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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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6-03-27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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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가복음서 16:6-7 
설교일 2016-03-27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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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가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놀라지 마시오. 그대들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나사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지만, 그는 살아나셨소.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소. 보시오, 그를 안장했던 곳이오. 그러니 그대들은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말하기를 그는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실 것이니, 그가 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들은 거기에서 그를 볼 것이라고 하시오.” [마가복음서 16:6-7]

 

■ 들어가는 이야기

 

해마다 찾아오는 부활절이지만, 그때마다 가슴이 설렙니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다 진 게임도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희망이 없다고 포기했던 일에도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인생 여기서 끝이다 했던 사람도 제이의 인생으로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부활의 기운과 그 능력으로 말미암아, 여러분의 삶이 완전히 새롭게 바꾸어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거사

 

지난 주일에 저는 예수님께서 임하셨던 게임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의 게임은 ‘하나님 나라 만들기’ 게임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까지의 성과는 요즘 말로 완전 ‘대박’이었습니다. 광야에서 악마와 벌렸던 게임에서 3:0으로 완승을 했지요. 이놈의 악마가 게임에 졌으면 ‘깨갱’ 하고 물러나야 하는데, 완패를 해놓고도 집요하게 덤벼듭니다. 사람에게 들어가서, 남자나 여자나 아이나 가리지 않고 포로로 잡아서 예수님을 공격합니다. 심지어는 돼지 떼에게 들어가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번번이 예수님은 보기 좋게 악마를 물리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런 개인적인 일들만 돌보고 계실 수만은 없었습니다. 예수님 혼자 감당하시지도 못합니다. 전국을 두루 다니시면서 부조리를 개선하고 병자들을 고치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해서, 인생을 걸고 들고 일어나기로 하신 겁니다. 집결지는 올리브 산 근처에 있는 벳바게 마을이었습니다. 거기는 베다니와 가까운 곳으로서, 예루살렘 도심에서 약 2km쯤 떨어진 동네입니다. 원래 예수님의 주요 활동무대는 저 북쪽지방 갈릴리 인근이지만, 지금 예수님께서 등장하신 곳은 수도(首都) 예루살렘 근처입니다. 평소에 자주 오시지는 않았지만 꽤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예수님을 열성적으로 따랐던 마리아와 마르다 자매가 베다니에 살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오빠인 나사로를 죽음에서 구해주기도 하셨지요. 워낙 흔한 이름이라, 이 마리아가 그 마리아인지, 그 마리아가 저 마리아인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마리아가 옥합을 깨뜨려 비싼 기름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겨드렸던 곳도 베다니였습니다. 어쨌든 이곳에서부터 거사는 시작됐습니다. 군중들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길을 가득 메웠습니다. 사람들의 사기도 충천해 있습니다. “호산나!” 구호가 천지를 뒤흔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선두에 서셨습니다.

 

■ 절정

 

이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인 평화시위였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예수님의 게임 상대였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 등 권력자들은 이제 세상이 뒤집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군중행렬을 보고 바리새파 사람들은, “이제 다 틀렸소. 보시오. 온 세상이 그를 따라갔소”(요한복음서 12:19) 하면서 낙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히 그 누구도 시위대를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앞세운 하나님 나라 시위대는 예루살렘 도심, 그 가운데서도 중심인 성전까지 진출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유대인들의 삶의 중심지였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당시 모든 문제의 근본이 종교지도자들의 부패에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성전에 들어가신 예수님은 성전 뜰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다 내쫓으셨습니다. 돈 바꾸어주는 환전상들의 상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셨습니다. 그리고 선언서를 낭독하셨습니다. “성경에 기록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였다. 그런데 너희는 그것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마가복음서 21:13). 종교지도자라면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데, 곧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의 헌금만 뺏어가는 강도가 되어버렸다는 질책입니다. 성전이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이제는 아이들까지 몰려와서 ‘호산나!’ 구호를 외칩니다. 1960년 4.19혁명으로 서슬 퍼렇던 이승만 정권이 무너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시위를 해도 꿈쩍 않던 이승만이 꼬리를 내린 결정적인 계기는 중고등학생들이 시위대로 나선 것이었습니다. 대중가요도 동네 아이들이 따라 부르면 대박 히트를 하듯이 시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 나라 시위대에 어린이들이 나서자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눈이 뒤집어졌습니다. ‘아니, 아이들까지 동원하다니! 당신은 인권을 유린하고 있소!’ 하며 떠들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창기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시위 때,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서자 조중동이 인권유린이라고 훈계하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주님께서는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에서 찬양이 나오게 하셨다’ 하신 말씀을, 너희는 읽어보지 못하였느냐?”(마가복음서 21:16).

 

■ 결말

 

그날 시위는 거기까지였습니다. 예수님은 그쯤 해서 시위대를 해산하고 성 밖으로 나가 베다니로 가셔서 밤을 지내셨습니다. 전국에 비상경계령이 떨어졌을 것 아닙니까? 관계기관들이 긴급회의를 열었을 것입니다. 국정원 예수 검거작전 팀이 가동되었습니다. 예수의 핵심 측근들 가운데서 약점 많은 놈이 누구냐, 불만 가진 놈이 누구냐, 돈 궁한 놈이 누구냐, 해서 유다가 지목됐습니다. 유다를 돈으로 매수했습니다. 예수의 스케줄과 동선(動線)을 정밀하게 파악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들일 수 있는 지점을 확보했습니다. 예수 일행이 인적이 드문 밤길을 가고 있을 때 유다가 예수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게 신호였습니다. 예수를 미행하던 요원들은 전광석화처럼 달려 나와서 예수를 체포했습니다. 작전 성공이었습니다. 형식상 재판은 하고 죽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시 유다는 로마의 식민지였고, 로마 총독은 빌라도였습니다. 식민지에 파견된 총독이 무슨 인권의식이 있겠습니까, 무슨 정의감이 있겠습니까? 자기 몸 사리는 것이 최대 관건이지요. 유대 토박이 고관들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빌라도는 ‘국가전복음모죄’로 예수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할 때 ‘죄가 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음모는 했을 것 아니냐, 그래서 해산이다!’ 하는 판결을 내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통합진보당 사람들을 잘 모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도 모르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문 자체는 순 엉터리였습니다.) 이건 반칙이었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판을 엎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예수님은 돌아가셨습니다.

 

■ 맺는 이야기

 

그러나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입니다. 부활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몸이 부활한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 나라 정신이 부활한 것이고, 셋째는 예수님의 제자들 곧 그분의 후계자들이 계속 나타난 것입니다. 몸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은 얼마 후 다시 사라지셨지만, 적어도 둘째 하나님 나라 정신과 셋째 예수님의 제자들은 지금까지도 살아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부활한 예수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을 기쁨 가운데서 이어나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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