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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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12-07 14: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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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도행전 3:6-8 
설교일 2014-12-0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대림절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베드로가 말하기를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하고,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는 즉시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서, 벌떡 일어나서 걸었다. 그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갔다.

<사도행전 3:6-8>


■ 들어가는 이야기

올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왰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냉랭하고 날이 아무리 추워도, 주님과 동행하는 여러분은 영혼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따뜻해지고, 거기에다가 몸까지 성령 안에서 따뜻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 함께 나눌 이야기는 8년 전인 2006년 12월 3일 주일에 한 번 다루었던 주제인데,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 성전에서 일어난 일

오늘 대림절 촛불 두 개가 켜졌으니까, 곧 성탄절입니다. 성탄절이 되면 이른바 ‘불우이웃 돕기’라는 것을 많이 하지요. 그런데 저는 이 말이 썩 좋게 들리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우리가 도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할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16:11 말씀입니다.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그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그 곳에서, 당신들과 당신들의 아들과 딸과 남종과 여종과, 성 안에서 같이 사는 레위 사람과 떠돌이와 고아와 과부까지도 함께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해야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이른바 ‘불우이웃’은 떠돌이와 고아와 과부와 레위인입니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에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라고 했습니까? 입다 남은 옷을 갖다 주고, 먹다 남은 음식을 갖다 주라고 했습니까? 아닙니다. “함께” 주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라고 했습니다. 이 명령을 실천하는 장면이 사도행전에 나옵니다. 성전 미문의 앉은뱅이가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 말씀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앞뒤 다 빼버리고, 베드로가 기적을 일으켜 앉은뱅이를 일으켰다, 이것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베드로가 기적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으키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강조점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밑줄을 좍 긋고 봐야 할 대복은 ‘그가 일어나서 걸었다’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갔다!’입니다. 앉은뱅이는 평소에 성전에 들어갈 꿈도 못 꿨습니다. 누가 업어다가 거기에 앉혀주면 종일 손을 벌리고 구걸하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서 하나님을 찬양했다고 했습니다. 앉은뱅이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기적입니다. 전에는 사람들 틈에 끼지도 못하던 사람이 이제는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서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었다! 신명기의 율법을 성취하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 오늘날의 교회들

성전은 오늘날의 교회입니다. 21세기의 교회들은 하나님의 법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 하나님이 그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그 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고 있는가, 이 말씀을 생각하면 상당히 부끄럽습니다. 요즘 교회들을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과 상관없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것이고, 그들과 함께 사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이 땅의 하나님 나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살아서 열심히 기도해서 복 받고, 죽어서 천국에 가자, 이런 것을 ‘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래도 예수 흉내라도 내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예산에 구제비도 상당액 책정합니다. 예수님께서 심판하실 때 양과 염소의 무리로 나누고, 양의 무리를 칭찬하신다고 하니까, 열심히 남을 도우려고 하는 교회들입니다. 경로잔치도 열고, 무료 급식소 사업도 하고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도 합니다. 복지관을 운영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교회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지요.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칫하면 이런 교회들은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불우이웃’은 우리가 도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즐거워해야 할 ‘주체’라고 했지요. 옛날 우리나라에 ‘고려장’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이게 뭡니까? 부모는 늙어도 부모입니다. 끝까지 한 가족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고려장’은 부모를 ‘가족’이 아닌 ‘대상’으로 바꾸어버리는 것이지요. 산에다 모셔다 놓고 먹을 것만 갖다 드립니다. 당시도 다 이유야 있었겠지만, 결과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만들어놓고, 때때로 그들을 돕는 것, 이것도 ‘고려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같이 살기는 싫고, 그렇다고 모른 척하기도 양심에 걸리고, 그래서 나온 게 ‘고려장’ 아닙니까? 그렇다면 ▶교회의 셋째 유형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교회입니다.

■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교회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사도행전 3:6). 베드로에게는 돈이 없었습니다. 가진 것은 ‘나사렛 사람 예수의 이름’뿐이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성장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왜 교회가 커져야 하느냐 물어보면, 그래야 가난한 사람을 도울 것 아니냐, 그럽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교회 키워서 가난한 사람 도우라고 했습니까? 베드로가 그랬습니까? 바울이 그랬습니까? 성경에 그런 말씀은 없습니다. 베드로가 돈으로 이웃을 도왔습니까? 그는 ‘예수의 이름으로’ 지체장애인을 성전에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 때 그 걸인은 평생 꿈도 못 꾸던 경험을 한 겁니다.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했지요. 이것이 기적입니다. 요즘 교회의 문제가 그겁니다. 이른바 ‘불우이웃’이 함께 하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아요. 겉으로야 누구나 환영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현실이 그렇습니까? 다들 잘 차려 입고 와서는 재태크가 어떻고 아파트 값이 어떻고, 자동차가 어떻고… 순 그런 이야기만 하는데, 가난한 사람이 그 틈에서 어떻게 즐거워합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 교회는 복 받은 교회에요. 누가 오더라도 주눅 들 일이 없습니다. 함께 기뻐할 수 있습니다.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칠십이 넘은 할머니가 혼자서 어느 큰 교회에 열심히 다녔습니다. 젊어서 남편을 잃고 고생하면서 자녀들을 잘 키웠는데, 아들 며느리가 아직 예수를 믿지 않아요. 그래서 담임목사님에게, 우리 집에 오셔서 예배 좀 인도해달라고 부탁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바빠서 못 오시겠다고 그러더랍니다. 부목사님도 전도사님도 안 오시더랍니다. 정말 바빴겠지요. 그러나 만일 그 노인 집사님이 헌금 많이 내는 부자였다면 그래도 그분들이 그렇게 대했을까, 생각하면 그건 좀 마음에 걸립니다. 그분은 결국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 맺는 이야기

비록 여러분의 담임목사가 못나기는 했지만, 적어도 저는 여러분이 요청하신다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함께 기도합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 교회에 어떤 ‘불우이웃’이 온다고 하더라도 함께 기뻐하며 함께 예배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교회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비록 우리 교회가 ‘은과 금’이 없어서 돈으로 구제 사업을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예수님의 이름만은 확실하게 살아 있는 교회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셔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교회가 예수님의 이름이 더욱 빛나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2014.12.7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1. 20141209 N.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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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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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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