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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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5:18-19 
설교일 2009-10-18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여 있다면, 세상이 너희를 자기 것으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으므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요한복음서 15:18-19>


■ 들어가는 말씀

요즘 학교 선생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동안 뜸했던 ‘촌지’ 문제가 다시 슬슬 고개를 든다고 합니다. 지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는 그런 일이 현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학부모회도 거의 폐지가 됐지요. 그런데 최근에 모두 다시 살아난답니다. 돈 있는 집 아이들이 더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지요. 자, 왜 이렇게 세상이 바뀌었는가, 원인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 다시 고개 드는 치맛바람

이번 정부 들어서서, 정부에 반대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눈에 보이게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방송계에서도 방송사 사장이나 이사들은 물론이고 출연자들까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떨려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높은 사람들의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지요. ‘스타 골든 벨’을 진행하던 김제동 씨가 며칠 전에 잘렸지요. 윤도현 씨는 오래 전에 물러났습니다. 소문을 들으니까 ‘백분토론’을 진행하던 손석희 교수도 곧 퇴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민단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참여연대 같은 단체들이야 처음부터 정부의 지원금을 한 푼도 안 받았으니까 괜찮습니다만, 지난 정부 10년 동안 활발하게 활동을 했던 시민 사회단체들이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교조 같은 단체는 꽤 탄탄했었지요.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서 간부들과 임원들이 계속해서 교단에서 쫓겨나고 있습니다. 타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을 몰아내는 이유도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일제고사 치지 않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떠난다니까 그걸 허락해준 것뿐이에요. 성추행에다 온갖 못된 짓을 저지른 교사도 가벼운 처벌을 받고 마는데, 그게 해임의 사유가 됩니까?

학부모 단체들도 그렇습니다. 구미에도 있습니다만,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런 단체들이 요즘 상당히 위축되어 있습니다. 구미에서는 거의 활동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단체들이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까, 당장에 표시가 나지 않습니까? 각 학교에 운영위원회가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회 또는 어머니회라는 것이 다시 만들어져서 학교 운영과 별 상관이 없는 일들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모이면 그냥 모입니까? 회비를 내겠지요. 학교에서 뭐가 필요하다는데 돈 안 내고 학부모회나 어머니회 임원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학부모회를 만들어서 학교 일을 도와주는 것 자체야 그리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오라면 가고, 돈 필요하다면 내고, 이렇게 할 수 있는 부모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시간도 있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모일 것 아니에요? 부모 마음이라는 게 다 똑 같은데, 학교에 가보지도 못하고 찬조금도 못 내는 부모들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예전에 전교조와 참교육 학부모회가 열심히 활동할 때는 학부모회도 없었고, 촌지 이야기도 거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양식 있는 선생님들이야 그런 것에 상관하지 않고 학생들을 공평하게 대하겠지만, 선생님들이라고 다 성인군자들은 아니지 않아요? 사람 사는 세상에서 눈에 보이는 규제가 없으면 편법과 불법이 나오게 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각 반별 학부모회, 전교 학부모회가 생기면, 없이 사는 가난한 사람들만 괴로운 것이지요. 이런 일들이 요즘 들어서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머니회 같은 것은 공식적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 당국에서도 묵인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돈 봉투를 갖다 주는 일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부자들이야 좋겠지요. 돈을 써서 자기 아이가 좀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으니까, 이런 분위기를 내심 반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여러분은 선거 때 꼭 참여하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만, 선거나 투표를 게을리 해서 정권이 잘못 들어서면 고생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부자들은 자기들 유리한 대로 투표를 잘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엉뚱한 곳에다가 표를 주고 있습니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지금 집권당 지지 성향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온통 부자들만 유리하게 정책을 펴는데도, 지지자들은 소득이 적은 사람,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에요. 과거 정부 10년 동안 촌지 걱정 안 하고 잘 살았잖아요. 학부모회 같은 것 신경 안 쓰고 잘 살았잖아요. 그렇다고 이 정부가 촌지 바치는 것을 조장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전 정권들은 학생들 사이의 ‘평등구도’를 강조했는데, 지금은 ‘경쟁구도’로 가도록 유도를 하니까, 효과 만점인 촌지가 안 나타날 수가 없지요.

요즘 자사고니, 특목고니, 하면서 돈 많이 들어가는 고등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지요. 이 정권 들어서면서 전국에 자사고(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100개나 세우겠다고 공약을 했는데, 그게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학교 들어가면 수업료만 1년에 수천만 원입니다. 예전에는 고등학생이면 그냥 고등학생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등학생도 등급이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냥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바보’ 소리 듣고 다니게 될 겁니다. 돈 많은 집 아이들은 특별 고등학생, 서민 아이들은 따라지 고등학생이 되는 겁니다.

