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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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42:1-4 
설교일 2011-02-20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나의 종을 보아라.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사람이다.
내가 택한 사람,
내가 마음으로 기뻐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가 뭇 민족에게 공의를 베풀 것이다.
그는 소리 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거리에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할 것이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며,
꺼져 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며,
진리로 공의를 베풀 것이다.
그는 쇠하지 않으며,
낙담하지 않으며,
끝내 세상에 공의를 세울 것이니,
먼 나라에서도 그의 가르침을 받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이사야서 42:1-4>


■ 들어가는 이야기

새해도 지났고, 설도 지났고, 정월 대보름도 지났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새봄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서, 설이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명절이었다면, 보름은 기운차게 새해를 시작하는 명절이었습니다. 보름을 기점으로 해서 농사절기가 시작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추위에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본격적으로 생업에 임하고, 주님의 뜻을 펼치는 데 힘을 써야겠습니다. 주님의 일을 하는 것, 곧 주님의 뜻을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일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시는 것’입니다. 전도서 18:14에 보면 전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정신으로 병을 이길 수 있다지만, 그 정신이 꺾인다면, 누가 그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 사람이 무슨 일을 할 때 정신력이 중요한데, 그 정신력이 꺾이면 달리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붙들어주심’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말씀에 보니까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 그 사람이 공의를 이 세상에 펼친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첫째,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가장 오래된 불경(佛經) 가운데 하나인 ≪숫타니파타≫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얕은 개울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아주 조용하다. 어리석은 자는 물이 반쯤 찬 항아리 같고 지혜로운 자는 물이 가득 찬 연못과 같다.” 그릇이 크지 않은 사람은 조금만 자극을 주어도 금방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릇이 큰 사람은 웬만한 자극이 와도 별 요동이 없습니다. 그릇이 크지 않은 사람은 조금만 칭찬해주면 흥분합니다. 그러나 그릇이 큰 사람은 크게 칭찬을 해주어도 먼저 자기를 돌아봅니다. 그릇이 크지 않은 사람은 조금만 화를 돋우어도 펄펄 뜁니다. 그러나 그릇이 큰 사람은 심한 모욕을 당해도 미소를 지을 뿐입니다.

우리 예수님도 그렇게 사셨습니다. 오늘 이사야서 본문에도 보면 우리 주님께서는 소리를 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셨습니다. 그 목소리를 거리까지 흘러나가게 하시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죄 없이 재판정에 끌려갔을 때도, 어처구니없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도 예수님은 소리 쳐서 항변하지 않았습니다. 빌라도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하고 캐물었을 때도 예수님은 가만히 계셨습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지!” 하는 식으로 조용히 계셨습니다. 우리도 그것을 배워야 합니다. 사람은 조금만 선행을 해도 떠벌리기 좋아합니다. 그러나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소리 없이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도 알고 다른 사람도 압니다. 그런데 그걸 끊임없이 떠벌리며 ‘나는 이만큼 잘한다’고 과시하면 도와주고도 결국은 그 공을 다 까먹는 결과가 됩니다. ― 문화영, ≪무심≫(수선재, 2004), 86-87쪽.

■ 둘째,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습니다.

이사야서 42:3에 보면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며, 꺼져 가는 등불을 끄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상한 갈대란 무엇입니까? 아직 생명이 붙어 있는 갈대입니다. 상한 갈대 한 가닥, 그까짓 것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버릴 수 있지만,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 주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 주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사람은 그런 것까지도 함부로 꺾거나 잘라버리지 않습니다. 우리 예수님이 그런 분이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장애인들, 여자들, 아이들, 이방인들, 이런 사람들은 온전한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사람이든지, 신분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똑 같이 대우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예수님 당시에는 사람이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상한 갈대를 꺽지 않는다고, 꺼져가는 촛불을 끄지 않는다고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신 겁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창궐해서, 이른바 ‘살 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수백만 마리의 가축들을 죽여서 땅에 묻었습니다. 말이 ‘살 처분’이지 심지어 생매장까지 시켰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지금 동물들을 묻은 곳에서 침출수가 나와서 이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옛날 어른들은 가축도 식구처럼 키웠습니다. 한군데 몰아놓고 심하게 집단수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먹이를 줄 때도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은 주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사람 먹을 것보다 더 정성을 들여서 키웠습니다. 소를 잡아먹기도 했지만 소를 잡을 때는 극락왕생하라고 염불까지 해주었습니다. 함부로 안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이렇게 말합니다. “도축장 벽을 유리로 만들어 놓는다면 우린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식육 동물들이 사육되고 도축되는 것을 우리가 다 볼 수 있다면 고기 먹을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동물들을 학대한다는 것이고 생명 있는 존재를 무시한다는 말이지요. 고기 먹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 사람이 할 일입니다. 그것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불을 끄지 않는 것입니다.

■ 셋째,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는 사람은 결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용혜원 시인은 이런 말을 합니다. “절망할 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꿈을 가져라! 슬퍼할 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꿈을 가져라! 고통스러운 일이 찾아오면 찾아올수록 꿈을 가져라! 괴로운 일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꿈을 가져라! 고뇌할 일이 쌓이면 쌓일수록 꿈을 가져라! 낙심될 일이 가득하면 가득할수록 꿈을 가져라! 꿈꾸면 꿈은 이루어지는 법. 꿈을 이루어 가면 삶은 더 행복해지는 법. ― 용혜원, <꿈을 가져라!> 전문. 용혜원, ≪내 가까이 있는 사랑≫(양피지, 1999), 125쪽. 절망할 일이 다가올수록, 슬퍼할 일이 많아질수록, 고통스러운 일이 찾아올수록, 해결책은 꿈밖에 없습니다. 괴로운 일이 파고들수록, 고뇌할 일이 생길수록, 낙심할 일이 가득 찰수록, 약은 꿈밖에 없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인간은 꿈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현실의 가난한 밥 한 그릇에 만족하며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는 낙오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 이인휘, ≪날개 달린 물고기≫(삶이보이는창, 2006), 166쪽. 세상에 그런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을 위해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우리의 구주이십니다. 그분은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라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꿈이 아예 없는 사람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꿈을 이내 잊어버리는 사람에게는 꿈을 잊지 않도록 격려하고, 패배감에 젖어 현실에 맞서기보다는 도피하려는 사람에게 힘을 주는 것, 그것이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이고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우리 예수님께서는 ▶한평생 목소리를 높인 일이 없었습니다. ▶그분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또한 그분은 십자가 앞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부활의 희망을 주신 분이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셔서 최후의 승리를 안겨 주십니다. 저와 여러분도, 예수님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작은 생명까지도 사랑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살아가는 복된 주님의 제자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921 마음 갈증 해결하기
920 의인의 수고
919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18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열심
917 촛불 네 개
916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3)열정의 사람
915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2)기도의 사람
914 내가 맡을 일은?
913 개혁, 누가 할 것인가?
912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11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1)진지한 사람
910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909 “나를 보내소서!”
908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
907 무난하게 먹고 살기
906 "오래오래 누려라!"
905 백 살 젊은이
904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903 “주님께서 쉬시지 못하게!”
902 “늘 상기시켜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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