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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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9-12-25 07: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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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9:2-5 
설교일 2009-12-24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성탄절 


■ 성서 본문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

“하나님, 주님께서 그들에게 큰 기쁨을 주셨고,
그들을 행복하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곡식을 거둘 때 기뻐하듯이,
그들이 주님 앞에서 기뻐하며,
군인들이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이,
그들이 주님 앞에서 즐거워합니다.

주님께서 미디안을 치시던 날처럼,
그들을 내리누르던 멍에를 부수시고,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던 통나무와
압제자의 몽둥이를 꺾으셨기 때문입니다.

침략자의 군화와 피묻은 군복이 모두 땔감이 되어서,
불에 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서 9:2-5>


■ 들어가는 말씀

우리가 지금 촛불 네 개를 켜고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천 년 전 오늘 저녁에 태어나신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 수백 년 전에 이미 빛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이사야서 9:2).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빛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촛불을 켜는 것은, 이 촛불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 첫 번째 촛불로는 나의 내면을 비추어보면 좋겠습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굴뚝 청소를 하고 나온 아이가 둘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얼굴에 검정이 묻어 있었고, 다른 아이는 묻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어떤 아이가 얼굴을 씻었겠는가, 랍비가 이런 질문들 던져졌을 때 제자는, ‘당연히 얼굴에 검정이 묻어 있는 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랍비는 틀렸다고 했습니다. 자기 얼굴에 검정이 묻은 아이는 그것을 볼 수 없지만, 검정이 묻히지 않은 아이는 검정을 묻힌 다른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으므로, 자기 얼굴도 그런 줄 알고 그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물론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으면 검정이 묻었든지 안 묻었든지 당연히 세수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대개 자기 얼굴에 묻은 검정을 잘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의 눈에 있는 티를 보기 전에 먼저 내 눈에 있는 들보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촛불로는 내 자신의 더러운 속을 구석구석 살펴야 합니다.

■ 두 번째 촛불로는 다른 사람의 아픈 마음을 비추어보면 좋겠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내 문제는 항상 크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의 문제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암에 걸린 것보다 내 손에 티 하나 박인 것을 훨씬 더 큰 문제로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민과 걱정이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잘 아는 변호사 한 분이 있는데, 이분은 아직 젊고, 얼굴도 잘 생겼고, 실력도 있고, 돈도 잘 벌고, 부인까지 예쁩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만, 이분의 막내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는 항상 남을 위해 수고하고 봉사하기를 기뻐하면서 밝은 얼굴로 사시는 분이라 그 전까지는 전혀 그런 아픔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디 이분뿐이겠습니까? ‘저 사람은 뭐가 걱정일까?’ 하는 사람도 그 내면을 살펴보면 누구보다 큰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촛불로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 세 번째 촛불로는 나와 이웃이 잘 통하고 있는지, 그 길을 비추어보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서로 통하느냐 하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문제입니다. 도무지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사람도, 찾아보면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습니다. 제 동료 목회자 가운데, 정치적인 성향이 180도 다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 친구는 철저하게 보수주의의 편이고 저는 굳이 위치를 정하자면 비교적 진보성향에 가깝습니다. 이 친구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번번이 부딪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일에는 잘 통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가 속상한 일이 있으면 언제나 저를 찾아서 털어놓고 하소연합니다. 저 역시 그 친구를 좋아하고,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저 사람하고는 말이 안 통해!’ 하면서 단정하지 말고 촛불을 켜 들고 그와 나 사이에 있는 공통점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서로 싸울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 네 번째 촛불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비추어보면 좋겠습니다.

구약성경 호세아서 6:3절에서 호세아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알자. 애써 주님을 알자. 새벽마다 여명이 오듯이 주님께서도 그처럼 어김없이 오시고, 해마다 쏟아지는 가을비처럼 오시고,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신다.” 6:6에서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다. 불살라 바치는 제사보다는 너희가 나 하나님을 알기를 더 바란다.” 우리는 하나님께 뭘 달라고 할 줄만 알았지,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신지, 우리 때문에 그 마음이 얼마나 썩고 있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 둘 정도 키우는 부모도 아이들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많은데, 수십억이나 되는 자녀를 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복잡하고 아프시겠습니까? 철이 없는 아이는 부모에게 떼만 쓸 줄 알지만, 철이 든 아이는 떼를 쓰기보다는 가정형편을 먼저 살핍니다. 부모의 심정을 먼저 헤아립니다. 우리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촛불을 밝게 켜서 하나님의 마음을 비추어보아야 하겠습니다.

■ 맺는 말씀

첫 번째 촛불로는 내 마음의 더러운 곳을 구석구석 비추어 봅시다. 두 번째 촛불로는 나와 함께 사는 사람, 나의 이웃의 아픔을 두루두루 비추어 봅시다. 세 번째 촛불로는 나와 다른 사람, 나와 원수지간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들과 내가 닮은 점은 없는지 그것을 비추어 봅시다. 그리고 네 번째 촛불로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심정,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시다. 예수님께서 오신 날, 우리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기로 다짐한다면, 그것이 예수님께 드리는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성탄의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의 일터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922 마음 갈증 해결하기
921 의인의 수고
920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19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열심
» 촛불 네 개
917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3)열정의 사람
916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2)기도의 사람
915 내가 맡을 일은?
914 개혁, 누가 할 것인가?
913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12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1)진지한 사람
911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10 “나를 보내소서!”
909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
908 무난하게 먹고 살기
907 "오래오래 누려라!"
906 백 살 젊은이
905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904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903 “늘 상기시켜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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