며칠 전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어떤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촌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부모들은 촌지를 바치는 것 같은데, 자기는 안 바쳐서 그런지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던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자리 배치였습니다. 자기 아이 책상 하나만 교실의 창 쪽으로 따로 떼어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걸 찍은 사진도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어떤 의도에서 그랬는지 내막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학부모가 오해했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그날 집에 와서 우리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아이가 하는 말이 기가 막힙니다.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래요? 우리 때는 책상을 아예 복도에 내놓고 수업 받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듣고 보니 그랬습니다. 그때 제 머리에는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한복음서 15:18). 요즘에 이런 저런 식으로 미움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에게 미움 받는 것이야 자기 책임이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 사회의 미움을 받는 게 문제지요. 미움 받는 이유야 뻔하지 않습니까? 돈이 없어서 미움을 받는 것이지요. 돈만 있어 보세요. 어디를 가든 대접을 잘 받습니다. 알렉산드르 푸슈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1799.6.6~1837.2.10)이라는 러시아 시인이 이런 말을 한 것 잘 아시지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이 시의 내용을 조금 더 보겠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슬픈 날에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만다.

현재는 한없이 우울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은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것.
세상 일은 다 사라지게 되어 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지나가버린 것이 오히려
그리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때, 돈이 없어서 괴로움을 당할 때, 가난해서 푸대접을 받을 때, 슬퍼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무작정 슬퍼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슬퍼하면 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기기 위해서, 슬퍼하지 말고 희망을 키우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희망이 있다. 비록 개라고 하더라도, 살아 있으면 죽은 사자보다 낫다”(전도서 9:4).

■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다시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봅시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한복음서 15:18).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거든 먼저 예수님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왜 예수님을 생각해야 합니까? 아까 선생님이 책상을 따로 떨어뜨려놓은 어린이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그 어린이나 부모도, 책상을 복도에다 두고 수업을 받은 아이를 생각한다면 일단은 화가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 ‘어, 나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네!’ 이런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겁니다. ‘네가 세상으로부터 미움 받고 있어? 그럼 나를 생각해 봐. 나는 너보다 훨씬 더 심하게 미움을 받았어.’ 사실 예수님보다 미움 받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바른 세상을 만들어보려고 하다가,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보려고 하다가, 얼마나 심하게 미움을 받으셨습니까? 얼마나 큰 박해를 받으셨습니까? 우리가 미움 받는 것은 예수님에 비하면 그야말로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기지요. 공자님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공자님 말씀 하나를 봅시다.

공자님께서 ‘선자호지 불선자오지’(善者好之 不善者惡之)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세상에서 미움 받지 못하는 사람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선한 사람들로부터는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미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지요. 선하지 못한 사람이 어떤 사람을 좋아합니까?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겠지요. 그런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나도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여 있다면, 세상이 너희를 자기 것으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으므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요한복음서 15:19). 그러니까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는 소속이 다른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부자나라를 만들려고 기를 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도 대접 받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부자 나라 프로젝트’를 위해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벼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나라 프로젝트’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한 가지만 더 하고 오늘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어느 날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인에게 명령했습니다. “나를 위하여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어라.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치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기도록 해라. 또한 그 글귀는 내가 큰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함께 줄 수 있는 글귀여야 한다.” 세공인은 왕의 명령대로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거기에 어떤 글귀를 써넣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지혜롭다고 소문이 난 솔로몬 왕자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왕자님, 임금님의 큰 기쁨을 절제하게 하는 동시에 크게 절망했을 때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솔로몬이 말했습니다. “이 글귀를 넣으십시오.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승리에 도취한 순간에 임금님이 그 글을 보시면 자만심 곧 가라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임금님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 글을 보시게 되면 이내 큰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 www.prokgb.org 기장게시판.

■ 맺는 말씀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하더라도 슬퍼하지 마십시오. 세상이 여러분을 괴롭히더라도 마음 아파하지 마십시오. 곧 지나갈 것입니다. 그런 때는 오히려 기뻐하며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하거든 예수님을 생각하십시오. 예수님은 여러분보다 훨씬 더 심하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셨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기도합시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꿈꾸셨던 하나님의 나라,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우리 앞에 활짝 열릴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께서 “세상에서 가려 뽑아낸” 분들입니다. 힘을 내십시오.
922 예수님처럼
921 완전한 용서
920 지켜보시는 하나님
919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918 "따로 외딴 곳으로 와서 좀 쉬어라!"
917 몸으로 담 허물기
916 예수님의 동지가 되십시오!
915 예수님과 사귀십시오!
914 "새 포도주는 새 가죽부대에!"
913 좋은 직업 찾기
912 희망 있는 사람이란?
911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휴식
910 어버이 바울
909 척척 이루어지는 계획 세우기
908 세 가지 복
907 혁명
906 이제 다시 시작이다!
»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904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903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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