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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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도행전 2:37-42 
설교일 2006-11-19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감사절 


■ 성서 본문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찔려서 “형제들이여,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말하였다.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 각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용서를 받으십시오.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와 또 멀리 떨어져 있는 모든 사람, 곧 우리 주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사람에게 주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 밖에도 많은 말로 증언하고, 비뚤어진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고 그들에게 권하였다. 그의 말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그 날에 신도의 수가 약 삼천 명이나 늘어났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몰두하며, 서로 사귀는 일과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힘썼다.

(사도행전 1:37-42)


■ 들어가는 말씀

추수감사절은 일 년 농사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이기도 하지만, 일 년 농사를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이제 11월이 막바지이니까,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2006년도가 다 지나간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한 달이 넘게 남았습니다. 개인을 돌이켜보고, 가정을 돌이켜보고, 교회를 돌이켜보고,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보완할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말입니다.

교회를 놓고 볼 때, 올해 초에 우리는 기도의 제목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실 때에 기쁘게 응답하게 해주십시오!” 기도의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고 해서가 아니라, 이 주제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기본 과제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주님께서 나를 부르셨는가, 주님께서 나를 부르시기나 하셨는가, 이렇게 생각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주님께서는 끊임없이 여러분을 부르셨고, 지금도 부르시고 계십니다.

지금 우리가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것도 우리가 취미생활로 나와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행동입니다. 적어도 주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자체는 주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는 일입니다. 이제 얼마 있으면 주일예배 출석 통계가 나가겠습니다만, 우리가 이렇게 통계를 내는 것은 주님께서 부르실 때 내가 몇 번이나 거역했는가,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로 주님의 콜을 몇 번이나 씹었는가, 그 근거를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추수감사절을 맞이해서 주님의 부르심에 얼마나 순종했는지 돌이켜보아야 하겠습니다. 봉사하라고 주님께서 불렀을 때, 주님의 말씀을 배우라고 부르셨을 때, 우리는 얼마나 기쁘게 응답하고 순종했는가, 이것이 교회생활 농사의 결실입니다.

■ 1. 거룩한 교회.

우리가 기회 있을 때마다 교회의 부흥 문제를 놓고 고민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고민이고, 당연히 기도의 제목으로 삼아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부흥’(復興)이란 말을 살펴보면 다시 ‘부’(復) 자에 흥할 ‘흥’(興) 자를 씁니다. 다시 예전처럼 흥하게 해보자, 그런 뜻을 가진 말이 ‘부흥’입니다. 우리 교회를 놓고 볼 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부흥해야 하겠습니까? 애석하게도 우리 교회는 부흥운동을 위해 목표로 삼아야 할 시점이 없습니다. 기본 숫자가 적어서 그렇지, 교회 창립 이래로 지금이 가장 출석교인이 많습니다. 예산도 올해가 가장 많습니다. 부흥, 다시 말해서 예전으로 돌아갈 시점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부흥운동의 목표로 잡아야 할 시점을 우리 교회의 어느 시점이 아니라, 초대교회를 그 시점으로 잡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교회의 반석을 세우시고, 그 위에다가 사도들이 처음으로 교회를 세웠을 당시, 그 때가 초대교회입니다. 초대교회 당시에는 사도들의 말씀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였고, 신도가 하루에 삼천 명이나 늘어날 정도로 활동이 왕성하였습니다. 성령이 충만한 교회였고, 사랑이 넘치는 교회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교회였습니다.

교회가 부흥한다는 것은 초대교회와 같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초대교회가 어떻게 했기에 사람들에게 그렇게 칭송을 듣고, 신도 수가 늘어났는가, 그 정답이 오늘 본문인 사도행전 2장 42절에 나와 있습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몰두하며, 서로 사귀는 일과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힘썼다.” 이 짧은 구절에 교회부흥의 비결이 들어 있습니다. 전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도들의 가르침에 몰두했다, 이것은 예배드리는 일과 성경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특히 ‘몰두했다’는 말은 대충대충 했다는 말이 아니고 만사 제쳐놓고 거기에 푹 빠졌다는 것입니다. ▶둘째, 서로 사귀는 일에 열심이었다고 했습니다. ▶셋째는 빵을 떼는 일에 열심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넷째, 기도에 힘썼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 들더라, 이겁니다. 특이한 점은 교회부흥의 비결인 이 구절에는 그들이 전도했다는 말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나중에 전도도 했습니다만, 전도하기 전에 이 네 가지에 푹 빠져 있기만 했어도 저절로 부흥이 됐습니다. 하루에 삼천 명이나 늘었으니, 그 이상 어떻게 더 부흥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교회 부흥을 말하려면 먼저 이 점을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교회가 정체되어 있다, 부흥이 안 된다, 발전이 없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 제 가지를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아, 내가 말씀 듣는 일에 게을렀구나, 아, 내가 성도들과 사귀는 일에 게을렀구나, 아, 내가 교우들과 함께 밥 먹는 일을 소홀히 했구나, 아, 내가 기도하지 않았구나!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열심히 말씀 듣고, 열심히 사귀고, 열심히 같이 밥 먹고, 열심히 기도하면 부흥하지 말라고 고사를 지내도 자연스럽게 부흥하게 돼 있습니다.

