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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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11-09 14: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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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40:12-14 
설교일 2014-11-09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누가 바닷물을 손바닥으로 떠서 헤아려 보았으며,
뼘으로 하늘을 재어 보았느냐?
누가 온 땅의 티끌을 되로 되어 보고,
산들을 어깨 저울로 달아 보고,
언덕들을 손저울로 달아 보았느냐?

누가 주님의 영을 헤아릴 수 있겠으며,
주님의 조언자가 되어 그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
그가 누구와 의논하시는가?
누가 그를 깨우쳐 드리며,
공평의 도리를 가르쳐 드리는가?
누가 그에게 지식을 가르쳐 드리며,
슬기로운 처세술을 가르쳐 드리는가?

<이사야서 40:12-14>


■ 들어가는 이야기

거리마다 낙엽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한편 서글픈 마음도 들지만, 떨어질 건 제때 떨어져주어야 새로운 것이 등장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시점에서 무슨 일에 실패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여러분의 삶도 신진대사가 잘 되는 건강한 모습으로 이어져나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렇게 이끌어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지요. 오늘은 우리가 믿는 이런 ‘하나님’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 하나님이 뭐 그래?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우주를 주관하시고 여러분의 삶을 인도하신다고 믿으십니까? 아마 그러하시겠지요. 그런데 세상에는 “하나님이 뭐 그래?” 하면서 하나님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님이 계시다면 세상이 왜 이래?” “하나님이 계시는데 내 삶은 왜 이 모양이야?”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님이 내 기도를 안 들어주신다는 불평이겠지요. 그것은 오해입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깁니까? 우리가 기도를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도를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오류입니다. 하나님께 능치 못한 일이 없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는 것이지, 내 기도가 전능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서 바울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도 드뭅니다. 바울은 자기 안에 가시를 하나 가졌다고 했습니다. 가시가 자꾸 찌르니까 바울은 그 가시를 좀 치워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전능하다면 가시가 없어져야 될 텐데,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그래, 네 가시가 이제 없어졌다!”가 아니라,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였습니다. 그만하면 됐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진실은,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내 기도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 한태동, ≪기독교문화사≫(연세대학교 출판부, 2003), 238-239쪽. 하나님은 너무나도 크신 분이기 때문에 사람의 머리로 그 뜻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 크신 하나님

노자의 도덕경 45장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크게 이루어진 일은 [뭔가] 모자란 듯 보이지만, [이사람 저사람 다] 이용해도 틀어지지 않는다. 가득 차 있는 것은 [어딘가] 덜 찬 듯이 보이지만, [이사람 저사람 다] 퍼다 써도 마르지 않는다.” ―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대성약결 기용불폐 대영약충 기용불궁).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백두산인데, 여러분, 백두산에 가보셨습니까? 유명하기는 하지만, 실제 가보면 별거 없을 겁니다. 그냥 산이겠지요. 그렇지만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백두산을 찾고 있고, 그 산에 기대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수를 셀 수 없을 텐데, 백두산이 낡아서 닳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습니까? 바다에는 다 가보셨지요. 바다가 넘칠 것 같습디까?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바다는 넘치지 않습니다. 옛날에 바닷가에서 바가지를 들고 바닷물을 퍼내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바닷물이 도대체 몇 바가지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는데, 그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군대가 달려들어서 펴내도 바다는 마르지 않습니다. 노자 말씀이 이겁니다. 어지간히 큰 것은 모르지만 진짜 엄청나게 큰 것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어지간히 차 있는 것은 모르지만 진짜 엄청나게 크게 차 있는 것은 덜 찬 듯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하나님이 꼭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산속도 다 모르면서, 우리 곁에 있는 바다 밑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사야는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인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에게는 뭇 나라가, 고작해야, 두레박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 물이나, 저울 위의 티끌과 같을 뿐이다. 섬들도 먼지를 들어 올리듯 가볍게 들어 올리신다”(이사야서 40:15). 하나님에 대해서는 비교불가, 반박불가입니다.

■ 크신 분께 다가가는 자세

하나님의 아드님이 예수님이지요.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모습을 봐도 그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생전에 많은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번의 기적도 행하지 않으셨습니다. 40일 동안이나 금식을 하신 후 얼마나 시장하셨겠습니까? 그런데도 그때 예수님은 돌로 떡 만들기를 거부하셨습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할 즈음, 원수들로부터 온갖 모욕을 받으셨지만, 그는 십자가에서 뛰어내리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괴로워할 때 아낌없이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말씀 듣느라고 시장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측은히 여기셨습니다. ― 전대환, 「오병이어」 중.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육원 편, ≪새롭게 하옵소서(1-6월)≫(한신대학교 출판부, 1996), 15쪽. 종교에서 기적의 요소가 빠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적을 무슨 눈요기 감으로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성경에 나오는 기적은 언제나 억압 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등 약자들을 구하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겠습니까?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하시니까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겠습니까? 그건 또 아닙니다. 이루어주시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지만, 기도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기도란 하늘 꼭대기에 있는 종을 땅에서 울려 하나님께 듣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힘 들이지 않고 적당히 당겨서는 종이 울리지 않습니다. 한두 번 당겨보고 응답이 없으면 포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 기도의 사람은 전심전력을 다해 쉬지 않고 종의 줄을 잡아당깁니다. ― 스펄전 목사의 말. 장태원 편, ≪유머와 지혜≫(도서출판 Grace Top, 1997), 43쪽.

■ 맺는 이야기

하느님은 귀가 어두운 분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을 못 알아보시는 분도 아닙니다. 오래 기도해야 들으시는 분도 아닙니다. 떼를 써야 들어주시는 분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기도하는 사람이이 얼마나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공익’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그것은 살피십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사람을 차별하는 일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어나가시는 데 방해되는 일이 아니라면, 우리의 기도가 사사로운 것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들어주십니다. 아무쪼록 우리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기도를 들으시고 많이많이 응답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4.11.9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917 원수 다루기
916 사랑을 위해서라면
915 낮술에 취하다!
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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