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빌레몬서 1:4-7 
설교일 2007-06-24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나는 기도할 때마다 그대를 기억하면서, 언제나 나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주 예수에 대한 그대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그대의 사랑에 관하여 듣고 있습니다. 그대의 믿음의 사귐이 더욱 깊어져서,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선한 일을 그대가 깨달아 그리스도께 이르게 되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형제여,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큰 기쁨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성도들이 그대로 말미암아 마음에 생기를 얻었습니다.

■ 들어가는 말씀

지금부터 57년 전에, 우리나라에는 동족상잔이라는 비극 중의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그 전쟁을 통하여 우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일어나는 전쟁도 무섭지만, 동족끼리 벌이는 전쟁은 더 무섭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이 땅에서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오늘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대화’입니다. 대화가 잘 통하면 분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나라 사이의 전쟁도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집단과 집단 사이에,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의견충돌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살아 있는 공동체라면 의견충돌이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조화를 시켜나가느냐 하는 것인데, 오늘도 성경에서 그 해답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 오네시모 이야기.

옛날, 바울이 활동하던 시절에 오네시모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성경에 아주 짤막하게 언급된 사람이지만, 이 오네시모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는 아주 큰 교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골로새서 4장 9절에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가리켜 ‘사랑 받는 신실한 형제’라고 표현했습니다. 빌레몬서 1장 11절에서는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네시모는 노예 출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네시모의 주인은 빌레몬이란 사람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오네시모는 빌레몬에게서 도망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도망친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오네시모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바울을 만났습니다. 바울이 오네시모를 가리켜 ‘내가 갇혀 있는 동안에 얻은 아들’(1:10)이라고 한 것을 보면, 바울은 감옥에 있을 때 오네시모를 만난 것 같은데, 갇혀 있으면서도 그래도 자유롭게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데가 로마이고, 도망친 노예가 제일 갈만한 곳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일 터이니까, 바울이 오네시모를 만난 것은 로마일 가능성이 큽니다.

도망자 오네시모는 바울을 만나서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인격적으로 새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분상으로도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바울 곁에 있으면서 바울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옥바라지를 했겠지요. 그런 중에도 바울은 더 이상 그를 노예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똑 같은 사람으로 대했습니다. 노예 출신인 오네시모는 감격했을 것입니다. 바울로 말할 것 같으면 양반 중에 양반 아닙니까?

그러나 오네시모가 빌레몬의 노예였다는 것을 알게 된 바울은 그를 옛 주인에게 돌려보낼 작정을 합니다. 도망친 노예를 주인에게 돌려보낸다?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거야. 암, 법대로 해야지.’ 오네시모를 돌려보내기로 한 바울은 이런 생각은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네시모를 죽일 생각으로 보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살릴 생각으로 ‘모험’을 한 것입니다.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자기가 데리고 있어도 큰 탈은 없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자기도 그렇고, 오네시모도 그렇고, 한평생 짐을 지고 살아야 합니다. 바울은 정공법을 택해서 옛 주인인 빌레몬에게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정식으로 오네시모를 해방시켜달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요청이지요. 그러나 바울은 기도하는 가운데 붓을 들었습니다. 빌레몬에게 편지를 쓴 것입니다. 이 편지가 빌레몬서입니다.

■ 바울의 편지.

빌레몬서는 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 중에 하나이지만, 스릴과 감동이 넘치는 책입니다. 다 같이 성경에서 빌레몬서를 찾아 펴 놓고, 잠시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약성경 334쪽에 있습니다.) 1절부터 3절까지 ‘인사’가 나오고, 23절부터 25절까지 다시 ‘마지막 인사’가 나옵니다. 이것은 편지의 형식에 속하는 부분입니다. 어느 편지에나 다 나오는 부분이지요.

4절부터 22절까지가 ‘몸통’인데, 그 가운데서도 17절부터 20절까지가 ‘핵심 용건’입니다. 그 부분을 같이 보겠습니다. 17절, “그러므로 그대가 나를 동지로 생각하면, 나를 맞이하듯이 그를 맞아 주십시오.” 내가 오네시모를 돌려보낼 터이니, 그를 벌하지 말고, 나를 대하듯 자유인으로 대우해 달라, 이 말입니다. 그 다음, 18절에서 19절입니다. “그가 그대에게 잘못한 것이 있거나, 빚진 것이 있거든, 그것을 내 앞으로 달아놓아 주십시오. 나 바울이 친필로 이것을 씁니다. 내가 그것을 갚아 주겠습니다. 그대가 오늘의 그대가 된 것이 나에게 빚진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오늘날 당신이 있는 것도 다 내 덕이지 않으냐, 꼭 그래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내가 믿으니, 내가 말한 대로 해 달라, 그런 뜻이지요. 그러면서 20절에서 한 번 더 못을 박습니다. “형제여, 나는 주님 안에서 그대의 호의를 바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마음에 생기를 넣어 주십시오.”

