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13-06-02 15:25:01
0 2527
성서본문 창세기 1:9-13 
설교일 2013-06-0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은 드러나거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고 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고 하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고, 씨를 맺는 식물을 그 종류대로 나게 하고,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그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사흗날이 지났다.

<창세기 1:9-13>


■ 들어가는 이야기

우리가 경험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네 계절을 세 달씩 나눈다면 여름은 6월부터 8월까지가 될 겁니다. 오늘이 6월 첫째 주일이니까, 이제 우리는 여름으로 들어선 셈입니다. 우리 앞에 다가온 6월 한 달도, 주님 안에서 복되고 활기찬 삶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전국의 뜻 있는 교회들이 함께 지키는 환경주일입니다. 이번 환경주일의 주제는 ‘은총의 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물 이야기를 잠깐 나누려고 합니다.

■ 생명의 근원, 물

사람이 생겨나는 최초의 모습은 수정란 상태입니다. 수정란은 99퍼센트가 물로 되어 있습니다. 막 태어났을 때의 아기들을 보면 말랑말랑하지요. 그때는 90퍼센트가 물입니다. 그러다가 완전히 성장했을 때는 70퍼센트 정도의 물로 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죽을 때는 약 50퍼센트 정도가 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물 상태로 살아갑니다. ― 에모토 마사루(양억관 역), ≪물은 답을 알고 있다≫(나무심는사람, 2002), 13쪽. 이처럼 물과 생명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은 수분이 말라간다는 뜻입니다.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집니다. 온갖 것, 풀과 나무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말라 뻣뻣해집니다”(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 노자(오강남 편), ≪도덕경≫(현암사, 2000), 320쪽.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지구를 창조하실 때도 사람의 몸과 비슷하게 만드셨습니다. 지구도 표면의 4분의3은 물입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물의 97.3퍼센트는 바닷물입니다. 이건 염분이 많아서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염분이 없는 물은 나머지 2.7퍼센트인데, 이 가운데서 3분의2정도는 북극과 남극, 그리고 높은 산의 빙하 형태로 존재합니다. 인간이 쓸 수 있는 물은 지구에 있는 물의 0.7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수도꼭지만 틀면 원하는 대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물 귀한 줄 모르고 삽니다만, 물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들도 지구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 분쟁의 원인, 물

우리가 흔히 돈이나 물자를 흥청망청 써대는 것을 ‘물 쓰듯이’ 쓴다고 표현하지요. 그러나 물이란 게 무한정 있는 게 아닙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한정이 되어 있어서, 아껴 쓰고 나누어 쓰지 않으면 물이 싸움의 원인이 됩니다.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말을 아시지요? ‘자기 논밭에 물을 끌어다 댄다’는 말 아닙니까? 남의 논밭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자기 땅에만 물을 대려고 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동이다, 하는 교훈이고, 이런 못된 짓을 꾸짖기 위해서 이 말이 나왔을 겁니다. 서로 경쟁하는 상대를 가리켜서 영어로 뭐라고 합니까? ‘라이벌’(rival)이라고 하지요. 이 말은 ‘강’을 뜻하는 ‘리버’(river)에서 나왔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다툼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어서 이웃나라와 물 분쟁이 없습니다만 강 하나가 여러 나라를 걸쳐서 흐르는 곳에서는 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성경에도 보면 물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대부분 싸우는 내용입니다. 거기가 사막지역이라 물이 귀하거든요. 우물 가지고 싸우고, 농사지을 수 있을 만큼 비가 내리는 땅을 가지고 싸웁니다. 이 사람들은 물에 한이 맺힌 사람들입니다. 창세기에도 보면, 이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에 온 천하가 물로 뒤덮여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도 물 때문에 싸웁니다. 예수님께서 활동하셨던 갈릴리 바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이 바다지 이게 사실은 큰 호수입니다. 짠물이 아니라 담수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온 나라에 물을 대는데, 그러려면 댐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공사를 하면서 주변국인 시리아와 요르단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쟁까지 났지요. 이런 일은 다른 나라에도 많습니다. 아프리카의 수단과 우간다가 나일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자 이집트가 물 때문에 난리입니다. 터키는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다가 댐을 건설하였는데 이 때문에 시리아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은 메콩 강 상류에 샤오완 댐을 건설했는데, 메콩 강 하류에 있는 나라들인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이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 물 발자국(water footprints)

