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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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8-10-05 17: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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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6:34-40 
설교일 2008-10-05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그들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그 빵을 언제나 우리에게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요, 나를 믿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사람은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또 내게로 오는 사람은 내가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내 뜻을 행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려고 왔기 때문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내게 주신 사람을 내가 한 사람도 잃어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다. 또한 아들을 보고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생을 얻게 하시는 것이 내 아버지의 뜻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살릴 것이다.”

〈요한복음서 6:34-40〉


■ 들어가는 말씀

우리 교회에서 정식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분들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이 우리 민성이와 재희입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인데,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얼마나 기특한지 모릅니다. 아마도 어딜 가도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똑 같이 예배에 참석하면서도, 이 아이들처럼 진지하게 찬송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는 경우는 보기 드물 것입니다. 칭찬들 들어 마땅한 어린이들입니다.

항상 교회도 제일 먼저 오지요. 교회에 들어서자마자 이 아이들이 주방을 들여다보며, “오늘 점심 뭐예요?” 하고 묻는답니다. 때로는 냄새를 맡고 점심 메뉴를 알아맞히기도 하지요. 오늘은 무엇을 먹게 될까, 밥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어린이들이 또 하나 관심거리가 있는데, 제가 보니까 그것은 바로 설교인 것 같습니다. 사실, 설교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친구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목사님이 오늘은 설교를 얼마나 길게 하시나,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 설교 시간은 보통 20분에서 25분 사이인데, 지난 주일에 예배를 마치고 지적을 받았습니다. “목사님, 오늘 설교는 25분이 넘었어요.” 정말 그런가, 하고 확인해 봤더니 28분 하고도 3초였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들이 시간만 재느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재희는 부모님들이 같이 예배를 드리니까 설교 내용을 전달할 필요가 없지만, 가끔 한 번씩 민성이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시는데, 이분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민성이가 거의 정확히 설교의 뼈대를 어머니에게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아하, 이 아이들이 가끔은 딴 데롤 보는 것 같아도 내용은 확실히 파악하고 있구나, 저도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재희와 민성이가 교회 오면서 ‘밥’에 관심을 가지는 것, 좋습니다. 그 다음, 설고에 관심을 가지는 것, 기특합니다. 그런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제 이 아이들이 열다섯 전후가 되면 세례를 받고 입교를 하게 될 텐데, 그때부터는 ‘성찬예식’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육신의 밥과, 영의 밥인 말씀과, 하나 됨의 밥인 성찬, 이 세 가지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꼭 열심히 먹어야 할 세 가지 밥, 또는 세 가지 양식입니다.

■ 육신의 밥

오늘도 예배를 다 마치면, 메뉴가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함께 밥을 먹을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중이 염불에는 관심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요. 젯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에만 관심이 있으니까 그것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염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젯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도 먹는 것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모릅니다. 옛날에 하나님 앞에 제사를 올릴 때는 반드시 먹을 것을 바쳐야 했습니다. 짐승을 잡아서 바치거나 곡식을 바쳤지요. 이사야서 55장에 보면 이사야가 이런 말을 합니다. “어찌하여 너희는 양식을 얻지도 못하면서 돈을 지불하며, 배부르게 하여 주지도 못하는데, 그것 때문에 수고하느냐?”(이사야서 55:2). 이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으며, 기름진 것으로 너희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2).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좋은 것을 먹고 마음이 즐겁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좋은 것을 먹는 것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백성이 굶주리는 것을 두고 보지 않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와서 광야를 방황할 때, 하나님께서는 만나를 주셔서 백성을 먹이셨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니까 메추라기 떼를 보내셔서 먹게 하셨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말씀을 듣겠다고 수천 명의 군중이 모였을 때, 예수님은 그들이 시장한 것을 걱정하셨습니다. 제자들을 시켜서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게 했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게 되었는가, 어떻게 그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도 그렇고 예수님도 그렇고, 백성이 굶는 것을 그냥 보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옛 어른들이 그랬지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하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입니다. 하나님의 심정도 바로 그과 같은 것입니다.

■ 영의 밥

자, 젯밥 이야기를 했으니까 아제 염불 이야기를 해봅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물론 구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만 ―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마태복음서 4:4). 우리도 흔히 그러지요. “사람이 밥만 먹는다고 사느냐?” 사람이 밥으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몸이 육신으로만 되어 있다면 밥만 먹으면 살겠지요. 이른바 ‘식물인간’이라고 부르는 상태에서도 영양만 공급해 주면 살기는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산 것입니까?

