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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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예레미야서 31:13-14 
설교일 2021-02-2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그 때에는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하고, 젊은이와 노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것이다. 내가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놓고, 그들을 위로하여 주겠다. 그들이 근심에서 벗어나서 기뻐할 것이다. 그 때에는 내가 기름진 것으로 제사장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것이며, 내 좋은 선물로 내 백성을 만족하게 하겠다. 나 주의 말이다.”

 

예레미야서 31:13-14

 

들어가는 말씀

 

우리는 지금 사순절 절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사순절 하면, 말뜻 그대로는 열흘이 네 번이다, 그런 뜻입니다. 40일이라는 말이지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한 게 대략 400년쯤이고, 그 사람들이 광야로 나와서 고생한 게 40년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금식하신 게 또 40일입니다. 이처럼 40이라는 숫자는 고난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서 고난을 받으시다가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시기까지의 삶을 기념하는 절기를 우리는 사순절이라고 부릅니다. 어쨌든 교회력으로 볼 때 지금은 고난의 때입니다. 슬픔의 계절입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참 놀라운 분입니다. 그분은 시련의 때에도 희망을 말씀하십니다. 고난의 때에도 기쁨을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구약성경 말씀 그대로, 저와 여러분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주시는 은혜를 다 함께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가장 기쁜 일

 

작가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기뻐서 부들부들 몸을 떨게 되는 경우가 두 가지 있는데 어머니가 잃었던 자식을 다시 만나거나, 호랑이가 먹이를 다시 만났을 때이다.” 빅토르 위고(베스트트랜스 역), 레 미제라블 한영합본(10)(더클래식, 2012), 전자책 1306/9701. 우리가 호랑이는 잘 모르니까, 그건 빼고요, 어머니가 잃었던 자식을 다시 만날 때, 그 기쁨이 얼마나 큰지,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 몰라서 몸을 부들부들 떤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아이를 잃어버린 적은 없습니다만, 그런 상황을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꿈을 하나 꾸었는데요, 무슨 꿈인가 하면, 제가 서울에 가서 시장통을 돌아다니다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어요. 꿈속이지만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요즘에는 지갑도 잘 안 들고 다니잖아요. 버스나 택시를 탈 때도 그렇고 가게에서 물건을 하고 결제할 때도 그렇고, 거의 모든 걸 스마트폰으로 처리합니다. 거기다가 전화번호도 이젠 안 외우고 있지요. 당장 집에 내려갈 방법이 없는 거예요. 전화번호를 모르니까 누구에게 전화해서 차비 빌려달라고 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다가 잠이 깼어요. 머리맡을 더듬어봤습니다. 스마트폰이 거기 있는 거예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꿈에서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잠을 깬 다음에 발견했을 때도 이렇게 기쁜데, 실제로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다면 그 기쁨은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스마트폰도 그런데, 자식을 잃어버렸다가 찾았을 때, 그 기쁨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어쩔 줄 몰라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고 한 빅토르 위고의 표현은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이 너무나 적절합니다. 예레미야서 31:13절에서 예언자 예레미야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때에는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하고, 젊은이와 노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것이다.” 처녀가 춤을 춘다는 것, 요즘에는 흔한 일입니다만 클럽 같은 데 가면 너무나 자연스럽지요. 먼 옛날 예레미야 시절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여자는, 특히 처녀는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게 미덕이었잖아요. 처녀가 춤을 춘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만큼 기쁜 일이 생길 거라는 얘기예요. 그리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즐거워한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기쁨의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 달라요. 세대 간에는 더 다릅니다. 젊은이들이 깔깔대며 기뻐하는 것을 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노인들이 흡족해하고 기뻐하는 걸 젊은이들이 이애하지 못하는 일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기뻐한대요. 이것 또한 천지가 개벽할 만한 기쁜 일이 생길 거라는 말입니다.

 

그날 낮 종로

 

예레미야 말한 기쁜 일이란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 그건 고향을 찾는 기쁨입니다. 이스라엘 나라가 하나를 이루지 못하고 분단이 됐지요. 남쪽은 유다이고 북쪽은 이스라엘인데, 이 사람들이 남북으로 나뉘어서 자기들끼리도 늘 싸웁니다. 그러다가 보니 외세에 시달리겠지요. 민족이 힘을 합해서 맞서도 만만찮은 게 강대국들인데, 그 조그마한 민족이 분단까지 됐으니 무사할 리가 없습니다. 북쪽 이스라엘이 먼저 망했습니다. 앗시리아에 당했어요. 그다음에는 남쪽 유다가 망했습니다. 이번에는 바빌로니아에 당했습니다. 앗시리아 사람들과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유다에서 쓸만한 사람들은 모조리 잡아갔습니다. 나라가 그런 판국이 된 거예요. 그래서 예레미야가 희망의 노래를 부른 겁니다. 당신들이 하나님 앞에 죄를 지어서 나라가 이 꼴로 풍비박산이 났지만, 당신들이 다시 회개하고 정신을 차리면 하나님의 인도로 다시 고향 땅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오, 그때는 처녀들이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고,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얼싸안고 기뻐하게 될 것이오, 그런 내용입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으면 당연히 기쁩니다. 자식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으면 그건 더 기쁜 일입니다. 나라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는 것, 이때의 기쁨도 자식 잃어버렸다가 찾는 기쁨에 못지않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102년 전, 1919년 기미년 31, 종로 태화관에는 민족대표 33인이 모였습니다.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 거사를 일으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날 낮 그들은 독립선언서를 발표했습니다. 비슷한 시각에 파고다공원(탑골공원)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태화관에 모여 있던 독립지사들은 세 명씩 차례로 연행되어 갔습니다. 마지막 차편에 한용운과 최린이 탔습니다. 이때가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종로 거리의 크고 작은 상점들은 전부 문을 닫았고, 군대가 출동하여 전 시가를 계엄 지구로 삼았습니다. 한용운과 최린을 태운 자동차가 태화관 정문 밖을 나서자 학생들은 그때까지도 대열을 이루어 길 좌우에 서서 모자를 벗어 흔들며 만세를 연창했습니다. 군중들은 목이 쉬어서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습니다. 그 광경을 본 만해와 최린은 감격하여 눈물을 줄줄 흘렸습니다.

