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요한복음서 20:19-23 
설교일 2014-05-0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210620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그 날, 곧 주간의 첫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와서, 그들 가운데로 들어서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말을 하셨다.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보고 기뻐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에,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고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 죄가 용서될 것이요, 용서해 주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한복음서 20:19-23>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어린이주일입니다. 마음껏 어린이들을 축복하고 함께 기뻐해야 할 날이지만, 올해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백 명의 꽃다운 생명을 잃은 마당인지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은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믿음 안에서 어린이들을 잘 양육하고 계시는 부모 여러분, 그리고 부모로부터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아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 잘 자라고 있는 어린이 여러분, 또한 어린이 시절을 잘 통과하여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충만하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어린이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들은, 아니 아이들이 얼마나 잘 싸우는데, 그런 말을 하느냐, 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많이 싸우지요. 그러나 아이들의 싸움과 어른들의 싸움은 차원이 다릅니다. 아이들의 싸움은 그저 단순한 토닥거림일 뿐이지만, 어른들의 싸움은 무섭습니다. 치졸합니다. 잔인합니다. 아이들은 여리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그렇게 싸울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는 아이들처럼 되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신 겁니다. 지금이 5월이니까 다음 달이면 6.25 전쟁 64주년이 됩니다. 우리는 보통 그 당시 전쟁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남쪽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때 상황을 조금만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1949년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이승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국군의 북진을 희망하고 있다.” 그해 2월 7일 국회 연설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북한을 평화적으로 병합할 수 없다면 국군이 반드시 북한에 진격할 것이다.” 1949년 7월 17일 신성보 국방부장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국군은 대통령의 진격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평양, 아니 원산을 하루 이내에 점령할 수 있는 자신과 실력이 있다.” 1949년 10월 7일 이승만은 UP통신 부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국군의 훈련은 착착 성과를 올리고 있다. 개전(開戰)되면 3일 이내에 평양을 점령할 수 있다.” 그밖에도 ‘전쟁불사’를 암시하는 말들이 많았지만, 1950년 신년사에서 이승만은 또 불길한 말을 합니다. “새해에는 거국적으로 실지회복에 노력할 때이다. …국제정세의 변화에 비추어보아 새해에는 우리 자신의 실력으로 통일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 “성령을 받아라!”

예나 지금이나 틈만 나면 ‘국가안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안보는 정말 중요하지요. 그런데 말로만 떠든다고 안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승만 보세요. 당장에라도 북진을 해서 무력으로 통일을 이룰 것처럼 떠들었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UN군이 참전하기 전까지는 참담하게 당했지 않습니까? 그렇게 입만 살아서 떠들어놓고는 자기는 시민들 몰래 서울을 빠져나가고 한강다리까지 폭파시켜버렸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평화는 말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화에 대한 정의(定義)가 많지만, 제가 본 것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황대권 선생의 말입니다. 이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 황대권, ≪야생초 편지≫(도서출판 도솔, 2002), 235쪽. 그러면 어떻게 하면 평화가 오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 살펴봅시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당시 제자들은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로 스르륵 들어오셨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게 “샬롬!”인데, 번역해놓고 보니까 거창합니다만, 우리말로 하자면 “안녕!” 정도의 말입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예수님은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 다음 말씀이 중요합니다. “성령을 받아라!”(22).

■ “너희를 보낸다!”

평화는 사람의 힘으로 오지 않습니다.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공이 생기고, 평화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됩니다. 마더 테레사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언젠가 정신병에 걸린 여성 환자가 자기 방에서 나와 큰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수녀들은 그 환자가 마더 테레사에게 덤벼들지 않을까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성경에도 있지만,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려 있으면 괴력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수녀들이 환자를 꼭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더 테레사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여자에게 다가가서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사랑과 연민을 표현했습니다. 테레사가 그 여자의 튼튼한 어깨에 연약한 손을 얹자 그 사람은 순한 양처럼 조용해지더니 미소를 지었습니다. ― T.T. 문다켈(황애경 역), ≪소박한 기적≫(위즈덤하우스, 2005), 169쪽. 대단한 내공 아닙니까? 제가 ‘내공’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이것은 성령의 능력입니다. 완력으로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닙니다.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는 것은 나와 상대를 둘 다 죽이는 일입니다. 성령이 사랑을 만들어냅니다. 그 사랑이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냅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미소를 만들어냅니다. 그 미소가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제 힘으로 혼란을 중지시키고 평화를 만들어보겠다고 애쓰지만, 그건 한계가 있습니다. 잠언 18:14입니다. “사람이 정신으로 병을 이길 수 있다지만, 그 정신이 꺾인다면, 누가 그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 병도 그렇지만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정신으로 평화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그 정신이 꺾인다면 어떻게 평화를 만들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도 성령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신 다음에야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 맺는 이야기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가 절실합니다. 세월 호 참사로 생때같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가족을 잃어버린 수많은 사람들, 이게 남의 일이 아니기에 함께 아파하며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들, 그리고 저와 여러분도 예외는 아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으로부터 성령을 충만히 받아서,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평화의 기운을 세상 구석구석 퍼지게 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2014.5.4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917 원수 다루기
916 사랑을 위해서라면
915 낮술에 취하다!
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