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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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06-17 10: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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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디모데전서 6:7-10 
설교일 2012-06-1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것도 가지고 떠나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유혹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도 해로운 욕심에 떨어집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립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좇다가, 믿음에서 떠나 헤매기도 하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6:7-10>


■ 들어가는 이야기

간간히 비가 오기는 합니다만,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도 하늘의 단비가 흡족하게 내려서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여러분의 신앙에도 성령의 단비가 흡족하게 내려서 여러분의 육체와 정신과 영혼이 더욱 풍성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돈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디모데전서에 보니까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라고 되어 있는데, 이 말씀은 진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 아닙니까? 사람의 마음으로 돈을 사랑하면 모든 악의 뿌리가 되지만, 하나님의 마음으로 돈을 사랑하면 모든 선의 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돈을 어떻게 버느냐, 그것도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돈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돈을 잘 쓰는 방법을 익히면 돈을 잘 버는 방법은 저절로 터득하게 되어 있습니다.

■ 아껴 쓰기.

첫째, 돈은 아껴서 써야 합니다.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에 보면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고민, 말다툼, 그리고 빈 지갑이다. 그 중에서도 빈 돈지갑이 가장 사람을 상하게 한다.” ― 마빈 토케어(은제로 역), ≪탈무드≫(컨콜디아사, 1980), 115쪽. 사람이 고민을 가지고 있으면 몸과 마음과 영혼이 상합니다. 말다툼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신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돈지갑이 비어 있는 상태라면 그것은 가장 처절한 순간입니다. 부자가 되려고 집착하는 것도 병이지만 돈지갑을 비어있게 두는 것은 더 큰 병입니다. 돈지갑이 비어 있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겠습니까? 묻는 사람이 바보지요? 돈을 쓰니까 지갑이 비겠지요. 돈을 쓰더라도 돈지갑이 비지 않게 써야 하는데, 그것보다 더 위험한 일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지금 가지고 있지 않은 돈을 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빚을 내서 돈을 쓰는 것이지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이겠습니다만,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옛말이 요즘은 더 위험한 일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외상을 잘 안 줬지요. 그러나 요즘에는 ‘신용카드’라는 물건이 있어서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기가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밥 비엘이라는 사람은 자기 책에다가 이렇게 썼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지 않은 돈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머릿속에 빨간 불을 켜고 외쳐라. ‘경고! 경고! 경고!’ 만약 모든 사람들이 이 원칙을 따른다면 아무도 망하거나 빚 갚을 걱정, 잠 못 이루는 밤, 고리대금업자의 횡포, ‘강도 같이 높은’ 이자율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인생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 밥 비엘(임신희 역),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크레도 미션, 2002), 67쪽. 잠언 22:7의 말씀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가난하면 부자의 지배를 받고, 빚지면 빚쟁이의 종이 된다.”

■ 나눠 쓰기.

둘째, 나눠 쓰기입니다. 돈을 ‘돈’이라고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설명을 붙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순 우리말의 뜻처럼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라고 한다는 설명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우리 몸에서 피가 돌지 않으면 사람이 죽습니다. 강물이나 바닷물이나 시냇물도 흐르지 않으면 지구가 죽습니다. 마찬가지고 돈이 돌지 않으면 그 공동체는 죽습니다. 잠언 11:24-26의 말씀이 이 문제에 대해서 잘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남에게 나누어 주는데도 더욱 부유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땅히 쓸 것까지 아끼는데도 가난해지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부유해 지고, 남에게 마실 물을 주면, 자신도 갈증을 면한다. 곡식을 저장하여 두기만 하는 사람은 백성에게 저주를 받고, 그것을 내어 파는 사람에게는 복이 돌아온다.” 돈을 돌게 하는 사람이 행복한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돈을 묶어두는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런 부자는 행복한 부자가 아닙니다.

