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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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51-53 
설교일 2020-12-1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누가복음서 1:51-53

 

들어가는 말씀

 

코로나 시국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여름, 확진자 수가 하루에 100명을 넘어섰다고, 큰일 났다고,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가 정말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전쟁에서 최고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한편으로, 이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징후이기도 합니다. 성탄절을 앞둔 때라,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우리 하나님께서는 이런 시련을 통해서도 우리 모두에게 복을 주실 것입니다. 이 난국을 슬기롭게 이겨냄으로써, 저와 여러분의 신앙이 더 성숙해지기를, 그리고 이 위기가 우리의 삶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고춧가루 이야기

 

그건 그렇고, 김장들은 다 하셨나요? 요즘은 김치냉장고라는 희한한 물건이 있어서 우리가 일년내내 싱싱한 김치를 먹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겨울에 김치를 담아서 김칫독에 넣은 다음, 그걸 땅에 묻어두었지요. 그래 놓고 봄에 푸성귀가 날 때까지 아껴 먹었습니다만, 그런 풍경은 이제 볼 수가 없게 됐고요, 최근에는 아예 김장을 하지 않는 집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부여 청포교회에서 우리 교회에 김치냉장고를 선물로 주었던 것, 기억하시지요? 그 덕에 올해는 교회 김장도 일찍 할 수 있었습니다. 김치냉장고가 없을 때는, 김치가 시어지니까 되도록 늦게, 12월 하순쯤 돼서 김장을 했습니다만, 올해는 몇 주 전에 끝냈습니다. 제 손으로 반 이상을 버무렸는데요, 정말 맛있게 잘 됐습니다. 먹음직한 김치가 김치냉장고에 잘 보관돼 있고요, 우리가 다시 교회에 모여서 함께 밥을 먹게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배추의 양을 조금 줄였더니 양념이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꼼꼼하게 읽듯이, 배춧잎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양념을 발랐습니다. 맛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장 양념 만들 때, 김치의 독특한 맛을 내주는 게 고춧가루잖아요. 그런데 이 고춧가루를 우리가 마음껏 먹게 된 게 사실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조선 시대 땐데요, 조선에 고추가 들어온 게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사이입니다. 대중화된 건 훨씬 뒤의 일이고요. 이게 엄청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어떤 고관이 상소문을 올린 게 있는데, 그 내용이 뭐냐 하면, ‘전하, 전하의 신하 아무개가 배추로 김치를 담으면서 거기다가 고춧가루를 넣었사옵니다. 전하를 섬기는 관리가 이렇게 사치를 하다니,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옵니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요즘은 우리가 김치 담을 때 고춧가루를 듬뿍듬뿍 넣지요. 이게 보통 사치가 아닙니다. 옛날 같으면 탄핵당할 일이에요.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습니다. 임금이나 맛보던 그 귀한 고춧가루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게 우리나라 일만은 아닙니다. 옛날에 유럽에서도 그랬어요. 그 사람들한테는 후추가 귀했습니다. 후추를 음식에 뿌려 먹는 것은 금가루를 음식에 뿌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후춧가루가 금가루만큼 비싸기도 했고요. 유럽 사람들이 식민지를 만들려고 기를 썼던 것도 후추를 얻기 위해서다, 그런 말까지 있습니다. 노가영 조형석 김정현, 콘텐츠가 전부다(미래의창, 2019), 전자책 8/434쪽 참고. 그렇지만 그렇게 귀한, 금값만큼 비싸던 후춧가루, 지금은 어떻습니까? 누구든지 먹을 수 있잖아요.

 

사치품이 필수품으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기 전에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누가복음서 1:51-53입니다.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미천한 시골 처녀이던 자기를 들어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낳는 어머니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감사하면서 드린 기도입니다. 그런데 이게 엄청난 예언이 되었습니다.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다고 했지요? 주린 사람들을 좋은 음식으로 배부르게 하셨다고 했지요? 2천 년쯤 지나서 보니까, 마리아의 예언이 어떻게 됐습니까? 물론 지금도 배고픔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그때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있습니까? 옛날에는 임금이나 먹던 것들, 지금은 웬만하면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고춧가루나 후춧가루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근대시대에 들어오면서 인류 역사는 혁명이라고 할 만큼 발전했지요. 그걸 한마디로 요약하면, 극소수가 누리던 사치품들이 대중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게 됐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음악 많이 들으시지요? 지금은 모차르트의 음악을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들을 수 있습니다만, 그것도 원래 그랬던 게 아니에요. 귀족계급만 누리던 고급 콘텐츠였습니다. 조선 시대 황진이의 노래를 아무나 들을 수 있었습니까? 어림도 없는 소리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양질의 국악 콘텐츠가 널리고 널렸습니다. 웬만한 사람은 옛날 귀족 급의 문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95%인데요, 단연 세계 1위예요. 첨단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도 66%밖에 안 됩니다. 스마트폰이란 게 뭡니까? 주머니 속의 극장이잖아요. 손바닥 위의 컴퓨터잖아요. 이런 시대, 이런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얼마나 높은 사람이 되었습니까? 비천한 사람을 높이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을 보면, 하나님은 결코 빈말을 내뱉으시는 분이 아니다, 확실히 알 수 있지요.