성도의 삶도 그렇습니다. 밥만 먹으면 살아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도 살아 있는 사람과, 목숨이 붙어 있는 사람은 엄연히 다릅니다. 나이가 40대쯤 되면 너나없이 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니까 그렇겠지요. 그래서 그 나이쯤 되면 어디에 좋은 음식점이 있는지, 웬만하면 열군데 정도는 꿰고 있습니다. 물론 손님 접대할 일이 많아져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보통 그렇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보면, 아주 외진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점들이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그런 음식점들이 성업 중인 것을 보면 도시 사람들이 차를 몰고 먹을 것을 찾아서 온다는 이야기겠지요. 맛이 있고, 분위기 있고, 조용한 곳이라면, 사람들이 멀리서도 ‘먹으려고’ 찾아갑니다. 예수님께서 동네가 아니라 들판이나 바닷가에서 말씀을 많이 전하셨는데, 사람들이 거기까지 찾아와서 말씀을 들었습니다. 육신의 밥을 먹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영혼의 밥을 먹기 위해서 몰려든 것입니다. 우리는 영의 양식을 얻기 위해서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도 그런 열심을 가진 분들이겠지요.

■ 하나 되는 밥

이제 세 번째 밥 이야기입니다. ≪삼국지≫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 보면 이른바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이 나옵니다.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가 도원(桃園) 곹 복숭아 과수원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지요. 장비가 제안을 했습니다. 집 뒤의 복숭아 동산에 꽃이 한창이니 내일 이 동산에서 천지(天地)에 제(祭)를 지내고 셋이 의형제를 맺어 한마음으로 협력하기로 약속을 한 뒤에 일을 도모하자고 하였습니다. 유비와 관우가 동의하여 다음날 도원(桃園)에 검은 소(黑牛)와 흰 말(白馬)과 지전(紙錢) 등 제물을 차려 놓고 제를 지내며 맹세했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비록 성은 다르오나 이미 의를 맺어 형제가 되었으니, 마음과 힘을 합해 곤란한 사람들을 도와,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편안케 하려고 하고, 한 해 한 달 한 날에 태어나지 못했어도 한 해 한 달 한 날에 죽기를 원하니, 하늘과 땅의 신령(皇天后土)께서는 굽어 살펴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잊는 자가 있다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이소서.” ― 네이버 백과사전. 이렇게 맹세를 마치고 유비가 형이 되고, 관우가 둘째, 장비가 셋째가 되었습니다. 제(祭)를 마치고 소를 잡고 술을 내어 고을 안의 용사들을 불러 모으니까 300명이나 되었습니다. 이 날 도원(桃園)에서 다들 취하도록 술을 마시며 함께 즐겼다고 하지요.

유비, 관우, 장비가, 각기 낳아준 부모는 다르지만, 뜻을 같이 해서 한 형제가 되었다는 것인데, 이날 먹은 음식과 이날 마신 술은 그냥 음식이 아니고, 그냥 술이 아닙니다. ‘하나가 되기 위한’ 음식이었습니다. 이처럼 밥에는 육신의 밥이 있고, 영의 밥이 있고, 하나 되는 ‘거룩한’ 밥이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제자들을 불러 모아서 함께 밥을 드셨습니다. 이날 예수님께서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고린도전서 11:24). 빵을 드신 뒤에, 포도주 잔을 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다. 너희가 마실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25). 내 살을 너희가 뜯어먹고, 내 피를 너희가 짜 마셔라, 하신 말씀은, 이제는 나와 너희가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냥 맨송맨송하게 하나가 됐다 하는 것이 아니라, 피를 나누고 살을 나눈 형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성찬예식을 하지요. 그것은 그냥 하나의 형식이나 의식이 아닙니다. 빵을 받아먹음으로써, 우리는 예수님과 살을 섞는 것입니다. 잔을 받음으로써, 우리 몸에는 예수님의 피가 흐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찬의 의미입니다. 성찬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가 되고, 성령님과 하나가 되고, 예수님과 하나가 되고, 형제자매와 하나가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혈맹(血盟)의 형제자매가 되는 것입니다.

■ 맺는 말씀

오늘 저는 세 가지 밥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육신의 밥인데, 이거 잘 먹어야 합니다. 멜라민 같은 해로운 것 잘 가려내서, 맛있는 것, 기름진 것, 좋은 것, 많이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영의 밥인데, 이것도 열심히, 열심히 찾아 먹어야 합니다. 젊어서 밥을 한두 끼 안 먹는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려서 영양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골병이 들지요. 힘을 못 씁니다. 영의 밥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 열심히 읽고, 예배 열심히 참석하고, 탄탄하게 영의 영양관리를 한 사람들은 웬만한 시련에는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셋째, 거룩한 밥, 곧 하나 되는 밥도 우리가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성 삼위일체 하나님과 우리가 하나 되고, 우리 성도들이 주님의 몸과 피 안에서 하나 될 때, 거기서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343 "마음으로 서로 뜨겁게 사랑하십시오!"
342 성서, 인권, 기다림
341 사랑의 빚
340 주님의 특사가 오신다!
339 복 받은 백성
338 주님의 일에 적합한 사람
337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336 혁명
335 "마지막이 가까이 왔습니다!"
334 완전한 용서
» 세 가지 밥
332 우리 삶의 목표는?
331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십시오!"
330 완전 무장
329 짝사랑
328 생기에게 대언하라!
327 드보라 앞의 악조건들
326 "새 사람을 입으십시오!"
325 낮아지라!
324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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