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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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창세기 1:11-12 
설교일 2010-04-21 
설교장소 김천 평화동교회 묘지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장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 고 최성규 목사님을 배웅하며 ―

■ 성서 본문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고, 씨를 맺는 식물을 그 종류대로 나게 하고,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그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창세기 1:11-12>


■ 들어가는 말씀

그리스도 안에서 한 식구가 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매우 엄중하고 경건한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평생 주님의 일을 위하여 몸과 마음과 정성을 바치셨던 고 최성규 목사님은, 태어나실 때는 어머니의 품에 안기셨지만, 이제 세상 수고를 모두 끝내시고 주님의 품에 다시 안기시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실 때는 가족들의 축복을 받았지만, 지금 하나님의 품에 안기시는 이 시간에는 가족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성도들과 주님의 종들의 축복을 받고 계십니다.

전도서에 보면 현자(賢者)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전도서 7:4). 목사님께서 태어나실 때는 그 아기가 앞으로 어떻게 세상에 덕을 끼치게 될지,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일생의 여정을 다 마치고 보니, 고 최성규 목사님은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성공적으로 목회 사역을 잘 마친 주님의 귀한 일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목사님을 보내 드려야 하는 아픔이 저와 여러분의 가슴을 짓누르지만, 그래도 우리 목사님은, 가시는 이 시점에도 전도서의 말씀처럼 우리를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 흙

목사님의 잠드신 몸을 모시기 위하여 준비된 땅과 흙을 보니, 태초에 하나님께서 지구를 만드시고 땅을 만드시던 일을 기록한 성경말씀이 떠오릅니다.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창세기 1:11). 이곳에 잠들어 계시는 동안, 목사님은 흙이 되어 땅으로 하여금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실 것입니다. 그 푸른 움은 목사님의 몸으로 인하여서 세상에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체입니다. 새 생명체가 된 푸른 움은 생명의 기운이 되고 양식이 되어 또한 다른 생명체에게 귀한 덕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나팔소리를 울리며 잠자는 성도들을 깨우시기 전에, 그 기간 동안에도 이미 목사님은 부활의 삶을 사시게 되는 것입니다.

■ 예수님

목사님께서 잠드시는 것을 보면서 저는, 목사님께서 한평생 섬기셨던 우리 예수님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피를 쏟으셨는데, 그 피가 땅에 떨어져서 골고다 언덕에 푸른 움을 돋게 했을 것입니다. 일부는 짐승의 먹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피 묻은 십자가도 땔감이 되었거나 땅에서 썩어서 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재가 된 십자가, 또는 땅에서 거름이 된 그 십자가도 땅으로 하여금 푸른 움을 돋게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돋은 푸른 움은 식물을 통하여, 동물을 통하여, 사람을 통하여, 공기를 통하여 온 세상으로 연결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화산재가 곧 우리나라까지 날아올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은 서로 영향을 끼치며 돌고 도는 순환의 법칙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라면, 예수님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원소들도, 지금 이 곳에 있는 저와 여러분이 어떤 방법으로든 몸에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성찬예식을 통하여 빵을 떼고 포도주를 마실 때마다 온몸에 전율을 느낍니다. 그 빵 속에도 예수님의 원소가, 그 포도주 속에도 예수님의 원소가 들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예수님의 살이 우리 살과 섞여 있고 예수님의 피가 우리 혈관에 돌고 있음을 믿습니다.

■ 고 최성규 목사님

지금 하나님의 품으로, 자연의 품으로 안기시는 고 최성규 목사님의 몸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 질서 안에서 우리와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돋아난 푸른 움이 새로운 꽃을 피우게 되면 어느 벌이 날아와서 그 꽃의 꿀을 담아갈지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 어떤 사람이 그 벌이 채취한 꿀을 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 안에 있으면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모든 피조물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 맺는 말씀

지금부터 20여 년 전 최 목사님께서 노회 대표로 우리 교회에 찾아오셔서 교회 설립을 공인해 주시면서, 새로운 교회에 대하여 조목조목 지적해 주시던 일이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합니다. 목회를 마치시고 은퇴하신 이후에도 노회 서기 일을 보던 저에게 전화를 하셔서 노회의 상황을 물으시던 그 음성이 아직까지 귀에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목사님을 눈으로 뵐 수 없고 목사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 안에서 목사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서로 교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은혜로 받아들이며 편안하게 목사님을 보내 드립시다. 주님께서 잠자는 사람들을 모두 깨워서 부활시키시는 그 날에, 우리는 주님과 함께 목사님을 만나서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그때까지, 우리 주님의 위로하심 안에서 끝까지 믿음을 강건하게 지켜 나가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42 아름다운 사랑
1041 금단의 열매
1040 일곱째 날의 안식
1039 물 이야기
1038 녹색교회 녹색세상
1037 생명농사와 경제농사
1036 하나님 닮았네
1035 그때, 다섯째 날
» 고 최성규 목사님을 배웅하며
1033 창조주 하나님
1032 창조주의 심정으로
1031 창조에서 배울 것들
1030 망하는 이유, 안 망하는 이유
1029 한울교회
1028 부자 아브라함
1027 아브람의 양보
1026 성공과 실패
1025 수녀 천 명, 어머니 한 명
1024 복을 생산하라!
1023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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