우리나라에서는 물 때문에 죽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만, 지구 곳곳에서는 물 때문에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상수도나 하수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수인성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셀 수도 없고, 그로 인하여 하루에 1,800명 정도의 어린이가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물은 그냥 온갖 편리함을 누리게 하는 물질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물 발자국’이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이 직접 마시고 씻는 데 사용한 물에다가 음식이나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가상수(virtual water, 눈에 보이지 않는 물)를 합친 총량입니다. 예를 들어서 쌀 1kg을 생산하는 데는 물 2,500리터가 필요합니다. 우유 1리터 만드는 데는 1000리터, 쇠고기 1kg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15,400리터의 물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물의 해외 의존도가 78.1퍼센트나 됩니다. 세계 5위의 가상수 수입국입니다.

우리가 직접 마시는 물과 씻는 물은 수입하지 않지만 우리가 쓰는 물의 총량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햄버거 하나의 물 발자국은 2,400리터이고, 티셔츠 한 장은 4,100리터입니다. 그런 것 말고도, 우리나라 사람 하나가 직접 쓰는 생활용수만 하더라도 하루에 363리터나 됩니다. 2리터짜리 PET병 160개 정도입니다. 엄청난 양입니다. 우리나라나 서구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물이 부족한 나라에 사는 아이들에 비해서 평균 40-70배나 많은 물을 쓰고 삽니다. 흔히 하는 얘기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처럼 물과 자원을 펑펑 쓰고 살기 위해서는 지구 같은 별 다섯 개가 있어도 모자란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물의 총량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오늘날 심각한 물 문제는, 정해진 양의 물을 어떻게 나누어 쓰느냐 하는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한자에서 바다 ‘해’(海) 자를 보십시오. 거기에는 어미 ‘모’(母)자가 들어 있습니다. 바다는 어머니와 같다는 것인데, 비록 짠물이기는 하지만 바다도 물 아닙니까? 그러니까 물은 바로 우리 어머니다, 그런 말입니다. 그리고 프랑스 말로 바다를 ‘메르’(mer)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말에서 어머니도 ‘메르’(mere)입니다. 음은 똑 같고 철자만 한 자 다릅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어머니 속에 바다가 있고, 중국에서는 바다 속에 어머니가 있다.” ― 이어령 외 20인, ≪어머니≫(자유문학사, 1996), 200쪽. 어쨌든 물은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왜냐하면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형제자매들이야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어머니의 은혜와 사랑을 혼자 차지하려고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겠습니까?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결론은, 그러니까 물을 아껴 쓰자, 이겁니다. 그게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이고 하나님께 충성하는 일입니다. 물만 아껴 써서도 안 됩니다. 물 발자국, 곧 물의 족적(足跡) 말씀을 드렸지요. 우리가 쓰는 모든 물건을 만드는 데는 어마어마한 물이 쓰입니다.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는 운동, 이걸 ‘아나바다’ 운동이라고 하지요. 이 운동을 매일 삶에서 실천함으로써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042 아름다운 사랑
1041 금단의 열매
1040 일곱째 날의 안식
» 물 이야기
1038 녹색교회 녹색세상
1037 생명농사와 경제농사
1036 하나님 닮았네
1035 그때, 다섯째 날
1034 고 최성규 목사님을 배웅하며
1033 창조주 하나님
1032 창조주의 심정으로
1031 창조에서 배울 것들
1030 망하는 이유, 안 망하는 이유
1029 한울교회
1028 부자 아브라함
1027 아브람의 양보
1026 성공과 실패
1025 수녀 천 명, 어머니 한 명
1024 복을 생산하라!
1023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