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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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12-25 01: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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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1-7 
설교일 2013-12-2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성탄절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그 때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칙령을 내려 온 세계가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는데,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구레뇨가 시리아의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시행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고향으로 갔다. 요셉은 다윗 가문의 자손이므로, 갈릴리의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다윗의 동네로, 자기의 약혼자인 마리아와 함께 등록하러 올라갔다. 그 때에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는데, 그들이 거기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마리아가 해산할 날이 되었다. 마리아가 첫 아들을 낳아서,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혀 두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서 2:1-7>


■ 들어가는 이야기

2천여 년 전 유다 나라의 민중들이 메시아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밤을 지새우던 그 시간에, 우리도 한 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이 땅에 공평과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한 마음으로 한 곳을 바라보는 여러분에게 우리 주님의 평화가 세세무궁토록 함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돈이 없어서

성경에 보니까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낳아서 구유에 눕혀두었다고 했습니다. 따뜻한 아랫목도 아니고, 포근한 침대도 아니고 왜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에 눕혔을까요? 누가복음서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은 방이 없었겠습니까? 돈이 없었겠지요. 돈만 주면 왜 방이 없겠습니까? 예수님은 가난한 집 자식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은 미역국을 먹는데, 그때 이스라엘에서는 아이 낳은 산모가 무엇을 먹었는지 모르지만,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아이를 낳아놓고도 따끈한 미역국 한 그릇 못 얻어먹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생일이란 아이가 축하 받는 날이 아니라 그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인사를 들어야 하는 날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성탄절도 사실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인사를 들어야 하는 날입니다. 이 시간에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 비운의 여자

마리아는 가난한 집안의 여자였습니다. 아기를 낳을 때는 방을 구하지 못해서 외양간에서 아들을 낳은 여자였습니다. 아기를 안고 성전에 갔을 때 축복의 말은커녕 아이가 칼 맞을 팔자라는 말을 들었던 여자였습니다. 위험을 감지했을 때는 한밤중에 아기를 둘러업고 먼 나라로 피난까지 갔던 여자였습니다. 열두 살이나 된 아들을 잃어버리고 가슴이 찢겼던 여자였습니다. 다 키워놓은 아들의 얼굴조차 자주 볼 수 없었던 여자였습니다. 애초에 아들이 출세하는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출세는 고사하고 죄수가 되어 매 맞으며 끌려가는 것을 보아야 했던 비운의 여자였습니다.

■ 어머니의 눈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눈이라고 합니다. 비록 짐승들이 사는 외양간이기는 했지만, 아기를 낳은 어머니 마리아의 눈에는 뿌듯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내 몸을 나누어서 너를 낳았구나.” 핏덩이를 바라보는 어머니 마리아의 눈에는 안도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얘야, 그 위험한 순간을 잘도 견디며 나왔구나. 고맙다!” 건강한 아기를 바라보며 어머니 마리아는 눈에 소망을 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너를 귀하게 여겨주시고, 세상 모든 사람들도 너를 귀하게 여기기를!”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의 눈에는 기도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이 아이를 지켜주소서!” 그러나 그 아이는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사고도 아니고 질병도 아니고 사형당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세상 그 어떤 사람도 예수님만큼 불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상 그 어떤 여자도 예수님의 어머니처럼 불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평화의 왕이라고 부르지만, 예수님은 귀공자가 아니라 짐승 취급을 받으면서 천덕꾸러기로 태어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성모 마리아’라고 부르지만, 그는 우아한 어머니와는 거리가 멀었고, 죄수, 그것도 사형수의 어미라는 낙인을 받고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희망의 빛을 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는 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런 꿈을 가지고 희망 가운데서 살게 된 것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고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어머니들에게, 그리고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나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넘치도록 임하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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