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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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디모데후서 4:7-8 
설교일 2012-11-24 
설교장소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장례 
― 고 김병찬 목사님을 배웅하며 ―

■ 성서 본문

나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의로운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만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타나시기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디모데후서 4:7-8>


■ 들어가는 말씀

오늘 우리는 비보를 듣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교우들과 친지들과 노회원들이 이렇게 모였다면, 다른 때 같으면 어디선가 김병찬 목사님께서 나타나셔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을 텐데, 오늘 우리는 목사님의 사진만 바라보며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잘 지냈지? 수염은 언제 깎을 거야?” 하시는 목사님의 음성을 다시 듣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치 저의 아버지를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김병찬 목사님은 은퇴를 하신 뒤에도 노회 때마다 참석하셔서 자리를 지키셨고, 노회에서 의견충돌이 생길 때나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는 언제나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또한 노회 안에서 열리는 대소사에 오셔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시고 후배 목회자들과 교우들을 격려해주셨습니다.

■ 성공한 삶

제가 약 30년 정도 목회를 했습니다만, 세월이 갈수록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한평생 목회를 하고 정년은퇴를 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업적이 없어도 좋습니다. 큰 교회로부터 한 번도 청빙을 받지 않아도 좋습니다. 가난해도 좋습니다. 무탈하게 목회를 마치고 정년을 맞이하여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앉는 것, 이것은 대단히 위대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김병찬 목사님은 그렇게 가만히 계시다가 은퇴하신 것이 아니라 목회적인 업적도 많이 남기셨고, 노회장을 하시면서 노회 발전에도 힘쓰셨고,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그것도 활용을 잘 하신 뒤에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 충성을 다 바친 삶

성경에 보면 주님의 일꾼들에게 “죽도록 충성하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충성하다가 죽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런 뜻으로 말씀하셨을 리가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순교해야 할 상황이 오면 주님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버려 순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죽을 곳을 찾아가서 순교해야 할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은 죽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주님의 일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랑하는 김병찬 목사님은 주님의 말씀에 잘 순종했던 분입니다. 그분은 세상을 떠나시는 그 순간까지 주님을 사랑하면서, 주님의 복음을 위하여,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헌신하셨기 때문입니다.

■ 뒷모습이 아름다운 삶

옛 러시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만날 때는 그의 옷으로 판단하지만, 헤어질 때는 그의 마음으로 판단한다.” 우리가 1년 전에 만났던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입었던 옷은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 씀씀이는 지금도 생생하게 우리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김병찬 목사님도 그렇습니다. 목사님께서 평소에 어떤 옷을 즐겨 입고 다니셨는지, 그것은 몇 년이 지나면 거의 잊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님의 따뜻한 마음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잊어버리지 못할 것입니다. 전도서 7:1에 보면 “명예가 값비싼 향유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평생 주님 앞에서 충성하시다가 명예롭게 은퇴하셨을 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겨놓고 가셨다는 것은, 목사님을 보내드리면서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는 일입니다.

■ 맺는 말씀

김병찬 목사님은 천국에서도 믿음의 거장들과 함께 당당하게 이름이 불릴 것입니다. 우리에게 명예로운 이름을 남겨주신 김병찬 목사님께, 그리고 오늘을 가장 완벽한 승리의 날로 장식하시는 김병찬 목사님께, 두 손을 모아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품에 안기시는 김병찬 목사님을 배웅해드리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제 김병찬 목사님께서, 지금 이 시간 우리가 드리는 사랑의 마음을 한아름 가득 안고 편안하게 주님 앞에 이르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 기도

우리 인생의 실마리를 풀어놓으셨을 뿐만 아니라, 세상살이의 끝자락을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일평생 주님 앞에서 흠 없이 살기 위해 애쓰셨던 김병찬 목사님을, 지혜롭게 살았다고, 헌신하며 살았다고, 충성하며 살았다고 인정해주실 줄 믿습니다. 우리에게도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지혜롭게 살게 하시고, 인생의 황혼이 올 때에는 온 힘을 다하여 주님 앞으로 갈 준비를 하게 해주시옵소서. 김병찬 목사님께서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셨듯이, 우리의 이름도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사랑받는 이름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부활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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