 

부유하게 해주시는 분

 

구약성경 사무엘기상에 보면 한나라는 여자가 이런 기도를 합니다. 2:6-8입니다. 사무엘의 어머니지요? 주님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로 내려가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다시 돌아오게도 하신다. 주님은 사람을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유하게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신다.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는 모두 주님의 것이다. 그분이 땅덩어리를 기초 위에 올려 놓으셨다.” 이것도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는 기도입니다. 주님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시고 죽이기도 하시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이건 다 동의하시지요? 사람의 목숨까지 좌우하시는 분이 다른 것은 못 하시겠습니까? 그 뒤에 그랬지요? 주님은 사람을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유하게도 하신다고 했습니다.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신다고 했습니다. 놀라운 뉴스 아닙니까? 한나에게 이런 기적을 일으켜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는 안 일으켜주시겠습니까? 분명히 우리에게도 이루어질 약속입니다.

 

한나도 그렇고, 마리아도 그렇고, 기도를 정말 예쁘게도 했지요? 실제로 한나는 사무엘이라는 걸출한 아들을 낳아서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라는 아들을 낳아서,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로 키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자녀들, 예수님의 제자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말은 그냥 말이 아니에요. 그냥 소리가 아니에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말은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을 함부로 하는 일이 많아요.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어느 날 여러분 가운데 한 사람이 짬뽕이 먹고 싶어서 중국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짬뽕을 먹어야지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점원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짜장면 주세요!” 그러면 점원은 뭘 가져다주겠습니까? 당연히 짜장면을 가져다주겠지요. 앞에 놓인 짜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에이, 짜장면이네. 사실은 짬뽕이 먹고 싶었는데. 난 왜 이렇게 일이 잘 안 풀리지. , 짬뽕 먹고 싶어!’ 웃기는 사람이지요? 누가 봐도 주문을 잘못한 건데, 자기가 주문을 잘못해놓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에요. 얼마나 멍청합니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간단합니다. ‘짬뽕 주세요!’ 하면 됩니다.

 

맺는 말씀

 

 

우리가 내뱉는 모든 말은 식당에서 점원한테 하는 주문과 같습니다. 우리가 내뱉은 모든 말은 하나님께 보내는 주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주문하는 그대로 이루어주고 싶어 하십니다. 때로는 사람들의 요구가 충돌해서 조정해야 할 때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주문한 대로 주십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말로 인해서 좋은 일이 이루어지듯이, 안 좋은 일도 모두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말을 하면 나쁜 일이 일어납니다. ‘나는 즐거워! 행복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즐거워집니다. 행복해집니다. 감사할 일이 날마다 쏟아집니다. 그렇지만, ‘나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재수 없어!’ ‘기분 나빠!’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틀림없이 운 없는 사람이 됩니다. 재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도 항상 주의해야 하는 겁니다. 미야모토 마유미(황미숙 역), 일본 최고의 대부호에게 배우는 돈을 부르는 말버릇(비즈니스북스, 2018), 전자책 19/273쪽 참고. 오늘이 벌써 대림절 셋째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코앞까지 오셨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청소해 내야 하는 때입니다. 더 고운 말, 더 예쁜 말, 더 긍정적인 말을 입에 담아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과 더불어 참으로 복된 삶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061 그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1060 행복하게 살기를!
1059 어둠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십시오!
1058 인정하십시오!
1057 먹든지 안 먹든지 오직…
1056 은혜로운 새해
1055 가장 큰 사람의 소원
1054 참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1053 우리를 고쳐 주십시오!
1052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될 사람들
1051 다시 일어나게 하소서!
1050 날 수 계산법
1049 굳세어라!
1048 기쁨을 가득 채워 주시는 분
1047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
1046 이제 다시 시작이다!
1045 세 번 감사하기
1044 비움의 행복
1043 의인이 사는 법
1042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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