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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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07-13 15: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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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8:31-32 
설교일 2014-07-13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나의 말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들이다.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복음서 8:31-32>


■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주간에 너구리가 한반도 근처를 지나갔는데,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순한 맛이었지만, 일본에서는 상당히 피해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태풍으로 인한 상처가 속히 치유되기를 바라며 기도해야겠습니다. 어쨌든 여러분, 지난 한 주 동안도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여러분의 노고를 주님께서 헤아리시고, 성령님의 위로하심과 힘주심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오늘은 ‘진리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잠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 진리와 자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복음서 8:31-32). 옛날 성경에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되어 있지요. 많은 대학들이 이 구절을 따서 교훈에다가 ‘진리’ ‘자유’를 넣어서 씁니다. 연세대학교 같은 데는 이 말씀 그대로가 교훈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말하는 ‘진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리’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들은 ‘진리’를 ‘지식’과 같은 말인 줄 알지요. ‘지식을 쌓으면 돈도 더 많이 벌고 좀 더 자유롭게 살게 된다!’ 이런 정도의 뜻으로 사용합니다. 그건 예수님 말씀을 앞뒤로 싹둑 잘라먹고, 자기들 필요한 말만 훔쳐서 쓰는 것이지요. 오늘 본문 말씀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그냥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가 아닙니다. 요한복음서 8:31-32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너희가 나의 말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들이다.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자유롭게 되기 위해 두 단계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진리를 아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롭게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예수님의 생각에 찬동하고 그 생각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생각은 또 무엇이겠습니까?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이 두껍고 복잡한 성경말씀을 단 두 마디로 요약해주셨습니다. 다 아시지요? 하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게 기준입니다. 성경을 읽다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 기준을 갖다 대세요. 그랬을 때 그 말씀이 기준에 맞으면 진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만일 안 맞으면, 그건 아직 내가 몰라도 되는 말씀이구나, 하고 지나가시면 됩니다.

■ 진리를 찾아서

존 폴킹혼(John Charlton Polkinghorne. 1930.10.16.~)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분은 현대 수학과 물리학의 거장이며 목사이기도 합니다. 그의 저작 가운데 ≪진리를 찾아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1755년, 성인(聖人)의 날인 11월 1일이었습니다. 주일이었지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큰 지진이 있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시각이 오전 9시 40분이었는데, 당시 모든 교회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당들이 붕괴되었습니다. 5만여 명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지난 2004년 크리스마스 때 동남아시아에서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났을 때 어느 큰 교회의 목사님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시지요? 그때 죽거나 상한 수많은 사람들을 두고, 성탄절 날 예배 안 보고 놀러 가서 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분이 리스본 지진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실지 궁금합니다. 예배 보러 갔던 사람들이 지진이 나서 깔려 죽었으니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 큰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셨단 말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폴킹혼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그때 하나님께서 땅의 지각이 그 본성에 따라 작용하게 허락하고 계셨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냉담하고 무정한 대답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계를 자기 스스로 존재하고 만들어 가게 창조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창조 때 준 선물은 바로 세계에 부여된 이런 자주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폭군도 아니시고 마술사도 아닙니다. 이것이 자연재앙들이 허용되는 이유입니다.” ― 존 폴킹혼(이정배 역), ≪진리를 찾아서≫(도서출판 kmc, 2003), 146쪽.

■ 하나님의 나라

진리란, 예수 믿는다는 명찰 달고 다니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구해주시고 나머지 사람들은 버리신다는 것이 아닙니다. 존 폴킹혼의 말에 따르면 진리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을 자유롭게 두신다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사람들에게도 자유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은 일단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지요? 마태복음서 5:45 말씀을 다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예수님께서 세워주신 기준에다가 이 말씀을 대 봅시다.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겠다니까, 우리는 그걸 옳은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지요. 이 조건은 충족되었습니다. 다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과 맞아 떨어지는지 봅시다. 여기서 잠깐 ‘이웃’이 누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예수님께서 분명하게 규정을 해주셨습니다. 여리고 가는 길에서 강도를 만났던 사람 이야기 기억하시지요? 거기서 예수님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은 제사장도 아니고 레위인도 아니고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사람만 이웃이고 형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따라서 그들 모두가 우리의 형제요 이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이 햇빛과 비를 주신다는 것은 아주 합당한 일입니다. 그런 나라가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만 복 받고 나머지는 버려지는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닙니다.

■ 맺는 이야기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앗싸, 예수 안 믿어도 되고, 주일마다 교회 안 가도 벌도 안 받고,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똑 같이 대해주시니까 이제 자유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십시오. 이런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라 노예입니다. 벌 받을까봐 뭔가를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노예’지요. 노예는 맞지 않으려고 시키는 일을 합니다. 그러나 자유인은 스스로 좋아서 자기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을 합니다. 이 무더위에 우리가 왜 여기에 모였습니까? 우리가 ‘진리’라고 여기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거 안 한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아름다운 사람들, 진정한 자유인들입니다. 진리를 알고 자유를 얻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에게 하늘의 은총과 땅의 축복이 넘치도록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4.7.13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861 희소식을 전하는 사람
860 약주(藥酒), 독주(毒酒), 성주(聖酒)
859 “청춘을 돌려다오!”
858 다르게 크는 아이들
857 그대 모습 보여주오!
856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855 양을 찾아서
854 매일 새로 태어나기
853 믿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852 이곳이 출발선입니다!
851 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850 기름 값
849 두 아들과 아버지
848 삼일절에 생각하는 ‘나라 사랑’
847 “신랑신부는 방에서 나오시오!”
846 그래도 내려가야 합니다!
845 성공한 예언자 벤치마칭
844 힘쓰는 사람이 얻습니다!
843 여자의 삶을 아시나요?
842 왜 하나가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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