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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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고린도전서 15:19-22 
설교일 2014-04-20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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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 세상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잠든 사람들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죽음이 들어왔으니, 또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죽은 사람의 부활도 옵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5:19-22>


■ 들어가는 이야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기쁜 날입니다. 그러나 이 좋은 날, 우리 온 국민은 비통(悲痛)에 젖어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서 수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아직 어두운 바다 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당국에서는 변변히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는 하나님께서 큰 위로의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바라고, 아직 희망을 끈을 잡고 있는 이들에게는 성령님께서 한 줄기 큰 빛을 내려주시기를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 악몽의 아침

지난 16일, 수요일 아침이었지요.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세월 호 여객선 안으로 아침 햇살이 가득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승객들은 간밤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도 수백 명 있었습니다. 배는 전라남도 진도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배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맞이한 것처럼 처참하고 참담한 것입니다. 그러나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침착하게 제대로 조치만 했더라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는 했겠지만, 그리고 몇 사람이 다치기는 했을지 모르지만, 한 사람도 생명을 잃어버리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신고부터 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런데 선장은 거기서 시간을 끌고 말았습니다. 문제를 발견한 즉시 신고를 했으면, 거기가 육지에서 먼 곳이 아니기 때문에 30분이나 길어도 한 시간 안으로는 헬기와 구조선들이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수십 척의 배들이 몰려와 있는 가운데서 세월 호가 가라앉지 않았습니까? 신고를 한 다음 바로 방송을 해서 전 승객에게 구명조끼를 입게 하고 배에 준비되어 있던 구명보트들을 내려서 차례로 태웠어야 했습니다. 구명보트가 모자란다면 건강한 사람은 구명조끼만 입은 채로 그냥 바다로 뛰어내리게 했어야 합니다. 승객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이어서 승무원들이 대피하고, 맨 마지막으로 선장이 배를 버렸어야 했습니다.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이렇게만 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게 했습니까? 승객들은 선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해놓고는 선장만 도망을 가버렸지요. (사실 이건 비정규직 선장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바울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세상이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이 누굽니까? 아담이지요. 아담 한 사람이 죄를 지음으로 말미암아 죄가 이 땅에 들어왔고, 그 죄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게 했고, 그 결과 세상은 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울의 독특한 철학입니다. 한 사람 때문에 세상 전체가 화를 입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걸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같은 원리로, 똘똘한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으로 말미암아 세상이 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뒤에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을 망하게 하는 키잡이는 아담이었는데, 세상을 살리는 키잡이는 예수였다, 이겁니다. 아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지만, 예수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구원이 세상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담은 죄를 몰고 온 사람이지만, 예수님은 생명을 몰고 오신 분입니다. 아담은 죽음을 몰고 온 사람이지만, 예수님은 부활을 몰고 오신 분입니다. 두 사람도 아니고 ‘한 사람’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세월 호 선장 한 사람이 제대로 처신을 했더라면 거기 타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살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의 판단착오로 엄청난 참극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선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방송이 나올 때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을 독려했습니다. 내가 책임질 테니 여기 있지 말고 어서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결과 그 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 선생님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여러 학생들이 목숨을 구했지만,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 대한민국의 축소판 세월 호

우리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조직은 세월 호와 같습니다. 먼저, 여러분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식들 내팽개쳐 두고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가장은 안 계시겠지요? 그렇다면 건강한 가정입니다. 그래서 가정이 가장 이상적인 사회조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기초조직이지요. 우리가 교회를 일컬어서 작은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지요. 교회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 아닙니까?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사람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시키신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예수님께서 키를 잡고 계시는 한 교회는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요 피난처입니다. 최근 들어 교회도 기업화가 되어가는 까닭에 교회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만,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예수님이 주인인 교회라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해 봅시다. 이 어마어마한 조직은 확대된 세월 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거대한 배를 몰고 가는 지도자들이 오로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 같아 보입니까? 이번 세월 호 사고 처리과정을 볼 때 대한민국 정부가 잘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탑승자가 몇 명이었는지 그것도 못 세고 있었습니다. 생존자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고대책 기구도 중구난방입니다. 구조현장에서도 전혀 손발이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사고현장에 다녀갔지만 인명구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처과정에서 곳곳에서 거짓말이 들통 나고 있습니다. 총체적 난맥상입니다. 그 누구 하나 사건을 직시하고 야무지게 처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이런 위험한 배에 함께 타고 있습니다. 저렇게 엉터리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생명과 미래를 맡겨두고 있습니다.

■ 맺는 이야기

어쨌든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조만간 급격하게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 속 어디에선가 생명이 구출되었다는 소식을 간절히, 또 간절히 듣고 싶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가버렸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의지하고 기대할 말씀은 오직 이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고린도전서 15:22). 생사를 알 수 없던 모든 사람이 지난 수요일 아침의 모습으로 살아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부활한 모습으로 언젠가는 살아 돌아오게 되겠지요. 이 아픔 속에서도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큰 소망을 주시기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진심으로 빕니다.

(※ 2014.4.20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대독: 손춘자 집사.)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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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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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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