 

행복을 찾아서!

 

독립지사들은 물론 군중들도, 이제는 독립이 머지않았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습니다. 기뻐했습니다. 비록 그해에 당장 해방이 되지는 않았지만, 해방을 염원하는 그 기운이 끈질기게 이어져서, 그로부터 26년 뒤에 실제로 우리 민족은 해방되었습니다. 26년 하니까 엄청 오랜 세월 같지만, 우리가 사는 이 시점부터 따지면 IMF가 오던 때가 1997년이니가 24전 전이잖아요. 이렇게 보면 26년 세월도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하나님은 감격의 역사를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1945815, 우리나라가 해방되었을 때, 온 나라가 들썩였다고 들었습니다. 성경에 그랬지요? 처녀들이 춤을 춘다고 했습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기뻐한다고 했습니다. 그날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이 이스라엘에서뿐만 아니라 이역만리 대한민국에서도 실현된 것입니다. 예레미야서 31:13에 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놓고, 그들을 위로하여 주겠다. 그들이 근심에서 벗어나서 기뻐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주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통곡을 환호성으로 바꾸어주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주시는 분입니다.

 

옛날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시골길을 가다가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매우 부유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어깨에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얼굴은 낙심천만의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사람은 거지였습니다. 거지는 부자의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운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지요. “아니, 어르신은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습니까?” 그랬더니 부자가 말했습니다. “사실 나는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부도 누려 봤고, 높은 명예도 가져 봤지요. 주변에는 여자도 많이 있고요. 그렇지만 나는 아직 행복하지 않아요. 그래서 필요한 것 몇 가지만 챙겨서 무작정 길을 떠난 겁니다. 행복을 찾기 위해서 말이지요.” “, 그렇군요.” 거지는 잠시 후 부자가 한눈을 파는 틈을 타서 부자의 배낭을 훔쳐서 숲속으로 달아났습니다. 한참을 달려간 다음에 길 한가운데다가 가방을 놓고는 바위 뒤로 몸을 숨겼습니다. 가방을 잃어버린 부자는 혼비백산하여 거지가 간 길을 따라 무작정 뛰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가방을 발견하였습니다. 가방을 살펴보니, 없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부자는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 꼴을 본 거지가 외쳤습니다. “, 정말 희한하네! 행복을 찾는다는 것, 도대체 그게 무어란 말인가!” 마사 베크(박영원 역), 여유의 기술(도서출판열림원, 2005), 234-235.

 

맺는 이야기

 

부자가 왜 길을 떠났습니까? 행복을 찾아서 떠났다고 했지요? 그러면 집에 있을 때는 행복하지 않았다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집에 있을 때 그 배낭이 없었습니까? 있었지요. 배낭에 든 것보다 훨씬 많은 재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때는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길을 떠나서 배낭을 잃어버려서 혼비백산했지요. 어찌어찌 배낭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때 부자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야단법석을 떨었지요? 그렇다면, 집에 있을 때는 왜 기뻐하지 못했을까요? 왜 행복하지 못했을까요? 무엇이든지, 없어졌다가 다시 찾았을 때 비로소 기쁨을 아는 사람은 뭔가 한 수 부족한 사람입니다. 잃어버리기 전에, 있는 것을 감사하며 기뻐하는 사람이야말로 실속 있는 사람입니다. 재산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을 때 그제야 기뻐할 게 아니라 잃어버리지 않고 지니고 있을 때 감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건강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을 때 그제야 기뻐할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을 때, 지금 감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를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 그제야 기뻐할 게 아니라, 비록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나라를 잃지 않고 제 나라에서 살 수 있음을 더 기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년에 우리가 코로나 벼락을 맞고 온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지요. 제발 이 시련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처녀들이 춤을 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이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코로나가 오기 전에, 그때는 우리가 왜 도무지 기뻐할 줄 모르고 살았을까요?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기뻐할 때입니다. 앞으로 코로나보다 더 큰 재난이 닥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합니까? 그러다가 그 재난이 끝나고 일상이 회복되면 또 함께 기뻐하겠지요? 그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의 요지는 이겁니다. 재난이 닥치기 전에 지금 이 상태를 감사하자는 겁니다. 지금 이대로 기뻐하자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항상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가끔 한 번씩이 아니라 항상 기뻐함으로써 하나님 안에서 늘 행복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61 그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1060 행복하게 살기를!
1059 어둠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십시오!
1058 인정하십시오!
1057 먹든지 안 먹든지 오직…
1056 은혜로운 새해
1055 가장 큰 사람의 소원
1054 참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1053 우리를 고쳐 주십시오!
1052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될 사람들
1051 다시 일어나게 하소서!
1050 날 수 계산법
1049 굳세어라!
1048 기쁨을 가득 채워 주시는 분
1047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
1046 이제 다시 시작이다!
1045 세 번 감사하기
1044 비움의 행복
1043 의인이 사는 법
1042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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