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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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신명기 32:7-9 
설교일 2014-10-1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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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아득한 옛날을 회상하여 보아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세대를 생각하여 보아라.
너희의 아버지에게 물어 보아라.
그가 일러줄 것이다.
어른들에게 물어 보아라.
그들이 너희에게 말해 줄 것이다.
가장 높으신 분께서 여러 나라에 땅을 나누어 주시고,
인류를 갈라놓으실 때에 이스라엘 자손의 수효대로 민족들의 경계를 갈라놓으셨다.
그러나 주님의 몫은 그의 백성이니, 야곱은 그가 차지하신 유산이다.

<신명기 32:7-9>


■ 들어가는 이야기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신 여러분 위에 성령님의 뜨거운 기운이 넘치도록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교회가 좋은 점이 참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별히 감사한 것은, 어린아이부터 장년까지 각 연령층의 함께 모여서 매주일 예배를 드리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오늘 신명기 내용은 모세가 말년에 백성들에게 설교한 말씀인데, 주목할 두 구절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물어보라는 것과 어른들에게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 경험

독일의 신학자 본회퍼 목사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헛되이 보낸 시간이란 우리들이 인간답게 살거나 경험을 쌓는 일도 없었고, 배우거나 창조하는 일도 없고, 고통스러웠던 일도 없었던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 디이트리히 본회퍼(윤성범 역), ≪옥중서간≫(대한기독교서회, 1980), 9쪽. 사는 동안 이루어놓은 특별한 업적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일단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다는 것, 무언가를 배웠다는 것,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우리는 ‘경험’이라고 합니다. 우리 삶에서 경험처럼 소중한 것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지요. 남의 집에 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합니까? 초인종을 누릅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안에서 반응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우리 집에도 그런 게 있으니까 알지요. 친한 집이라면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냉장고를 열어서 물병을 찾지요. 우리 집에서도 그렇게 하니까 당연히 거기에 물이 있는 줄 압니다. 어두울 때는 방의 출입문 손잡이 근처를 더듬어서 전등 스위치를 찾지요.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게 다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올해가 동학 농민혁명 120주년이 되는 해라 지난 목요일 한글날에 몇 사람이 혁명유적지 몇 군데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마침 저녁을 먹은 동네가 지난 총회 때 제가 가봤던 곳이라 일행을 잘 안내해서 모두가 만족스럽게 여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을 뒤지거나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지요.

■ 질문

요즘처럼 지식을 얻기 쉬웠던 때는 없었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언급해서 죄송합니다만, 네이버 ‘지식IN’만 들어가면 웬만한 정보는 거의 다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조심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얻어들은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어디 가서 아는 체하다가는 망신당하기 딱 좋기 때문이지요. 엉터리 정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특히 제 전공인 종교나 철학 분야에 대한 글을 보면 한심하게 여겨지는 글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요. 한평생 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씨름한 사람과, 어깨너머로 몇 마디 주워들은 사람과 어찌 비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그쪽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에 대해서는 그 사람 앞에서 그냥 ‘아닥’ 하는 게 좋습니다. 인생의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에서, 인터넷에서 아무리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그 나이를 살아본 사람 앞에서는 겸손해야 합니다.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10대는 20대 앞에서, 20대는 30대 앞에서 침묵하는 게 상책입니다. 그건 좋은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총명해서 그런지 나이 든 사람들과는 아예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말도 안 통하는데다가 입까지 닫아야 하니 재미가 없잖아요. 그렇지만 크게 될 인물이라면 이런 것도 잘해야 합니다. 밥 비엘이란 사람이 힌트를 준 건데요, 연세 드신 분들한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아주 좋아한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충고를 하고 싶나요?” “지금 제 나이가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인생에서 ‘참 잘했다’고 생각하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생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 하나만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 밥 비엘(임신희 역),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크레도 미션, 2002), 45-46쪽.

■ 발전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대화하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젊은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이나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 든 사람일수록,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기를 기뻐합니다. 노인들이 어떤 화제를 좋아하는지 안다면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노인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것이 ‘독서’입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한다’(讀萬券書, 行萬里路)는 인생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위치우위(심규호 유소영 역), ≪사색의 즐거움≫(이다미디어, 2010), 86쪽. 그렇다고 중국인들 가운데서 그렇게 하고 산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잘 못하니까 이런 말이 나왔겠지요. 지금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생 동안 책 일만 권을 읽자면 100년을 산다고 가정해도 1년에 100권, 한 달에 적어도 10권 이상 읽어야 하고, 그러려면 사흘에 한 권은 읽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1만리(4,000km) 여행은 자동차가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하지요.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 여행은 굳이 제가 말하지 않아도 잘 하고 계실 테고, 독서에 조금 더 시간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세종대왕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아인슈타인의 말도 접할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유명한 사람과도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 맺는 이야기

독서 가운데서 갑은 뭐니 뭐니 해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잠언 3:14입니다. “참으로 지혜를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낫고, 황금을 얻는 것보다 더 유익하다.” 인세를 받는 작가가 쓰는 책은 사심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저자 가운데서 인세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심 없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모세가 이런 요구를 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책이 없었고, 하나님의 말씀도 어른들로부터 들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물어보아라, 어른들에게 물어보아라, 이렇게 말한 겁니다. 아무쪼록 어른들과 친해지고, 책과 친해지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친해짐으로써, 여러분의 삶이 지금보다 천 배, 만 배 풍성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2014.10.12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1. 20141013 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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