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15-04-12 13:58:13
0 1602
성서본문 요한복음서 9:1-3 
설교일 2015-04-1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예수께서 가시다가,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요한복음서 9:1-3>


■ 들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예배하는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충만하게 임하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우리는 인생여정에서,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들을 가끔 만납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우리는 ‘운명’(運命)이라고 부릅니다. 운명은 정말 바뀌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에 보면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이야기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 원인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그 당시에는 사람의 신체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그것은 이 사람 탓도 아니고, 그의 부모 탓도 아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그를 통해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부모의 죄 때문이다, 또는 본인이 죄 때문이다, 하는 식으로 간단명료하게 콕 찍어서 대답을 해주시면 좋을 텐데, 예수님은 그러시지 않았습니다. 그게 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단답형으로 딱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이나 요즘이나 사람들은 딱 떨어지는 대답 듣기를 좋아합니다.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서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이 대답은 명답 가운데서도 명답입니다. 우리에게도 ‘불행’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이 있습니다. 혹시 몸에 질병이나 장애가 있습니까?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지는 않았습니까? 체형이나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다고 느끼십니까? 또는 경제적으로 절대빈곤 상태에 있어서 답답하십니까? 이런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에 우리는 ‘팔자가 세다’ ‘인생이 꼬였다’ ‘가혹한 운명이다’ 같은 말을 합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며 탄식합니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따져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이 눈먼 사람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인생 스토리는 달라집니다. 더 이상 가혹한 운명은 없습니다.

■ 가능성

예수님께서 우리의 형편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그분은 분명히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얘야, 네가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그 상황이 온 것은 너 때문이 아니다. 네 부모 때문도 아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일 뿐이다. 그러니 너는 낙심하지 말고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시는지 두고 보아라.” 어느 산에 지혜로운 스님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스님의 말문을 막히게 만드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장난꾸러기 아이 하나가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이 새가 죽어 있습니까, 아니면 살아 있습니까?” 양자택일을 요구한 뒤에, 스님이 살아 있다고 말하면 새의 목을 졸라 죽여 버리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 보내려는 심산이었습니다. 아이는 ‘드디어 내가 스님을 이기는구나!’ 하면서 흐뭇해하는데, 스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꼬마는 새를 날려 보내면서 말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해서 이리도 지혜로우십니까?” 스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예전에는 나도 멍청한 아이였단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하다가 보니 이렇게 지혜가 생기더구나. 내가 보니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아이는 슬픈 기색으로 말했습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하더군요.” 스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아이의 손을 당겨서 잡았습니다. “얘야, 네 손바닥을 좀 펴 볼래?” 아이가 손을 펼쳤습니다. 손금이 보였습니다. “봐라. 이건 생명선, 이건 감정선, 이건 재물선이란다. 자, 이제 주먹을 꼭 쥐어보렴.” 아이는 주먹을 쥐고 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얘야, 너의 생명선, 감정선, 재물선이 어디에 있느냐?” “제 손 안에 있습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네 운명은 네 손 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란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네 운명을 맡기지 말거라.”

■ 실로암

그렇습니다. 저와 여러분의 운명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손 안에 있습니다. 그건 좋은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바꾸어낼 만큼 능력이 없지 않습니까? 모자라기 이를 데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거 낭패 아닙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낭패가 아닙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의 주인은 여러분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성경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지요.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요한복음서 9:3). 이렇게 말씀하신 뒤에, 예수님은 땅에 침을 뱉어서, 그것으로 진흙을 갠 다음 그의 눈에 발라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덕에 그의 인생은 완전히 새롭게 되었습니다.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진흙을 눈에 발랐더니 나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은 안 계시지요? 진흙반죽을 발랐든, 밀가루반죽을 발랐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그의 운명을 바꾸어주셨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눈을 뜨게 된 곳은 실로암 연못입니다. ‘실로암’은 ‘보냄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누가 보냈습니까? 예수님께서 보내셨지요. 왜 보내셨습니까? 거기서부터 바뀐 운명을 경험하라고 보내셨습니다. 오늘날 여러분과 저의 실로암은 어디입니까? 바로 하나님의 집, 교회입니다. 교회를 그리스말로 ‘에클레시아’(ecclesia)라고 합니다. ‘에크’(ek)는 ‘밖으로’라는 뜻이고 ‘칼레오’(caleo)는 ‘부르다’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부름 받은 사람들의 모임’ 곧 ‘보내심을 받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오늘의 키워드인 ‘실로암’과 같은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여기서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실로암이 보내심을 받은 곳이기는 하지만 운명을 바꾸는 자판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맹인의 눈을 뜨게 해서 운명을 바꾸실 수도 있지만 그냥 둔 상태로 운명을 바꾸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든, 실로암은 우리의 운명이 바뀌는 곳입니다. 아무쪼록 실로암에 모인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운명이 바뀌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원합니다.

(※ 2015.4.12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921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땅
920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918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사야 할 것
917 원수 다루기
916 사랑을 위해서라면
915 낮술에 취하다!
914 굶주림입니까? 칼입니까?
913 집안에 감도는 기운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