhWsystg

 

성서 본문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빌립보서 2:3-5>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약 30여 년 동안의 짧은 생애를 사셨는데, 예수님의 삶에서 마지막 주간은 고난의 주간이었습니다. 죽음의 주간이었습니다. 그 첫날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날이지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이 거룩한 주일에, 우리 주님의 고난과 죽음을 생각하며 주님의 길을 따르기로 작정하고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 위에, 그리고 영상으로 함께 참여하시는 여러분 위에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놀라운 평화가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주제로 잠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품격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사전에 찾아보니까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춘 사람.’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 좀 추상적이지요? 그렇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단 한 가지만 챙기면 됩니다. 바울이 답을 알려 줬어요. 빌립보서 2:3-5에 나오는 그대로입니다.

 

무엇을 담을 것인가.

 

요즘 사람들, 명품가방 좋아하지요. 어떤 사람이 가방을 들고 다닐 때, 그게 명품가방인지 보통 가방인지 어떻게 분간하는지 아십니까? 비 올 때 보면 안답니다. 비가 올 때 머리 위에 가방을 올려서 비를 가리면 보통 가방이고, 그걸 품속에 넣으면 명품가방이라고 그래요. 그 비싼 거, 비 맞으면 안 되니까 그렇겠지요. , 여기에 가방이 두 개 있다고 합시다. 하나는 아주 비싸게 보이는 명품가방이고, 또 하나는 메이커도 알려지지 않은 보통 가방입니다. 그런데 명품가방에는 걸레가 가득 들어 있고, 허름한 가방에는 보석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 이 가운데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가방을 가지시겠습니까? 물론 답은 없습니다. 각기 취향대로 선택하면 되겠지요. 그렇지만 껍데기보다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그게 더 중요하다는 것, 그건 어린아이도 잘 아는 일 아니겠습니까? 물론 껍데기도 좋고 알맹이도 좋고, 둘 다 좋으면 최선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 포장보다는 내용물에 더 마음이 가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요즘에는 볼 수 없습니다만, 옛날에는 옹기 장사들이 있었습니다. 옹기 장사가 지게에다가 단지들을 잔뜩 지고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면서 팔던 시절이 있었지요. 단지라는 게 집집마다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었기 때문에 옹기 장사가 동네에 들어오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이게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용도가 다양합니다. 쌀을 넣어두면 쌀독이 되고요, 김치를 담으면 김칫독이 됩니다. 간장이나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으면 장독이 되지요. 아무리 가난해도 장독대 없는 집은 없었잖아요? 어쨌든 이게, 독이라는 게 좋은 것만 넣어 두는 그릇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똥이나 오줌을 담아두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숙성시켜서 거름으로 쓰기도 했지요. 그때는 거름단지가 됩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그 마음을 무엇으로 채우느냐, 거기에 따라 사람 전체의 가치가 달라지는 법이지요. 그렇다면 우리 속은 무엇으로 채우면 좋겠습니까? 제가 방금 우리 속이라고 말했습니다만, 다른 말로 하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느냐, 그 문제이지요. 바울은 뭐라고 했느냐 하면, 예수의 마음을 품어라,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우리가 부처의 마음을 품으면 부처가 되고요, 개의 마음을 품으면 개가 됩니다. 사탄의 마음을 품으면 사탄이 되겠지요. 예수의 마음을 품으면 당연히 예수가 될 겁니다.

 

바울의 생각

 

바울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는지 봅시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랬는데, 이 마음이란 게 뭡니까? 빌립보서 2:3-4에 답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너 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도 생각하면서 살아라, 그리고 너만 잘난 게 아니니까 교만하지 말고, 남들 잘난 것도 인정하면서 살아라, 그게 예수의 마음이다, 그랬어요. 백 번, 천 번 옳은 말입니다. 우리 안에 이런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너는 죽든 말든 나만 잘 먹고 잘 살자, 하는 건 사탄의 마음이에요. 이런 사람은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게 아니라, 남보다 항상 자기를 낫게 여깁니다. 자기가 남보다 엄청나게 잘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예수님의 마음은 그런 게 아닙니다. 나만큼 너도 소중하다, 아니, 나보다 네가 훨씬 소중한 사람일 수 있어, 그겁니다. 이게 진리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 대신에, 하나님의 마음 대신에 다른 걸 넣고 삽니다. 그게 뭘까요? 우리 안에는 뭐가 가득 차 있습니까? 돈의 신, 곧 돈 귀신으로 가득 차 있어요. 오죽하면 자본주의라고 말하겠어요? 자본 곧 돈이 주인인 세상이다, 그거지요. 돈 귀신, 성경에서는 맘몬’(Mammon)이라고 합니다. 돈 귀신의 특성이 뭐냐 하면,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마라, 너만 생각해라, 그겁니다. 그런데 성경은 어떻게 가르칩니꺄? 나보다 남을 낫게 여겨라,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해라, 이거잖아요.