이 부분만 하더라도 구구절절 바울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 바울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편지를 쓴 것이 아니라, 본론을 말하기 전에, 그리고 말을 마친 뒤에, 빌레몬에 대한 칭찬과 그를 향한 신뢰를 확실히 표현합니다. 4절부터 7절까지가 도입 부분입니다. 7절을 읽어보겠습니다. “형제여,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큰 기쁨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성도들이 그대로 말미암아 마음에 생기를 얻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이렇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하는 말인데, 여기까지 읽으면, 그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오든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겠습니까?

8절부터 16절까지는 앞뒤 상황을 설명한 것이고, 17절부터 20절 까지는, 조금 전에 우리가 본 것처럼, ‘용건’입니다. 그 다음 21절부터 22절까지는 빌레몬에 대한 바울의 신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 정도로 부탁한 나의 청을 반드시 들어줄 줄 믿는다. 그만큼 내가 당신을 신뢰하고 있다’ 그 말이지요.

■ 샌드위치 설득법.

빌레몬서는 그 구조가 샌드위치처럼 되어 있습니다. 먼저 빵을 한 조각 놓고, 그 위에다가 야채샐러드와 맛난 재료를 놓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빵으로 덮었습니다. 핵심은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해방시켜 달라’는 것인데, 그것만 덜렁 내민 것이 아니라, 앞에다가 ‘칭찬’이라는 빵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뒤에다가는 ‘신뢰’라는 빵을 하나 더 놓았습니다.

스티븐 스코트라는 분이 ≪잠언에서 배우는 솔로몬 부자학 31장≫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양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남을 비판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내용입니다. 177쪽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비판을 샌드위치로 만들어보자. ‘빵 두 쪽’은 칭찬이나 긍정적인 말들이다. 즉 고기 부분이 되는 비판을 시작하기 전에 일단 칭찬의 말, 격려하는 말을 한 장 준비한다. 부드러운 목소리 톤과 상냥한 언어로 상대와 눈을 맞추어가면서 좋은 점을 평가해 주어라. 그런 다음 고기 부분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상대방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던 활동, 행위 중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혹은 무엇이 불완전했는지 말해주고 보완할 방법을 제안하라. 당신이 무엇을 지시하는 동시에 그들의 의견도 들어보아야 한다. 당신의 태도와 말들은 아군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당신의 목표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비판이라는 고기 부분이 다 되었으면 이제 빵 한 조각을 덮어 샌드위치를 완성하라. 마지막으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이나 구체적인 칭찬을 하라. 그저 등을 두드려주어도 좋다. ―스티븐 K. 스캇(오윤성 역), 《잠언에서 배우는 솔로몬 부자학 31장》(지식노마드, 2006), 177쪽.

이것 참 멋있는 방법입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누군가를 비판해야 할 때,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불쑥 말을 꺼내면 십중팔구 실패합니다. ‘넌 이게 문제야, 그런 것 좀 고쳐!’ 이렇게 말하면 고쳐질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안 고쳐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샌드위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칭찬의 빵을 준비해야 합니다. ‘당신은 이러이러한 점이 참 좋아요. 그건 아마도 세계에서 최고일 거예요.’ 이쯤 말하면 그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오든지 상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용건을 살짝 말합니다. 이쯤 되면 상대의 생각은 반반입니다. ‘저 사람이 무슨 꿍꿍이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거기다가 마지막으로 신뢰의 빵 한 조각을 얹으면 효과 만점입니다. ‘나는 당신을 믿어요. 나는 언제나 당신 편이에요.’ 이 정도면 거의 백발백중입니다.

■ 맺는 말씀

요즘 날이 상당히 더워졌지요. 장마까지 와서 불쾌지수까지 높아졌습니다. 싸움하기 딱 좋은 시절입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심한 부부싸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몇 건이나 들었고, 싸움 끝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도 몇몇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상대를 공격하고 싶을 때가 많지 않아요? 말로 콱 눌러주면 속이 다 시원할 것 같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은 실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손해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꿩 잡는 게 매’ 아닙니까? 말이라고 하는 것은 화풀이하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뭔가 목적을 달성하는 게 진정 쓸모 있는 말이지요. 그러려면 오늘 바울이 쓴 편지처럼, 스티븐 스코트의 글처럼 ‘샌드위치 설득법’을 익히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우리 가운데 항상 넘치도록 있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1042 "머물러 있어라!"
1041 "남편 된 이 여러분!"
1040 밥상, 아 그 거룩함이여!
1039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1038 완전 무장
1037 소중한 것을 전할 때
1036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1035 주님의 이슬
1034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1033 교회교육의 중요성
1032 우리 삶의 목표는?
1031 멋진 남자
1030 주님께서 쓰시는 사람 - (2)기도의 사람
1029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1028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1027 주님의 일에 적합한 사람
1026 생기에게 대언하라!
1025 고백하라!
1024 제자들을 살리신 예수님
1023 낮아지라!

LOGIN

SEARCH

MENU NAVIGATION