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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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02-23 16: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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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3:1-5 
설교일 2014-02-23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바로 그 때에 몇몇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해서 그 피를 그들이 바치려던 희생제물에 섞었다는 사실을 예수께 일러드렸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런 변을 당했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에 있는 탑이 무너져서 치여 죽은 열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누가복음서 13:1-5>


■ 들어가는 이야기

벌써 2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달이 좀 짧기는 하지만 한 달 동안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새해 두 번째 달을 마무리하면서, 오늘도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한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 모두에게, 성령님께서 놀라운 기운으로 큰 힘을 주시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천 년 전의 사건들

요즘의 세상을 일컬어서 ‘정보의 홍수시대’ 또는 ‘뉴스의 홍수시대’라라고 합니다. 각 포털사이트마다 ‘뉴스속보’라는 메뉴가 있는데, 잠시만 쳐다보고 있어도 실시간으로 어마어마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뉴스를 전하는 매체들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사건들이 그만큼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도 되겠지요. 옛날에는 인구도 적고 사는 방식들이 다들 비슷비슷해서 요즘처럼 뉴스거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하나 생기면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가서 조금만 지나면 온 동네사람들이 다 알게 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뉴스들은 엄청나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한 일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사들이, 자기들에게 불리한 소식들은 아예 빼버리거나 그냥 단신으로 처리해버리고 말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면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사람들이 우리보다 정보를 더 많이, 더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계실 때에, 사람들이 예수님께 뉴스를 하나 전했습니다. 당시 로마 총독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에 나와 있던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빌라도는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피를 받아서 제사 지내는 데에 썼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뉴스였습니다.

■ “남의 일이니까”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런 변을 당했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누가복음서 13:2-3).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시사평론가도 할 수 없는, 아주 명쾌한 평을 내놓으셨습니다. 이 뉴스의 팩트(fact)는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빌라도가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그냥’ 잡아다가 죽였겠습니까? 아무리 폭군이라고 하더라도 명분 없이 사람을 잡아 죽이지는 않습니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도 다 이유는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죽인 나쁜 족속들이고, 고리대금업이나 하는 고약한 사람들이니까 게르만족과 피가 섞이면 안 된다, 그래서 그런 겁니다. 독재자들이 사람들을 죽일 때는 그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박정희나 전두환이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 죽일 때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없으면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부림사건 피해자들이 재심을 요청해서 무죄를 선고받았지요. 23년 만의 일입니다. 이른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간첩사건도 38년 만에 무죄인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독재자에게 쓴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잡아서 손을 보아야 하는데, 그냥 잡아가면 안 되니까 간첩 누명을 씌운 것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학살당한 것도 뭔가 이유는 있었겠지요. 이 일에 대해서 예수님은, 그 사람들이 그런 변을 당한 것이 너희보다 죄가 커서 그랬겠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우리가 회개하지 않으면, 깨어 있지 않으면 우리도 그렇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예수님의 답입니다.

■ “설마”

이 말씀을 하시면서, 예수님은 내친김에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논평을 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의 실로암에 있는 탑이 무너져서 열여덟 사람이나 깔려 죽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사고들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10년쯤 전인가요? 성탄절 즈음에 동남아에서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서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요. 그때 어떤 미친 목사가, 그 사람들이 예수 안 믿어서 그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사고들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분명합니다. “실로암에 있는 탑이 무너져서 치여 죽은 열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누가복음서 13:4-5).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학살당한 일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사건에 대해서도 똑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5). 여기서 주목해야 할 곳은 이 대목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너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죽는다!’가 아닙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갈릴리 학살사건에 대해서 말하자면, 너희가 독재시스템을 방치하면 너희 모두 망할 것이다, 그런 말입니다. 탑이 무너진 사건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가 안전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어디서 그런 사고가 또 터질지 모른다, 나라 전체가 망한다, 그런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오늘 누가복음서 말씀에서 예수님은 두 가지 사건에 대해서 교훈을 주셨습니다. 하나는 갈릴리 사람들이 학살당한 일인데, 이건 공안(公安)사건입니다. 독재자가 제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을 잡아 죽인 사건이지요. 또 하나의 사건은 실로암 탑이 무너진 일인데, 이건 일반사건입니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사건은 지금 우리에게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한창 시끄러운데, 이것은 공안사건입니다. 우리 정부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정황이 점점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개하지 않으면 누가 당할지 모릅니다. 또 지난주에 경주에서 강당이 무너져서 열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꽃다운 목숨을 잃었지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건 일반사건입니다. ‘설마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겠어?’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당할 수 있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도 중요하고 유명인들의 동향도 관심거리이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예수님의 제자들이라면 이런 사건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우리가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라도 깨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 2014.2.23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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