■ 2. 거룩한 밥상

오늘은 이 네 가지 중에서 함께 밥 먹는 문제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겠습니다. 교회에서 함께 밥을 먹는 문제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이렇게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교우들이 빵을 떼는 것, 요즘 식으로 말해서 함께 밥을 먹는 것은 편의를 위해서, 또는 서비스 차원에서 그냥 하는 일이 아닙니다. 말씀 듣는 일, 사귀는 일, 기도하는 일과 동격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교회에서 함께 밥 먹으려면 번거로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준비하는 일도 그렇고, 차리는 일도 그렇고, 설거지하는 일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교회라면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만일 목사가 설교준비하기 귀찮다고 편한 방법을 찾는다면, 그것은 교회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 데, 사전 준비는 빼고, 틀 잡고 원고 쓰는 데만 최소한 하룻밤을 새워야 합니다. 거기다가 매일 성경 읽고, 기도하고, 책 읽지 않으면 설교가 나오지 않습니다. 울리는 꽹과리가 될 뿐이지요. 편하게 하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를 듣는 청중이 열 명이든 천 명이든, 설교준비를 가볍게 할 수는 없습니다.

초대교회가 어떻게 했습니까? 사도들은 말씀 전하는 일과 기도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집사들은 봉사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교회가 잘 돌아갔고, 교회가 잘 돌아가니까 자동으로 부흥이 된 겁니다. 초대교회에서 집사를 뽑을 때, 이름 부르기 어색해서 호칭으로 삼으라고 ‘집사’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집사는 철저하게 봉사하는 직책입니다. 열심히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서비스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밥을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함께 밥을 먹는 일은 예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성경공부보다 못하지 않은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에서 행하는 거룩한 예식이라는 말입니다.

■ 3. 거룩한 생활

가정에서도 밥 먹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함께 밥을 먹는 일은 가족 사이의 사랑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식구들이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만, 이 문제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웬만한 회사에서는 아침밥부터 저녁밥까지 다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고 들었습니다, 복지 차원에서 나쁜 일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밥 먹는 것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침밥과 저녁밥의 경우,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때 가끔 이용하는 것이야 괜찮지만, 하루 종일 회사에서 밥을 해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 가정이란 뭡니까? 그냥 하룻밤 자고 가는 여인숙으로 전락하는 것이지요. 아이들 교육도 밥상머리 교육이 최고입니다. 형제간의 우애도 밥상머리에서 나옵니다. 부부간의 정도 밥상머리에서 쌓여 갑니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나와 어떤 사람 사이에 얼마나 정이 있는가, 그것을 가늠하는 척도는, 그 사람과 밥 먹을 기회가 얼마나 자주 있는가, 거기에 비례한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누군가와 멀어지고 싶다면 함께 밥 먹는 것을 회피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거꾸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정을 쌓고 싶다면, 함께 밥 먹는 기회를 자꾸 늘리면 됩니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식구들이 함께 밥을 먹어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를 만들고 싶다면, 교우들이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함께 모여 밥 먹기를 힘써야 합니다. 가족 중에서, 집에서 밥 먹기를 좋아하지 않고, 밖으로만 나도는 사람은 위험한 가족입니다. 교회에서도 함께 밥 먹기를 좋아하지 않고 밖으로만 도는 사람은 위험한 교인입니다. 그런 행동은 조직의 기반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밥상은 가정의 기반이고, 교회의 기반입니다. 뿐만 아니라 밥상은 하나님 나라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고 던져준 김지하 시인이 화두는 그래서 옳습니다. ‘하늘을 혼자 가질 수 없듯이, 밥도 혼자 가질 수 없습니다. 하늘을 나누어 가져야 하듯이, 밥도 나누어 먹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정신입니다. 밥상을 준비하느라고 애쓴 사람이나 미처 애를 쓰지 못한 사람이나,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이나 덜 한 사람이나, 일단 밥상은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모자란 것은 먹고 나서 채우면 됩니다.

■ 맺는 말씀

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목사는 최선을 다해 설교준비를 했고, 집사님들은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맛 좋은 음식 냄새가 지금도 솔솔 풍겨납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하신다고 모두들 애쓰셨습니다. 여러분의 그 노고로 말미암아 풍성한 축복의 밥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제 어느 텔레비전 채널을 보니까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합디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하루에 우리 돈으로 1,0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12억이랍니다. 하루 2,0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24억이랍니다. 그러니까 하루 2,000원 미만으로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일상생활, 이런 것들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모두 36억이나 됩니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 반이 넘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우리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교우들끼리 밥상을 나누는 일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우리가 밥상을 함께 대하고 밥을 먹으면서, 어떻게 하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을까, 그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밥상은 거룩한 밥상이 됩니다. 밥을 먹는 일은 거룩한 예식이 됩니다.

이제 우리가 밥상의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아서, 밥상을 통하여 가정이 건강해지고, 밥상을 통하여 교회가 부흥하고, 밥상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속히 오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41 "머물러 있어라!"
1040 "남편 된 이 여러분!"
» 밥상, 아 그 거룩함이여!
1038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1037 완전 무장
1036 소중한 것을 전할 때
1035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1034 주님의 이슬
1033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1032 교회교육의 중요성
1031 우리 삶의 목표는?
1030 멋진 남자
1029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2)기도의 사람
1028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1027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1026 주님의 일에 적합한 사람
1025 생기에게 대언하라!
1024 고백하라!
1023 제자들을 살리신 예수님
1022 낮아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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