핀란드에서 가장 큰 기업이 ‘노키아’인 것을 아실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과 같은 자리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이 노키아의 부회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다가 과속에 걸렸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됐겠습니까? 우리나라 같으면 뇌물을 주든지 압력을 행사하든지 해서 웬만하면 소문 없이 묻어버리려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벌금을 물었습니다. 얼마나 물었겠습니까? 우리 돈으로 1억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부자였기 때문입니다. 벌금까지도 소득에 따라 차등하게 매기는 나라가 그 나라입니다. 그리고 이게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입니다. ‘사회 상층일수록 의무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만일 ‘우리도 그런 제도를 만들자’ 하면 메이저 언론에서 난리를 칠 것입니다. ‘왜 부자를 그렇게 못 살게 하느냐, 부자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느냐?’ 하면서 온 지면을 할애해서 공격을 하겠지요. ― 홍세화, ≪생각의 좌표≫(한겨레출판(주), 2009), 173-174쪽. 부자가 돈을 많이 써야 나라에 돈이 돌게 됩니다. 돈을 돌게 하지 않는 부자가 있다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돌게 해야 합니다.

■ 공평하게 쓰기.

그래서 세 번째로는 ‘공평하게 쓰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독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원룸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독신자뿐만 아니라 신혼부부들도 원룸 같은 곳에서 많이 삽니다. 영어로 해서 원룸이지 우리말로 하면 ‘단칸방’이지요. 그런데 독일의 경우, 단칸방에 부부하고 아기가 같이 사는 것은 법으로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가축이 사는 ‘우리’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사람들의 생각은 식구 수만큼 방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에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셋방이 필요해서 집을 얻으러 가면 주인이, 가장 먼저 식구가 몇이냐고 물어봅니다. 식구가 네 명이면 적어도 방 세 개와 거실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거실도 방으로 인정을 해줍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그런 집을 못 빌리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시에 신고를 합니다. 그러면 부족한 금액을 계산해서 돈이 나옵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주택을 사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공공자산으로 보는 겁니다. 임대료도 주인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정부에서 통제합니다. 그러니까 주택을 가지고 투기를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독일 국민들에게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유학을 간 학생들에게도 똑 같이 그렇게 해줍니다.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유학 간 사람들이, 이런 나라가 있나, 하면서 모두 깜짝 놀랍니다. 그러면 그런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소득 많은 사람들이 많이 내는 것이지요. ― 장상환 교수의 글. 전대환+6인, ≪행복경제 디자인≫((주)아리수에듀, 2009), 208쪽. 유럽도 나라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소득 1백만 원과 유럽에서의 소득 1백만 원은 그 쓰임새에 있어서 엄청나게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의료, 주거, 교육 등,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런 비용을 우리보다 훨씬 적게 씁니다.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유럽 발 경제위기 소식이 자꾸 들려오지요? 그리스와 스페인의 상황이 간단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때다 하고, 유럽의 경제위기가 복지 때문이라고 떠들어댑니다. ‘복지 포퓰리즘’ 때문에 위기가 왔다는 것인데, 늘 그렇듯이 이건 거짓말입니다. 그렇다면 독일이나 북유럽 3국은 벌써 망했어야지요. 그런데 복지를 잘 하고 있는 그 나라들은 오히려 경제가 튼튼합니다. 온 국민에게 돈이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일부 나라의 부정부패와 불공정 때문이지, 복지 때문이 아닙니다.

■ 맺는 이야기

저는 오늘 돈에 대하여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아껴서 써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나누면서 써야 한다는 것이고, ▶셋째는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껴 쓰기는 돈이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이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일이고, 나누어 쓰기는 밥은 먹고 사는 정도의 사람들과 부자들이 실천해야 할 일이고, 공평하게 쓰기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복지국가를 향하여 갈 때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먹고 사는 걱정, 주택 걱정, 교육 걱정, 병원비 걱정이 없는 나라,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옳다고 여러분이 생각하면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그냥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머지않은 장래에 저와 여러분이 이런 좋은 세상을 경험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923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922 어둠의 자식, 빛의 자녀
921 세 가지 교훈
920 자기를 단장하십시오
919 만족의 손익분기점
» 돈에 대하여
917 자식농사, 잘 지으셨습니까?
916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요?
915 겨울이 되기 전에
914 완주자(完走者)의 영광
913 나이 든 어른을 공경하여라
912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911 고백하라!
910 몸으로 믿으십시오!
909 오작교가 만들어지기까지
908 살아서 숨 쉬는 예물
907 무거운 사람의 변신
906 도전, 거짓 없는 사랑!
905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
904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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