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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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6:8 
설교일 2014-11-0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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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 때에 나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내가 아뢰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이사야서 6:8>


■ 들어가는 이야기

이번 주 금요일, 이달 7일이 입동(立冬)입니다. 얼마 전까지 여름이었는데 벌써 겨울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올해도 딱 두 달 남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 성령님께서 여러분의 가정에, 일터에, 정말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일들을 만들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주전 8세기 예언자인 이사야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고 합니다.

■ 질문

예언자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대의 이스라엘은 남쪽 유다와 북쪽 이스라엘로 분단되어 있었습니다. 이사야는 남 왕국 유다에서 예언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남 왕국의 왕은 웃시야였는데, 웃시야 왕 시절에 유다는 경제적, 군사적 발전의 최고봉에 도달했습니다. 그는 군 장비를 현대화시켰으며, 블레셋을 평정하여 남북을 연결하는 국제통상 도로를 장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라비아까지 무역을 확장하고 엘랏 항구까지 무역 도로를 개척했으며, 농업을 발전시키는 등 대과업을 성취하였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경제성장을 이룬 능력 있는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웃시야가 나라경제는 성장시켰는지 모르지만, 서민경제는 ‘꽝’이었습니다. 성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인데, 당시 유다는 권력자의 나라, 부자의 나라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생각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생각 없이 살기는 오늘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 않습니까? 여기에는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취지는 모든 학생들이 밥 먹는 데에 있어서만큼은 평등하게 대접을 받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 뉴스를 보니까 시험성적 순서대로 밥 먹는 순서를 정하는 학교가 많답니다. 고등학교도 아니고 중학교도 아니고 초등학교에서 말이지요.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래서는 안 되지만, 초등학교에서 이러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등수 자체를 못 내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걸 가지고 밥 먹는 데서 차별을 가하는 것입니다. 이게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 상품으로 전락되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사야 시대에도 그런 풍조가 만연했습니다. 이사야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거기서 이사야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때 이사야 앞에서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이사야서 6:8).

■ 응답

웃시야 왕이 죽음으로써 유다는 새로운 정치적 위기에 직면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근동 지역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앗시리아였는데,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앗시리아의 티글랏 필레셀 왕이 이스라엘의 북쪽 나라인 시리아를 치며 남진정책을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앗시리아를 욕하기 전에, 일이 이렇게까지 된 원인을 안에서 찾았습니다.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은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우리’ 중에서도 지도자들과 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 곧 하나님의 정의에는 귀를 막고 자기들 배불리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당연히 빈부의 격차가 커졌겠지요. 그러면 백성의 불만도 거세집니다. 각 계층의 사람들이 딴생각을 하고 있으면 국방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자, 여기서 우리가 유심히 볼 게 있습니다. 지금 우리도 그런 잘못을 범합니다만, 같은 공동체 안에서도 손가락을 밖으로 향하게 하면 안 됩니다. 이사야가 지도자들과 부자들의 잘못을 지적했는데, 이것은 그가 남의 탓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사야가 누굽니까? 그는 예루살렘 귀족 출신이었습니다. 당시의 국가 위기에서 이사야는 그 원인을 유다 안에서 찾았고, 유다 안에서도 부자들과 지도자들에게서 찾았는데, 자기가 바로 그 ‘지도자’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아하, 이건 바로 우리 책임이로구나!” 그래서 이사야는 어떻게 했습니까? 웃시야, 요담, 아하스, 히스기야, 이 네 왕의 통치기간에 예언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굵은 베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베옷은 회개할 때 입는 옷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한 겁니다. 얼마나 멋진 인물입니까? 이사야는 문제가 어디서 생겼는지, 원인분석을 정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남을 향해서 욕만 한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나셨습니다.

■ 변화

우리나라가 OECD 나라들 가운데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인구에 대비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는 뜻이지요. 10년 넘게 이러고 있습니다. 하루에 40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분들의 사연을 일일이 말하려면 끝도 없겠습니다만, 어제 이런 뉴스가 있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주택에 세 살던 최아무개 씨(68세)가 지난 29일 오전 10시쯤에 자신의 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분은 독신으로 살면서 공사장에서 일해서 생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연세 높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지난여름 어머니가 세상을 뜬 뒤로 손에서 일을 놓았습니다. 슬픔이 커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체력이 떨어질 때가 돼서이기도 했겠지요. 이분은 테이블 위에다가 돈 10만원을 봉투에 넣어서 놓아두었습니다. 봉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 개의치 마시고.” 누군가가 자신의 시신을 수습하러 오게 되면 밥값이나 하라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그밖에도 그는 현금 176만 원을 빳빳한 신권으로 남겼습니다. 거기에 각종 공과금 고지서가 함께 들어있었다니까, 죽으면서까지 남에게 신세를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겠지요. 공과금 내고 남는 돈 100만원은 장례비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기가 살던 집이 팔려서 이사를 해야 하는데, 옮겨갈 집이 마땅하지 않아서 자살을 택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것이 경찰의 추정입니다(2014.10.31. 연합뉴스). 이 기사를 보고 어떤 사람이 ‘베컴’이라는 닉네임으로 댓글을 단 것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아이들한테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가르치지 말고, 공부 많이 해서 저런 사람을 도우라고 가르쳐라. 알겠냐? 이기적인 부모들아!” 사실, 저런 사람을 도우라는 표현보다는, 저런 사람이 안 생기는 사회를 만들라는 표현이 더 나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참 아픈 지적입니다.

■ 맺는 이야기

돈 있으면 천국이고 돈 없으면 지옥인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돈이 벌린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는데, 그것도 안 됩니다. 최저임금 받아봐야 밥 먹고 살기 바쁠 뿐, 주거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모 잘 만나 금 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는 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질문하십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이 질문에 대해서 이사야처럼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라고 대답하고 나서서, 이 땅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 2014.11.2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917 원수 다루기
916 사랑을 위해서라면
915 낮술에 취하다!
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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