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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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미가서 5:2 
설교일 2018-12-25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성탄절 

성서 본문

 

그러나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다. 그의 기원은 아득한 옛날, 태초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가서 5:2

 

들어가는 이야기

 

참 기쁜 날입니다. 육신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삶에 기쁨의 원천이 되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일 것입니다. 동방박사 세 사람이 신비한 별을 발견하고, 그 별을 따라 베들레헴까지 왔지요.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별을 보다!

 

기원후 948, 고려시대지요. 그해 1222, 요즘과 같이 매우 추운 날이었습니다. 어떤 선비 한 사람이 밤길을 가다가 서울 외곽의 시흥군(始興郡)으로 들어섰습니다. 지금의 서울특별시 관악구 낙성대 근처입니다. 그때 이 선비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니까 유난히 반짝이는 큰 별 하나가 어떤 집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집으로 달려갔지요. 그 집에서는 마침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고 있었습니다. 선비는 이 일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아기 아버지인 강궁진에게 말했습니다. “이 아이는 범상한 아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개경에 있는 우리 집에 한번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때 태어난 아기가 그 유명한 강감찬 장군입니다. 제가 방금 강감찬 장군이라고 했지요. 흔히들 무인(武人)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사실 강감찬은 84년 생애 가운데서 갑옷을 입은 것은 요()나라의 침입을 물리칠 때의 3개월 남짓뿐입니다. 강감찬은 고려의 최고 관직인 문하시중(지금의 국무총리)까지 올랐던 문인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라 사신 하나가 나중에 강감찬을 보러 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곡성(文曲星)이 사라진 지가 오래되어 그 별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오늘 강공을 뵈오니 공께서 바로 문곡성이십니다.” 최자(이상보 편), 보한집(범우사, 2015), 전자책 47/618.

 

관속을 꾸짖다!

 

강감찬이 젊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해서 어느 고을의 원님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군수나 시장쯤 되지요.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군수영감이 됐으니, 관리들이 겉으로는 예, , 하면서도 속으로는 무시했습니다. 강감찬이 군기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관속들을 모두 뜰에 세우고는 말했습니다. “저기 수숫대가 있다. 너희들은 수숫대 한 단씩을 소매 속에 넣어라!” 말이 안 되지요. 그걸 어떻게 소매 속에 넣습니까? “불가합니다.” 그랬더니 강감찬이 말했습니다. “겨우 일 년 자란 수숫대도 소매에 다 집어넣지 못하면서, 너희 아전들이 20년이나 자란 이 원님을 소매 속에 집어넣으려 한단 말이냐?” 이렇게 호통을 쳐서 관속들의 기를 꺾어놓았습니다. 나이 열두 살 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박사들의 기를 꺾어놓은 것과 비슷하지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강감찬이 강원도 지방을 순찰하기 위해서 강릉에 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집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는데, 개구리들이 어찌나 요란하게 울어대던지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강감찬이 부적을 하나 써서 벽에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그때부터 개구리들이 울음을 멈췄답니다.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날 이후로 지금도 강릉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하지 않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가실 때 풍랑이 일어서 배가 뒤집히게 되었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마가복음서 4:39). “바다야, 조용히 해!” 강감찬도 예수님처럼 개구리들을 잠재웠습니다.

 

나라를 구하다!

 

강감찬이 일흔 살 되던 1018년에 요나라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로 쳐들어왔습니다. 거란(契丹) 또는 글안 족이라고도 하지요. 이때 강감찬은 서북면(西北面) 행영도통사(行營都統使)로 있었습니다. 강감찬은 상원수가 되어서 부원수 강민첨(姜民瞻) 등과 함께 20만 군사를 이끌고 나가서 곳곳에서 요나라 군을 격파했습니다.

 

특히 흥화진(興化鎭) 전투가 유명한데요, 거기서 강감찬은 12천여 명의 기병을 산골짜기에 매복시키고, 굵은 밧줄로 쇠가죽을 꿰어 성 동쪽의 냇물을 막았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가 적병이 이르렀을 때, 막았던 쇠가죽 둑을 일시에 터뜨렸습니다. 요나라 군이 몰살을 당했지요. 요나라 군은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쫓아갔지요. 귀주(龜州)에서 적을 완전히 섬멸했습니다. 이 전투를 귀주대첩이라고 합니다. 요나라군 10만 명 중에서 생존자는 겨우 수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 결과, 요나라는 침략 야욕을 포기하게 되었고, 고려와 요나라 사이에 평화적 국교가 성립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강감찬은 나라를 구했습니다.

 

맺는 이야기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베들레헴 상공에 별이 나타났었지요. 강감찬이 태어났을 때도 서울 하늘에 별이 나타났습니다. 소년 예수가 내로라하는 박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지요. 강감찬도 젊은 시절 관속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다의 풍랑을 잠재웠지요. 강감찬도 시끄러운 개구리들을 잠잠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만백성의 구세주가 되셨지요. 강감찬은 나라를 구했습니다.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강감찬뿐만 아니라 다른 위인들의 전기를 보아도, 이런 설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강감찬 사이에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서울 시흥에 나타난 별은 강감찬의 고래 등 같은 기와집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베들레헴에 나타난 별은 예수님의 집이 아니라 여관 집 외양간 위에 멈추었습니다. 강감찬의 아버지는 양반이었지만, 예수님의 아버지는 상민이었습니다. 강감찬은 양반으로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지만, 예수님은 전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강감찬은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최고위직까지 벼슬이 올랐지만, 예수님은 한평생 서민으로 사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이것입니다. 아무나 강감찬 장군 같은 위대한 인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신분의 차이가 있고, 재능의 차이가 있고, 가정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닮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사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있는 낮은 곳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기쁜 성탄, 거룩한 성탄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예수님을 닮게 되기를, 예수님처럼 살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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