 

돈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라고 들어보셨지요. 아일랜드 출신의 걸출한 작가입니다. 1854년에 태어나서 1900년에 세상을 떠났는데요, 이 양반은 평범함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튀기를 좋아했던 사람이었지요.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다음 말이 뭐겠습니까? ‘그렇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런 말이 나올 법하지요? 돈이 세상에 다가 아니다, 인생에서 돈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보통은 이렇게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오스카 와일드가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나이가 든 지금, 나는 내가 옳았음을 안다.” 도리스 메르틴(배명자 역), 아비투스(다산북스, 2020), 163/367. 인생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예요. 동의하십니까? , 그런데 돈 이야기가 나오면 반드시 등장하는 문장이 있지요.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설교든 글이든 흔히 이렇게 풀어나가지요? 문학계의 교황이라 불렸던 사람이 있습니다. 폴란드 태생의 독일인인데요, 문학평론가입니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Marcel Reich-Ranicki, 1920-2013)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을 훨씬 재치 있게 표현했어요. 돈만으로는 행복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우는 것보다는 택시에서 우는 게 더 낫지 않은가.” 도리스 메르틴(배명자 역), 아비투스(다산북스, 2020), 157/367.

 

예수님의 생각

 

우리 속을 어떤 마음으로 채우고 살 것인가, 어떤 마음을 품고 살 것인가, 우리 앞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예수의 마음을 품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돈 귀신, 맘몬을 품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맘몬을 품고 살면 돈이 많아질 것 같지 않습니까? 부자가 될 것 같지 않아요? 내 인생에 즐거움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 그럴 수도 있겠지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오스카 와일드 말마따나 젊을 때뿐만이 아니라 나이 들어서 생각해봐도 돈만큼 중요한 게 없더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가 말한 것처럼, 슬플 때 지하철 타고 우는 것보다, 택시 타고 우는 게, 또는 벤츠 타고 우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제 말도, 돈이 없어도 된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 그건 아니에요. , 필요하지요. 중요합니다. 문제는 돈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우리의 주인은 예수님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살라는 건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라, 이 말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바울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시지요?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겨라, 그러지 않았습니까?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말을 하고 행동도 하고, 그렇게 살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보통 일입니까? 여러분은 그렇게 살 수 있겠어요? 저는 앞이 캄캄합니다. 항상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니, 언제나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가능한 일이에요? 그렇지만 그게 옳은 일이라면 힘들어도 해야지요. 어려워도 그렇게 살아야지요.

 

, 그런데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바울은 오버하는 겁니다. 조금 지나쳤어요. 바울은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겨라, 그랬는데, 이건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약간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뭐라고 하셨어요? 마가복음서 12:31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이 말씀은 구약성경에 있는 내용을 인용한 건데요, 레위기 19:18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한 백성끼리 앙심을 품거나 원수 갚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다만 너는 너의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여라.” 네 이웃을 너보다 낫게 여겨라, 그랬습니까? 네 이웃을 너보다 더 사랑해라, 그랬습니까? 아니지요. 네 이웃을 네 놈과 같이사랑하라, 그랬습니다. 굳이 남을 더 낫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굳이 이웃을 나보다 더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왜 바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라고 했겠습니까? 이게 또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남의 죽을병보다 내 감기가 더 심각하다, 저나 여러분이나 보통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거든요. 언제나 남보다 나한테 가점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이웃을 내 몸처럼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공정하게 행동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나한테 훨씬 유리하게 말했고, 행동도 그렇게 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서 바울이 이렇게 말한 겁니다. 그래야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진다는 얘기에요.

 

맺는 이야기

 

, 우리가 처음에, 품격 있는 사람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요, 품격 있는 사람이란 껍데기만 명품으로 휘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알맹이가 알찬 사람인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알맹이를 뭘로 채울 것인가, 그게 중요한데요, 바울은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고 가르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란 어떤 마음인가,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팔이 항상 안으로 굽으니까,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현실에서는 언제나 나한테 유리하게 판단하고 행동을 하니까,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고 가르친 겁니다. 그게 예수의 마음입니다. 우리 안에, 우리 속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가득 채우면 우리는 저절로 품격 있는 사람이 됩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돈 귀신보다, 맘몬보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살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1102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한 가
1100 원수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은인이었습니다!
1099 늑대에게 먹이 주기
1098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97 노예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1096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하나님의 공동체
1095 2022.11.6(일) 전대 목사 설교 안내
1094 혁명에 대하여
1093 모세의 아내
1092 한 몸이기에
1091 가을 밤 외로운 밤
1090 예수님과 사귀십시오!
1089 “무엇 때문입니까?”
1088 “모든 행실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1087 "누구 때문입니까?"
1086 하나에 대하여
1085 부자에 대하여
1084 빌립, 사마리아에 가다
1083 따로, 외딴곳에서, 조금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