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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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무엘기상 16:6-10 
설교일 2013-10-2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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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님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다음으로 이새가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번에는 이새가 삼마를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님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소” 하고 말하였다.

<사무엘기상 16:6-10>


■ 들어가는 이야기

시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도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 수고로부터 비롯되는 육체적, 정신적 압박을 모두 벗어버리고 하늘의 신령한 은혜만 가득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종교개혁 기념주일입니다.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교회 개혁의 깃발을 든 것이 1517년 10월 31일이니까 올해가 496주년이 됩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고, 권력이 커지면 부패가 따르기 마련인데, 종교개혁은 루터 시대까지 천 년 동안이나 이어져오던 교회의 위세가 한풀 꺾이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개혁이란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작업이지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잘못된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 오늘은 외모지상주의의 병폐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 이새의 아들들

오늘 구약성경 본문에 나오는 말씀은, 예언자 사무엘이 왕을 뽑는 이야기입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베들레헴에 가서 이새라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서 왕을 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무엘은 이새의 아들 일곱을 차례대로 불러서 면접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엘리압의 차례였습니다. 이 사람을 보고 사무엘은 한눈에 그를 찍었습니다. ‘그래 맞아, 이 사람이야!’ 그러나 그 순간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습니다. “아니야. 너는 그 사람이 키가 크고 얼굴이 잘 생겼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겉모습만 보아서는 안 돼.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 않아. 사람은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지만, 나는 중심을 봐.” 둘째 아들 아비나답도 떨어졌고, 셋째 아들 삼마도 떨어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새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지만, 사무엘은 모두 고개를 저었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물었습니다.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이새가 대답했습니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워낙 신통치 않은 놈이라서…. 지금 그 아이는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은, 얼른 사람을 보내서 그 아이를 데려오라고 일렀습니다. 다윗이 들어오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그를 지명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뽑혔습니다. ― 2009.11.1.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메리 셸리라는 사람이 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8세기의 작품입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영화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사람인데 매우 영특한 과학도였습니다. 이 사람이 오랜 연구 끝에 생명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생명체는 사람과 비슷했지만 만든 사람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몰라도 외모가 아주 흉측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괴물이라고 불립니다. 괴물은 인간 세상에 적응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사람의 언어도 배웠고 책도 여러 권 읽었습니다. 사람 사는 원리도 습득했습니다. 작품에서 괴물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은 부와 신분이 높은 순수한 혈통 중 하나만 지녀도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어느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랑자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선택받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질 거요!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나의 출생과 창조자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지만 내게는 돈도 친구도 재산 따위도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소. 게다가 나는 소름끼치도록 흉측하고 역겨운 모습을 하고 있었소.” ― 메리 셸리(임종기 역), ≪프랑켄슈타인≫((주)문예출판사, 2008), 241쪽. 외모가 흉측했기 때문에 이 생명체는 어디서든 사람과 어울릴 수가 없었습니다.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괴물은, 그래도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매우 인자하고 인간성 좋은 한 가족에게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몽둥이찜질만 당하고 쫓겨나는 것이었습니다.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 하나님의 판단

지난봄에 제가 노회장이 되니까, 여기저기서 사진 보내달라는 곳이 꽤 있었습니다. 찾아보니까 스냅사진들은 몇 개 있는데, 양복을 차려 입고 정면으로 찍은 사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의 10년 만에 사진관엘 갔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관 사장님이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더니 제가 보는 앞에서 포토샵 작업을 하더군요. 10분도 안 걸려서 작업을 마쳤는데, 결과물을 보니, 얼굴형도 살짝 갸름하게 했고, 피부도 그야말로 ‘오빠 피부’로 만들었고, 없는 머리숱도 무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전혀 딴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이 사진 그대로 쓸 수는 없겠다 싶어서 파일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역시 포토샵을 켜서 복구 작업을 했습니다. 반쯤은 되돌린 것 같은데, 그래도 딴 사람인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걸 보면서 언뜻 든 생각이, ‘아, 성형외과에 가면 사진이 아니라 실물을 이렇게 뜯어고쳐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외모를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 사정을 살펴보면, 그런 나라들에서는 이력서에 사진 붙이는 자리가 아예 없습니다. 일하는 사람을 뽑는데 사진이 왜 필요한가, 이것이지요. 지금까지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도 선진국들 따라가는 사례가 많으니까, 아마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뀔 날이 올 겁니다.

■ 맺는 이야기

세월이 갈수록 풍조도 변하고 유행도 바뀝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변함이 없으십니다. 그 가운데 하나, 불변의 원칙이 ‘하나님은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세상에서 둘도 없이 멋집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도 그럴 것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은 얼굴 때문이 아니라 여러분이 가진 아름다운 믿음 덕분에 하나님께나 사람에게나 귀히 여김을 받는 주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917 원수 다루기
916 사랑을 위해서라면
915 낮술에 취하다!
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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